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현악전공의 한 학생이 투신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최근에는 고인의 죽음이 집단 따돌림, 허위 소문 유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크게 논란이 됐다.

  문제를 제기한 고인의 친구들은 같은 전공 학생들의 괴롭힘으로 고인이 자살했다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SNS에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은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각종 매스컴에 오르내렸다.

  문제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에 대해 마녀사냥이 자행됐다는 점이다. SNS에는 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비롯한 신상이 공개됐고 입에 담지 못할 비난과 욕설이 수없이 쏟아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입원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죽은 학생에 대한 집단적인 따돌림이 지속적으로 있었는지, 그것이 자살의 원인으로 작용했는지 등 사건의 진위가 명확하지 않다. 경찰 수사가 종료되지 않았고 인권센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다. 벌써부터 성급히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처벌과 분노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논란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사회적 비난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기도 전에 섣부르게 대중이 개인을 심판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사건에 대한 조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잊지 않고 감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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