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 제1862호 1면은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기사로 시작되었다. 학내 구성원을 대표하는 제58대 서울캠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되었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의 대학 재학 시절과 다르게 최근에 보이는 학내 구성원들의 총학생회에 대한 낮은 관심은 여러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는 현상이라 생각한다.
 
  선거가 무산된 이유는 이미 학내에 있는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기에 본 칼럼을 통해서 다시 논의하지 않겠다. 다만 중대신문 제1862호에 게재된 선거 무산 관련 온·오프라인 설문조사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중대신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는 학내 여론을 반영 및 보고해야 하기에 더욱 정교하게 설계되고 실행되어야 함에도 부족함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설문조사 응답자들의 학내 대표성 확보 여부’와 ‘설문조사 결과 보고 및 해석의 미비함’이 그것이다.
 
  먼저 설문조사 응답자들의 대표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응답자들의 단대별 소속과 그 분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경영학에서 주로 진행되는 시장조사와 달리 사회 여론을 보고하는 여론 조사는 표본을 뽑는 과정에서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즉 여론 동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설문에 응하는 응답자들의 대표성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중대신문에서 보고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들의 대표성을 과연 제대로 확보했는지 궁금하다. 서울캠 전체 학생 수에서 단대별 학생 수가 분명 차이가 있고 그에 따른 총학생회에 대한 관심 역시 다름을 고려하면 설문 응답자들의 대표성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였다.
 
  다음으로 설문조사 결과 내용의 아쉬움이다. 대부분 내용이 정량적 결과를 도출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설문 주제에 대한 해석과 시사점 제시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즉 ‘전체 응답자 중 몇 명이 응답했으며 몇 %가 이렇게 응답했다’고 보고하고 있을 뿐 그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와 시사점에 대한 논의는 상당히 부족했다. 설문지에 근거해 여론조사를 실행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현재 학내 여론 동향을 숫자로 보여주는 것을 넘어 여론에 대한 해석과 시사점을 함께 도출하는 데 있다. 설문지를 통해 빠르게 수집한 자료를 해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 설문조사의 본질이다. 하지만 중대신문의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정량 수치 결과를 보고하기만 할 뿐 이에 따른 결과 해석과 시사점 제시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였다.
 
  중대신문을 즐겨 읽으며 응원하는 독자로서 학내 여론을 보여주기 위해 중대신문이 설문조사를 자주 실행하는 것을 알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여론조사를 실행할 때는 더욱 정교한 설문조사 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중대신문이 더욱 공정하고 타당한 여론을 반영할 수 있는 매체로 거듭 성장하기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전주언 교수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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