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마켓(flea market)’의 어원을 아시나요? 중고품을 거래하는 장터란 의미를 가진 플리마켓은 19세기 프랑스 파리 근교의 중고품 거래 시장 ‘마르셰 오 뿌쓰’에서 비롯됐습니다. 시장이란 의미의 ‘마르셰’와 벼룩이란 뜻의 ‘뿌쓰’가 결합해 만들어진 용어죠. 이것이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플리마켓, 즉 벼룩시장이란 말이 탄생하게 됩니다.
 
 많고 많은 단어 중에서도 왜 하필 ‘벼룩’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일까요?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벼룩이 들끓을 정도로 오래된 물건을 팔았기 때문이라는 설과 무허가 상인들이 경찰의 단속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이 마치 벼룩 같아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 등이 있죠.
 
 그 이름의 유래가 어떻든 플리마켓은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을 선물했습니다. 이웃들이 한데 모여 헌 옷이나 장난감 등을 사고파는 광경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요. 입안에 떡볶이를 가득 물고 한 손엔 솜사탕을 들고 뛰놀던 그때가 이따금 그립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플리마켓도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의 플리마켓은 단순히 시장의 요소만 가지고 있었죠. 여기에 문화적 콘텐츠가 결합하면서 ‘프리마켓(free market)’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우리들 앞에 등장하게 됐습니다. ‘프리마켓’, 말 그대로 형식의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시장을 의미합니다. 이 자유시장에서는 물건을 팔고 노래도 부르며 사람들끼리 소통합니다. 프리마켓이 열리는 장소가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죠.
 
 국내에서 프리마켓은 이미 하나의 문화적 트렌드로 깊이 자리매김했습니다. 연남동, 경리단길, 한남동 등은 새로운 관광상품, 지역주민들과 외부인들이 소통하는 장으로 프리마켓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중고품 장터를 넘어 공연과 예술 작품이 넘치는 새로운 놀이문화 공간으로 떠오른 프리마켓. 이러한 변화에 사람들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주말이면 곳곳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풍경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아직도 둘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번에도 세얼간이가 직접 발로 뛰었습니다. 마침 지난 9월 중앙대에서는 가을 문화제 ‘C:autumn’의 일환으로 플리마켓이 개최됐는데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직접 ‘셀러(seller)’로 참여해봤습니다. 행동주도형 얼간이들답게 이번에도 플리마켓 3일 전부터 부랴부랴 ‘파라코드 팔찌’ 100개를 준비했죠. 미처 팔지 못한 재고 80개는 여전히 편집국 구석에 처박혀 있다는 씁쓸한 후문이 남았습니다.
 
 지난 1일에는 프리마켓의 분위기를 몸소 느껴보고자 ‘연남동 마을 시장 따뜻한 남쪽(따뜻한 남쪽)’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요. 처음 방문한 프리마켓이었지만 그 자유로운 매력에 금방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연남동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따뜻한 남쪽. 간접적으로나마 그 따뜻한 분위기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자, 지금부터 프리마켓 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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