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영상을 좋아해
  • 박예은 기자
  • 승인 2015.12.0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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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에서 방송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대본 없이 스타가 직접 방송을 진행하고 시청자와 소통한다. 이러한 방송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주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1인 미디어가 떠오르고 있는 요즘, 김다은 학생(신문방송학부 3)은 개인 미디어 ‘KIMDAX’를 운영 중이다. 한국의 영상을 세계에 전파하는 훌륭한 영상 제작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보았다.
 
 
▲ 추운 날씨임에도 그녀는 예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간절함이 있다면
불가능은 없다

 

넘치는 매력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다

 
예전에는 ‘미디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방송국이나 신문사를 떠올리곤 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디어는 거대한 조직에 의해 존재하고 움직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SNS 이용이 잦아지면서 그 개념은 변화했다. 개인이 미디어의 주체가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김다은 학생이 제작한 영상은 현재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 몇십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20대의 어린 나이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가 궁금했다.
 
영상 세계에 입문하다
  어렸을 때 만화영화 ‘포켓몬스터’를 보던 그녀는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 한국 만화영화라고 생각했는데 후지산이 나오고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이 등장했던 것이다. 포켓몬스터가 일본 만화영화라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 일본에 대해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자신이 만화를 통해 일본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지만 어렴풋이 애니메이션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전파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한국 만화영화의 영향력이 외국보다 미비한 것이 속상했던 그녀는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애니메이션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녀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A4 용지를 접어 그리던 만화책은 금세 유명해져 전교생이 그녀의 반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제일 처음 만든 것은 ‘릴리’라는 만화예요. 인형 뽑기 기계에서 데려온 하얀색 곰 인형들을 쌍둥이 형제로 만들어줬죠. 다른 인형들까지 등장시켜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들었어요.” 그녀는 소설을 쓰기도 했는데 중학생 때까지 총 130권의 책을 완성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그녀의 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한국은 애니메이션 활동을 할 곳이 못 된다’면서 ‘정 하려면 멀리 가서 기술을 배워야 하는데 할 수 있겠느냐’는 식으로 말했어요.” 그러나 오랜 시간 간직했던 애니메이션에 대한 꿈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지금껏 애니메이션만 바라봤는데 뜬금없이 딴 길로 빠져도 되나 싶어 두려웠어요.”
 
  그러던 어느 날 여동생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됐다. “동생이 가수를 꿈꾸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주겠다고 나섰죠.” 난생처음 영상을 제작해보니 그 재미를 알게 됐다. 영화 <아바타>를 통해 자신이 꿈꿔오던 ‘애니메이션’과의 연결고리도 발견했다. “아바타에서는 배우들이 실제로 등장하는 부분과 아바타가 나오는 3D 부분이 나누어져 있잖아요. 가상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현실의 장면이 맞물려 잘 어울리는 것이 신기했죠. 지금까지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별개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 일을 계기로 그녀의 꿈은 애니메이션에서 영상으로 무대를 옮겨갔다.
 
▲ 딸 부잣집 세 자매가 ‘미니언즈’로 변신했다.
 
 
이야기로 영상을 맛내다
  그녀의 영상은 ‘이야기’가 핵심이다. “많은 사람이 <아이언맨>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탄탄한 이야기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주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 메시지와 함께 영상에 담고 싶어요.”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그만한 계기가 있었다.
 
  아바타를 통해 영상 제작자라는 꿈을 키웠지만 고민을 계속했던 그녀. 주변에서는 ‘PD나 영화감독은 힘들다’며 그녀의 꿈을 만류했다. 자신의 꿈을 확신하지 못한 채 갈등하던 그녀는 일단 부딪혀보기로 했다.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이 주최하는 영상제 ABU Digista teens가 있는데 아시아 11개국이 예선전을 거쳐 대표작품을 한 개씩 뽑아요. 뽑힌 작품들은 아시아 11개국에서 동시 방영되니 전세계에 자신의 영상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죠.” 

