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중 1/3 투표 참여 안해
선거중 여러 잡음 영향 미쳐

 
 
제58대 서울캠 총학생회(총학) 선거는 낮은 투표율로 연장 투표까지 진행했지만 득표율이 낮아 결국 무산됐다.이번 선거 결과에는 어떤 여론이 반영됐을까? 중앙인의 표심을 살펴보고자 서울캠 재학생 503명을 대상으로 온겳의조瓚?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선거 중 잡음, 어떤 영향 미쳤나
이번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약 64.2%(323명)였다. 이중 ‘선거 기간 중 발생한 여러 잡음이 본인의 투표 결정(찬성, 반대, 기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느냐’는 질문엔 약 74.6%에 해당하는 241명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2/3 이상이 긍정한 것으로 봤을 때 선거  기간 중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이번 투표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투표 결정(찬성, 반대, 기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논란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질문(중복응답)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의 미숙한 선거 진행 때문에’라는 응답이 약 67.2%(160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호 2번 ‘함께바꿈’ 선본의 후보 자격 박탈’이 약 60.9%(145명)로 뒤를 이었다. 투표에 참여한 최지원 학생(국어국문학과 3)은 “선거 중 발생한 불공정한 징계 처분과 선거 진행 상황에 대한 주변 사람의 불만 등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투표하지 않았던 이유는
투표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 응답자의 약 35.8%(180명)였으며 이들 중 약 56.2%(100명)가 ‘선거 진행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사가 있었다고 생각해서’를 그 이유로 꼽았다. 한 응답자는 설문을 통해 “여러 잡음에도 유권자들과의 소통 없이 선거를 진행했다는 점이 불만이었다”고 말했다. 이외에 ‘마음에 드는 후보자가 없어서’라고 응답한 학생은 약 19.1%(34명)를 차지했으며 ‘학생 자치에 관심이 없어서’라고 답한 학생은 약 16.9%(30명)였다. 투표를 하지 않은 서찬우 학생(사과대·가명)은 “‘사이다’ 선본의 공약이 마음에 들지 않아 투표하지 않았다”며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도 유권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은 것이 특정 선본에 대한 반대 혹은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남예은 학생(신문방송학부 2)은 “이번 선거에 투표하지 않았다고 함께바꿈 선본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며 “재선거에서는 공정한 선거를 위한 중선관위의 책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중선관위의 징계 사항 적절했나
‘선거 기간 중선관위가 내린 징계 사항들 중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느냐(중복응답)’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약 36.4%(183명)가 함께바꿈 선본의 ‘사전선거운동’ 건에 대한 경고가 적절치 않다고 응답했다. 해당 선본은 지난 9월 부후보가 대표로 있는‘의혈하다’가 진행한 설문조사를 선거 선전물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지난 20일 중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최지원 학생은 “총학 선거가 진행되기 전 수집한 자료를 선전물에 활용했다고 이를 사전선거운동으로 해석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함께바꿈 선본이 지난 24일에 받은 ‘선전물 미철거’건(주의 1회)이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약 32.2%(162명)로 뒤를 이었다.

사이다 선본이 받은 징계가 부적절하다고 답한 학생은 함께바꿈 선본이 받은 징계가 부적절하다고 답한 학생에 비해 적었다. 전체 응답자 중 약 10.7%(54명)는 사이다 선본이 지난 24일 선전물 미철거 건으로 받은 주의 1회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책자료집을 늦게 제출해 부과된 주의 1회가 적절한 조치가 아니라고 응답한 학생은 약 5.8%(29명)에 그쳤다. 

한편 ‘부적절한 징계는 없었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 중 약 30.4% (153명)였다. 한 응답자는 설문조사를 통해 “중선관위는 적절한 징계 조치를 내렸다”며 “함께바꿈 선본이 오히려 ‘서울캠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에 따라 내려진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현수 학생(적간대·가명)은 “함께바꿈 선본 입장에서는 부당한 조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모든 징계는 선거시행세칙에 따라 합당하게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표 보이콧’의 영향은
이번 선거에서는 총학을 비롯해 인문대와 사과대의 선거도 무산됐다. 지난 24,25일 양일간의 선거 기간 동안 인문대와 사과대는 유독 낮은 투표율을 보여 ‘투표 보이콧’ 여론에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 있었다. 실제로 공식 투표 기간 인문대와 사과대의 투표율은 각각 32.57%와 사과대 31.60%였다. 이정준 학생(중국어문학전공 2)은 “전체적인 선거 진행 미흡으로 총학 투표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며 “그렇지만 총학과 단대 투표가 분리되지 않아 단대 투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투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문대와 사과대는 단대 투표율을 늘리기 위해 총학 선거와 단대 선거를 분리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인문대 박예원 선거관리위원장(영어영문학과 3)은 “투표 보이콧으로 단대 선거의 투표율이 낮아질 것을 우려해 중선관위에 총학 투표와 단대 투표의 분리 시행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단대 선거시행세칙 상 투표를 미룰 수 없었기 때문에 일정대로 투표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26일까지 연장 선거에 돌입했음에도 인문대와 사과대는 각각 44.87%, 42.04%의 투표율로 총 투표율 50%를 넘지 못했다.
 
인문대, 사과대 선거 어떻게 되나
인문대와 사과대는 ‘총투표율이 50%를 넘지 않을 경우에는 재선거를 한다’는 각 단대의 선거시행세칙에 따라 SNS 등에 재선거 일정을 공고했다. 박예원 선거관리위원장은 “인문대는 회의를 거쳐 12월 초에 재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인문대와 사과대는 각각 다음달 2,3일과 8,9일에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