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계공학부 09학번 윤경배입니다. 이렇게 인사하니 마치 중앙대라는 고향에 온 것 같네요. 저는 학부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때의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2학년 시험기간 때 해방광장에서 우연히 이상형의 여학생을 봤어요. 빛이 나더라고요. 그때 저는 시험기간에 임하는 여느 공대생이 그렇듯 츄리닝 바지에 삼선슬리퍼를 신고 머리에는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죠. 그때 제 몰골이 너무 초라해 보여서 도저히 연락처를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래도 시험기간에 중앙도서관에서 한 번은 마주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그 다음 날부터 깔끔한 셔츠 차림에 머리에는 왁스를 바르고 나름 멋을 잔뜩 부리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졸업할 때까지 그 학생을 만나지 못했죠.

 부끄럽지만 제 경험담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하라’는 거예요. 물론 저만 기회였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만요. 해방광장 한복판에서 번호를 물어봤다가 거절당해 시험기간 내내 얼굴을 못 들고 도서관을 다녔을 수도 있죠. 하지만 돌이켜보니 이후에 상황이 어찌 됐든 좋은 추억으로 남았을 것 같습니다. 이상형의 연락처를 물어보는 것처럼 인생에서 뭐든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어떤 일이든 시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대다수 학생이 졸업 후 좋은 회사에 취업할 거예요. 하지만 저를 비롯한 사회 초년생 열에 아홉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내가 생각했던 일과 조금 다른 것 같아. 1,2년도 아니고 몇십 년 동안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요즘 고민이 많다.’ 그렇다고 딱히 새롭게 하고 싶은 것은 없고 허황된 생각만이 떠오르죠.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대학생 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해야 할 것들이 참 많죠. 학점도 좋아야 하고 스펙도 쌓아야 하고 아르바이트도 해야 합니다. 정작 우리 자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간은 없고요.

 지금은 스스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인생을 즐겨야 할 시기입니다. 정작 저는 대학 시절을 그렇게 보내지 못했어요. 열심히는 산 것 같은데 큰 선택의 갈림길에 서니 정작 내가 누구인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남들이 원하는 스펙은 갖췄지만 현실과 타협하며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하지 못한 대학생활이 허무하게 느껴졌습니다. 반면에 몇몇 친구들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아내어 직업으로 선택하더라고요. 그들의 공통점은 열심히 인생을 즐겼다는 거였죠.

 눈앞의 중간고사도 중요하겠지만 바로 지금 시작하세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실컷 하면서 한 번 ‘놀아보시길’ 바랍니다.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으면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해보시고요. 공부, 성적, 스펙 외에도 인생에는 집중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이상 09학번 신입생이던 과거의 저에게 하고 싶던 말이었습니다. 이제 졸업생이 되었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인생을 즐기며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윤경배 동문
기계공학부 09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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