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대학생이 은행원이라는 직업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높은 연봉, 안정적인 고용, 복지혜택 등을 꼽을 수 있을 텐데요. 입행 3년 차인 저의 글이 후배님들이 은행권을 선택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날 은행업계는 스마트금융이 보편화되며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카카오 페이, 삼성 페이 등 이종 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며 은행 간 경쟁은 점차 과열되고 있죠.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춰 은행원에게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제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단순히 자산을 맡기고 자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는 찾아볼 수 없는 양질의 정보를 얻고 싶어 합니다. 즉일반적인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해 자기만의 비결을 축적하는 것은 은행원의 의무가 되었습니다. 각 은행에서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토익이나 금융 3종 자격증이 아닌 인문학적 소양이나 경제 지식 등을 요구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방증하는 사례죠.

  후배님들의 입사 지원서를 보면 대부분 자산관리(PB)나 투자은행(IB)의 전문 인력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실제 은행권에서 PB나 IB를 담당하는 인력은 제한적입니다. 사원 대부분은 영업점에 배치되어 상품 판매나 대출 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은행 창구에서 직접 고객을 맞이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이죠. 그렇다 보니 저도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적이 많습니다. 이유 없는 폭언을 듣기도 했죠. 그럴 때마다 ‘내가 왜 욕을 먹어야 하지’, ‘내가 생각했던 은행은 이런 곳이 아닌데’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매일 다양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저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금융 상담을 하는 것은 행복감을 주기도 하죠. 또한 은행원에게는 다양한 기회가 있습니다. 대부분 기업에서는 자신이 담당할 부서와 직무가 정해진 이상 새로운 인사 개편이 있기 전까지는 다른 직무를 경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은행은 3년마다 근무지점을 이동합니다. 또한 대기업에 있는 회계, 재무, 법무 등을 포함한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직무를 경험할 기회가 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별도의 전문가 양성 과정을 갖추고 국내외 MBA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열정 있는 직원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죠.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1년 차 신입사원들의 이직률이 53%에 달한다고 합니다. 은행권 취직을 고민하는 후배님들이 있으시다면 더욱 신중히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단순히 높은 연봉만을 보고 입사한다면 금세 이직을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입사 지원서를 넣기 전에 바쁘시더라도 고객의 입장에서 은행에 방문해보시고 동시에 자신이 은행원으로 앉아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시길 바랍니다. 후배님들이 어려운 취업 관문을 통과하시길 기원합니다.

박정현 동문
경영학과 0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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