  영상제 주제는 ‘우정’이었는데, 그녀는 동화 백설공주를 이용해 쉽게 변하는 우정을 표현했다. “백설공주 이야기를 활용해 고등학생 소녀의 우정 이야기를 보여줬어요. 친구들이 연기하고 제가 삽화를 그린 뒤 편집했죠.” 영상 속 소녀는 친구 ‘왕자’만 좋아하다가 저체온증으로 쓰러진 뒤 친구 ‘난정’이의 진정한 우정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소녀의 성숙하지 못한 풋풋한 우정을 난쟁이가 떠날 때 남기는 초록 사과로 표현했다.
 
▲ 멘토 김태용 감독과의 한 컷.
 
  그녀의 영상은 한국 대표로 뽑혔다. 방송 전 영상을 다듬기 위해 멘토링을 했는데 멘토였던 PD가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가 너의 영상을 만장일치로 뽑은 이유는 기술적으로 뛰어나서가 아니라 이야기가 좋았기 때문이야. 영상 기술은 1년이면 배울 수 있지만 이야기를 담는 능력은 10년이 지나도 얻기 힘든 것이거든. 기술에만 집착하지 말고 이야기를 푸는 힘에 대해서 더 고민하고 노력하렴.” 이 말을 듣고 그녀는 많은 것을 느꼈다. “사실 저는 더 좋은 환경이 갖추어진다면 영상을 프로처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불평하고 있었어요. 학생티가 나는 제 영상이 창피했거든요. 그러나 PD님의 조언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죠.” 그녀는 비싼 장비를 들여서 만든 내용 없는 영상보다 값싼 장비로 만들었지만 이야기가 있는 자신의 영상이 더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편 그녀는 자신의 영상에 메시지를 담고 싶다. “사회성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요. 저한테 와 닿는 사회적 이슈와 그에 대한 제 생각을 영상에 녹이는 거죠.” 이는 최근 그녀가 대상을 받은 알바천국 ‘알바영상제’ 작품에 잘 나타나 있다. 그녀는 금수저의 정의를 재해석했다. “큰 재산을 물려받는 것이 아닌 부모님이 물려주신 몸, 인격을 가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진정한 금수저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바뀌지 않는 현실에 분통해하고 억울해하는 대신 생각을 바꾸는 거죠.”
 
▲ 영상으로 알바천국을 재패한 그녀.
 
 
킴다가 개척하는 길
  “저는 한국을 세계에 심는 영상 제작자를 꿈꾸는 KIMDAX 김다은입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어릴 때 친구들이 저를 불렀던 애칭 ‘킴다’의 소유격 ‘킴다의’를 KIMDAX로 명사화시켰어요. 어떤 단어와 연결해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대학에 온 그녀는 KIMDAX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 영상을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영상 제작자는 정해진 과정이 없어서 제가 길을 개척해야 해요. 앞으로 무엇을 하든 개인 김다은이 아닌 브랜드 KIMDAX가 한 것으로 보였으면 좋겠어요.”
 
▲ 유능한 뷰티크리에이터이기도 한 그녀가 관련 행사에 참여했다.
 
  그녀는 ‘능동적인 태도’가 대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주변 환경에 눈을 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이 대학생활을 훌륭히 마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남들 눈치 보지 말고 얼른 실행하세요.”
 
  그녀는 ‘간절히 바라면 누군가 들어준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제가 이룬 것들은 모두 이 믿음 덕분이에요. 물론 저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주변 환경이 어떻든 꿈이 꼭 이뤄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녀의 롤모델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다. 상업적인 영화를 만들면서도 예술성이 높은 영화를 만드는 그의 작품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영상인이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고민해요. 예술적인 영상은 흥행이 어렵고 상업 영상은 감독이 추구하는 예술성을 충족시키기 힘드니까요. 그런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그 접점을 잘 찾았다고 생각해요.”
 
  미래의 KIMDAX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정확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 거라 장담할 수 없지만 가장 행복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세계적인 영상 제작자가 되어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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