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이형준 선수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우승
뒷심 보이며 역전승 거둬

지난해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형준 선수(골프전공 4)가 또 일을 냈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는 매년 진행되는 KPGA 정규시즌투어 중 유일하게 매치플레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프로 입문 3년 만에 두 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형준 선수를 만나봤다.

-우승을 축하드린다. 2012년 ‘코리안투어’에 입문한 후 지난해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소감을 듣고 싶다.
“뿌듯하긴 한데, 다소 빠른 것 같아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해요. 저보다 더 오랜 시간 노력하신 분들도 많거든요. 아직 실감도 잘 안 나는 상태지만 자만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입니다.”

-결승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첫 홀부터 오비를 범하며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갤러리 분들도 많은데 타격 타이밍이 계속 안 맞아 초반에 긴장이 됐어요. 2홀에서도 연거푸 오비를 내자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았지만 결국 2홀 차로 뒤진 채 전반이 끝났죠.”

-후반 시작인 10홀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이번 대회를 진행하면서 10홀에서는 한 번도 진 적이 없었어요. 자신이 있었죠. 밀리는 상황이었지만 과감하게 스윙했어요. 예상했던 대로 10홀에서 버디를 따냈고 제 페이스를 찾게 됐죠.”

-13홀에서는 동점을 이뤘고, 결국 15홀에서 역전하게 되는데.
“12홀까지 안정감을 찾은 후 13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동점이 됐어요. 14홀에서 양쪽 다 보기를 내서 동타를 쳤고 바로 다음 15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한 홀 앞서게 됐죠. 16홀에서 동타를 기록한 후 17번 홀에서 1타 차로 이기면서 18홀까지 가지 않고도 우승할 수 있었어요.”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었던 힘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제가 전반보다는 후반에 좀 강해요. 이번 대회에서도 전반보다 후반에 더 잘 쳤던 경험들이 있어서 밀리는 상황이지만 평정심을 유지했죠. 뒤로 갈수록 체력전이라 집중력을 잃지 말자는 마음으로 편하게 스윙했어요. 또한 아버지가 옆에 계셔서 든든했어요. 아버지를 보니까 힘이 나서 움츠리지 않고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죠. 매치플레이 방식이 제 공격적인 플레이에 적합했던 것 같기도 해요.”

지금은 프로로 활동하고 있지만 예전엔 국가대표를 꿈꿨다는 이형준 선수. 한땐 ‘아시안 게임’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것이 그의 소망이었다. 그러나 기량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꿈을 접고 생업을 위해 프로로서 골프를 치게 됐다. 지난 꿈을 이야기할 때, 그의 목소리에선 숨길 수 없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어린 나이에 정규시즌투어 우승에 올랐으니 결과적으로 후회는 없겠지만, 다시 아마추어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번 우승이 이형준 선수에게 주는 개인적인 의미가 있다면.
“요즘 성적이 부진했었어요. ‘지난해 우승한 것은 그냥 운이었나?’하는 시선들 때문에 힘들었죠. 이번 우승을 통해 다시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

-프로에 입문한 과정이 궁금하다.
“아마추어 때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국가대표로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었죠. 하지만 기량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중도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포기했어요. 마침 ‘아카데미 투어’ 대회에서 2등을 하게 됐고 세미프로 자격증을 받았어요. 이를 계기로 20살 겨울에 ‘정회원 시드전’을 치렀고 그 다음해부터 코리안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프로생활 중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재학 중인데 시합이 있을 땐 학교를 빠지는 날이 많아요. 교수님들께 양해를 드리는 것도 죄송하고 친구들과도 자주 만날 수 없으니 미안한 마음이 크죠. 요즘엔 군대 문제로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거든요. 현역 육군 운전병으로 지원했는데 요즘 군대 가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입대 일정이 정해지지 않으니 투어를 진행하면서도 늘 마음이 불안하죠.”

-지금 군대에 가면 좀 아쉬울 것 같다.
“주변에서는 말려요. 이제 조금 인지도가 생기는데 왜 가냐고. 하지만 저는 지금 군대에 가고 싶어요. 군대에서도 골프를 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정말 좋겠어요.”

-프로로서의 목표를 듣고 싶다.
“우선 코리안 투어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경험을 쌓고 나중엔 아시안 투어에 참가할 계획이죠. 배운다는 마음으로 임할 생각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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