개강을 한 지 어느덧 이주가 다 되어갑니다. 펑펑 눈이 내리던 캠퍼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느새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있는데요. 상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시작합니다. 중앙인 여러분은 혹시 굴욕을 맛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살다 보면 곳곳에서 굴욕적인 순간을 마주하는데요. 특히 새학기에는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자리, 엠티 등에서 뜻하지 않은 굴욕의 순간이 생기기도 하죠. 이번주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굴욕을 주제로 중앙마루에서 사연을 들어보았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함께 만나러 가보실까요. 

 

 

 

   먼저 홍당무님의 사연입니다. 3월 이맘때쯤이면 새해 다이어트 결심은 어느새 까맣게 잊어버린 분들이 많을 텐데요. 홍당무님은 고된 다이어트 끝에 하늘거리는 스커트를 입고 봄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멋진 몸매를 뽐내기까지 크게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함께 들어 보시죠.

  -몸매가 진짜 예술이시네요. 남다른 노력을 하셨을 것 같은데요.
  “고마워요.(웃음) 정말 힘들었어요. 사실 1년 전만 해도 엄청 뚱뚱했거든요. 지나가던 사람들이 놀라면서 쳐다볼 정도였죠.”
 
  -살을 빼기로 마음먹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나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정말 좋아하던 한 친구 덕분이죠. 그 친구에게서 굴욕을 당했거든요.”
 
  -상처 될 만한 말이라도 들었나 봐요
  “그 날은 멀리뛰기 기록을 재는 체육 시간이었어요. 반 친구들 모두 옆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고 체육 선생님께서 한 사람씩 기록을 재고 있었죠. 드디어 차례가 되어 뛰는데 뒤에서 ‘저게 어딜 봐서 여자 다리냐. 다리가 통나무 같다.’라고 하는 말을 들었어요. 그 친구가 한 말이었죠.”
 
  -진짜요?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반 친구들이 다 있는 상황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너무 창피했어요. 선생님께서도 그 말을 듣고 크게 웃으시더라고요. 진짜 굴욕적이었죠. 특히 좋아하던 친구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까 눈물이 핑 돌았어요.”
 
  -정말 많이 좋아하던 친구였나 봐요.
  “뭐라 쏘아붙일 생각조차 못 할 만큼 평소에 혼자 좋아하던 친구였어요. 다가가지도 못하고 2년 동안의 시간이 흘렀죠. 저는 못생기고 뚱뚱한데 그 친구는 잘생긴 데다 성격도 좋아 보였거든요. 그 일을 당한 날 집에서 펑펑 울었어요.”
 
  -그런 말을 하는걸 보니 그리 좋은 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러게요. 그땐 콩깍지가 씌었었나 봐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같은 반 여자애에게 그런 굴욕을 줬는지 이해가 안 가요.”
 
  -어쩌면 인생을 바꿔준 고마운 사람이기도 하겠어요.
  “그렇죠.(웃음) 그런 굴욕을 겪지 않았다면 아직까지 뚱뚱한 몸매 그대로였을 거예요. 운동하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자기관리도 더 철저하게 할 수 있었어요. 공부도 더 열심히 해서 중앙대에 올 수 있었죠. 그 굴욕이 무색할 만큼 멋진 여자가 되고 싶었거든요.”
 
  -다이어트에 성공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정말 힘든 시간이였어요. 처음에는 그 친구에게 받은 충격이 큰 나머지 살을 빼겠다는 마음 하나로 무작정 다이어트를 시작했죠.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로 이것저것 다 해봤어요. 점점 변해가는 제 몸매를 보니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그 후로는 동네 헬스장의 비만 관리반에 등록해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죽어라 운동을 했죠. 돌이켜보면 ‘어떻게 그렇게 미칠 듯이 운동만 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굴욕을 줬던 친구에 대한 마음은 바로 접은 건가요.
  “사실 그 후로도 한동안 좋아했어요. 하지만 그 순간을 떠올리며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 어느새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더라고요.”
 
  -지금 그 친구는 어떻게 지내는지 아시나요.
  “가끔 SNS로 소식을 보는데 여자친구를 사귀며 잘 지내고 있더라고요. 아마 그 친구는 자기가 준 굴욕이 제 인생에 얼마나 큰 변화를 줬는지 모를 거예요. 한동안 그 일로 마음고생도 심했고 어린 시절 깊은 상처를 준 건 참 밉지만 제가 스스로 바뀔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서 지금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혹시 지금은 남자친구가 있나요.
  “네, 있어요.(웃음) 지금 남자친구에게 제가 살쪘을 때 당시 사진을 보여줬었거든요. 혹시나 그 친구처럼 반응할까봐 조마조마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어요. 오히려 귀엽다고 해주던걸요.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어요.”
 
  -정말 잘 됐네요. 마지막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중앙인에게 팁이 있다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다이어트가 아닌 자신을 위한 다이어트를 해보세요. 처음에는 저도 보여주기 위한 다이어트를 했지만 오래가지 못하더라고요. ‘나를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니 운동이 재밌어졌어요.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됐죠.”
   어린 날의 굴욕을 씩씩하게 이겨내고 오히려 자신이 발전하는 계기로 삼은 홍당무님 정말 멋지네요. 그때 받은 상처가 지금의 아름다운 홍당무님이 될 수 있도록 튼튼한 씨앗이 되어 준 것이 아닐까싶네요. 홍당무님의 신청곡 박보람의 ‘예뻐졌다’듣고 오겠습니다. 2부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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