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에 만들어진 작은 텃밭
바쁜 일상 속에서 작은 정성으로 큰 행복을 얻다
 
 
 
 도시농부 100만 시대.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는 것은 특이한 것이라기보다 대세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아파트나 주택에 거주하는 도시의 환경에서 텃밭을 가꾸는 것은 가깝고도 먼 이야기다. 그렇다고 주말농장을 분양받아 본격적인 도시 농부의 삶을 시작하기에는 텃밭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여유도 없다. 의지는 있으나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지금부터 자전거를 두거나 빨래나 말리던 베란다가 훌륭한 텃밭으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지켜보자.   
 
준비
 베란다 텃밭에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준의 규모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한 부탁이다. 공간의 특성상 소규모의 아기자기한 텃밭을 조성하는 것이 바로 베란다 텃밭의 묘미이다. 
 
 우선 베란다에 두기 적합한 화분을 고르자. 화분의 정석적인 형태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흙이 담기고 배수만 될 수 있다면 식물이 담기는 용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량이 넓은 식물은 통기성이 좋지 않은 플라스틱 화분에서조차 이내 결실을 맺어준다. 주방에서 쓰다 그 용도를 다한 냄비부터 딸기 상자, 생선 상자와 같은 스티로폼 상자까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에 배수구멍만 뚫어주면 그게 곧 화분이다. 다만 당근과 같은 뿌리채소를 키우기로 했다면 적어도 30센티 정도의 깊이는 확보해야 한다.
 
 화분에 채울 흙은 식물에 필요한 영양분을 함유해야 한다. 식물이 자라나는 데 필요한 질소와 인산 같은 영양소를 포함하면서 통기성과 수분을 유지하는 능력이 좋은 배양토가 주로 사용된다.  
 
 거주지를 확보했다면 입주자 분양을 시작하자. 텃밭에서 키울 수 있는 작물은 50여종. 그중에서도 쌈채소를 중심으로 한 잎 줄기채소는 실내에서 키우기에도 용이하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채소’ 상추는 대표적인 잎채소로 3,40일 정도만 기르면 식탁에서 마주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감자와 마늘 등 식재료로 흔히 비축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텃밭에 심을 수도 있다.  
 
씨앗과 모종
 식물을 심는 방법에는 씨앗을 직접 뿌리는 것과 모종을 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씨앗이 땅을 뚫고 새싹으로 자라나고 이내 결실을 맺는 것을 보면 텃밭을 가꾸는 뿌듯함을 만끽할 수 있다. 모종을 심는 것은 이보다는 조금 심심한 방법이지만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다. 봄철에는 씨앗과 모종을 구입하기 쉽지만 가을철에는 모종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하자. 더불어 상추와 시금치는 3~5월, 8~9월, 가지는 2~3월, 호박은 3~4월 등 식물에 따라 파종 시기가 다르기에 이를 고려해 파종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관리
 물을 지배하는 자가 식량을 얻는다. 그만큼 채소를 기르는 데 있어 물은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특히나 베란다 텃밭에서 주로 키우는 잎채소는 물만 잘 줘도 성장하는 데 지장이 없다.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적셔주는 것이 포인트. 무조건 물을 많이 준다고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 물을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썩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봄가을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 물을 줘도 큰 지장이 없고 여름에는 하루에 한 번씩 주도록 하자.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주는 것 외에도 중요한 것이 바로 통풍이다. 방범, 날씨 등의 이유로 베란다 문을 닫기 쉬운데 식물을 위해서는 신경 써서 환기를 시켜주도록 하자. 통풍이 안 되면 잎 가장자리부터 갈색으로 변하는 ‘잿빛곰팡이병’ 같은 병충해가 생길 수 있다. 
 
수확
 농약 하나 뿌리지 않은 친환경적인 채소. 이제 본인의 손으로 키운 싱싱한 결과물을 수확할 차례다. 한 번에 수확물을 걷어 들이는 ‘포기 수확’과 자라나는 잎을 남기면서 수확하는 ‘겉잎 수확’ 등 방법은 다양하다. 겉잎 수확할 때는 안에서 자라나는 잎 3~4매를 남기고 아래부터 수확하면 2개월 정도 계속해서 수확할 수 있다. 
 
 조금의 준비와 정성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베란다 텃밭. 풍족한 수확물부터 푸른 식물로 인해 화사해지는 집 안의 분위기까지. 일단 가꾸고 나면 베란다 텃밭이 주는 많은 혜택에 높은 만족을 느낄 것이다. 큰 비용과 시간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도 적다. 텃밭을 꿈꾸고 있다면 부담 없이 시작해보자. 베란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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