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15학번 신입생입니다. 이번 안성캠 가을축제 ‘Roller CAUster’는 대학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입학해 처음 맞이한 축제였죠. 그러나 기자가 이번호 축제기획을 준비하며 맞닥뜨린 현실은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습니다.
 
  놀이공원을 테마로 축제를 기획한 취지는 좋았지만, 그 양으로 보나 질로 보나 부족했던 플리마켓 부스와 관객보다 공연자가 더 많은 퍼레이드로는 북적북적한 놀이공원의 느낌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해가 지자 대운동장 윗길에는 외부 상인들의 트럭만 늦게까지 남아 자리를 지켰죠. 유명 연예인이 왔는데도 무대 앞만 겨우 채워지는 상황은 휑한 안성캠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이와 달리 지난달 서울캠은 가을문화제 ‘Cau:autumn’을 즐기는 학생들로 발 디딜 틈 없었죠.
 
  지난호, 중앙대의 옛모습을 보여주는 사진기획을 준비하며 안성캠에 오래 계셨던 교수님들께 축제의 예전 모습에 대해 여쭤봤습니다. 기자가 만나 뵀던 교수님들은 ‘8·90년대엔 대동제와 가을축제가 대단히 큰 규모로 진행돼 캠퍼스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고 증언해주셨습니다.
 
  그때와 지금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과거 이야기를 들어보니 단순히 안성캠의 지리적 위치가 문제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시에도 각지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은 존재했기 때문이죠. 기자는 이 문제의 근원이 안성캠 공동화라고 생각합니다.
 
  안성캠 공동화 문제에 대해 다소 진부하게 느끼는 독자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안성캠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들은 공동화 현상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통학버스에 대한 불만이 계속 제기되는 것은 결국 공동화로 인해 업체의 운영수지가 악화됐기 때문이죠. 버스업체는 수지가 맞지 않자 운행을 축소했고 남아있는 학생들이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것입니다. 후문 밖 내리의 치안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드시 공동화가 치안 문제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늦은 밤 휑해진 거리를 걷는 여학생들은 누구나 불안함을 느끼기 마련이죠. 활기를 잃은 대학 풍경, 빈 교실과 몇 년째 쓰이지 않은 건물들.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공동화 현상은 2011년 본·분교 통합 이후 본격적으로 심화됐습니다. 올해 재학생수는 6970명으로 4년전과 비교해 1755명이나 줄어들었죠. 지난 2월엔 안성캠발전기획단이 발족되기도 했지만 아직 안성캠 발전에 대한 이렇다 할 계획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늘이 높아졌습니다. 캠퍼스가 유난히 공활하게만 느껴지는데요. 기자에게도 졸업 전 서울캠처럼 북적북적한 대학, 축제다운 축제를 즐기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현재 대학본부가 ‘New Vision’을 준비하면서 안성캠 재활성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하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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