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가라
  • 안지연 기자
  • 승인 2015.11.2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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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후배의 상식 밖의 행동이나 예의 없는 모습을 본 적이 있지 않나요? 그럼에도 꼰대로 비칠까 두려워 그냥 넘긴 적은 없으신지요. 애정 어린 충고도 자칫 꼰대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무개념 후배’의 진상 짓을 봐도 선뜻 나서는 선배를 보기 힘듭니다. 꼰대를 없애려다 선배까지 사라져버린 캠퍼스. 어색한 선후배의 사이 속에 숨겨진 실상을 일상의 이면을 통해 만나보시죠.   
 
 
 
‘꼰대’ 인식조사
 
꼰대, 단어만 들어도 피하고 싶다. 원래는 ‘늙은이’, ‘선생님’을 비꼬는 은어로 쓰였지만,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무례하게 남을 가르치려 드는 사람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을 해주는 것도 혹여나 ‘꼰대질’로 비춰질까 두려워 입을 닫는다. 꼰대가 되기 싫어 선배까지 사라져 버린 대학가, 그 속사정을 알기 위해 대학생 130명을 대상으로 꼰대에 관한 인식조사를 시행했다. 주로 고학번(13학번 이상)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인식조사는 대학생활의 전반을 경험해 본 학생들에게 폭넓은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다.
 
‘다음 중 꼰대라고 생각되는 유형이 무엇인가(중복응답)’라는 질문에 응답자 130명 중 66.7%(86명)가 ‘명령하는 사람’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과시하는 사람’이 51.9%(67명)로 뒤를 이었다. 학생들은 꼰대를 타인에 대한 존중 없이 자신의 경험만을 토대로 명령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응답자 2.3%(3명)를 제외한 나머지 97.7%(127명)는 꼰대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중복응답) ‘위계를 잣대로 자신을 과시해서’가 73%(92명)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는 ‘타인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가르치려고만 해서’가 51.6%(65명)로 집계됐다. 또한 꼰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싫다’, ‘짜증 난다’가 대부분이었다. 한 응답자는 “나이나 사회적 경험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꼰대다”며 “꼰대질을 당하면 기분이 나쁘다”고 속내를 밝혔다.
 
꼰대는 싫지만
집단 내 악역은 필요하다
 
하지만 꼰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바른 소리를 해야 할 상황에도 참고 넘어간 경험이 있었다고 밝혔다. ‘후배나 동기가 예의 없거나 상식에 어긋난 행동을 했을 때 참고 넘어간 경우가 있었냐’는 질문에 응답자 86.9%(113명)가 ‘있다’고 대답했다. 한 응답자는 “후배가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해도 꼰대로 비춰질까봐 두려워 참은 적이 많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집단 내 잘못을 지적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87.7%(114명)의 응답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중복응답) ‘조직의 질서를 위해’가 52.7%(59명)로 가장 많았으며 ‘해당학생의 올바른 사회생활을 위해’가 8.1% 차이로 44.6%(50명)를 차지해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에서의 지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직의 운영을 위해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응답자는 “대학생활의 경험이 부족한 새내기를 이끌어줄 수 있는 선배는 필요한 존재다”며 “하지만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방식이 아닌 정중한 태도로 잘 얘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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