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에게 학교 야구잠바(학잠)가 갖는 의미는 다양하다. 패션에 신경 쓰고 싶지 않은 날 간편하게 걸칠 수 있는 의복일 수도,  바라던 학교에 진학해 일원이 됐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도구일 수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매년 학생들은 학잠을 구매하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쓴다.

 올해 서울캠 총학생회(총학)가 학잠 공동구매 사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공지된 도안과 다르게 학잠이 제작돼 논란이 발생했다. 총학은 업체와 협의해 수선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많은 학생들이 원안과 다른 학잠을 그대로 입겠다고 했다. 마음에 들어서라기보다는 수선 과정에 대한 기회비용을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총학이 제작 현장에 한번이라도 찾아가 확인해봤다면 색상문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생들의 의문 제기에 대한 총학의 대처 또한 미흡했다. 온라인으로 총학에게 환불 과정을 물어봤던 학생들은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계정을 여러 사람이 관리 하는 사정이 있었다지만, 총학의 묵언은 믿고 기다렸던 학생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환불을 요구한 학생들 모두에게 돈을 돌려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나아가 총학은 이번 일을 교훈삼아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업과 학생자치 활동을 병행하는 학생 대표자의 역할이  어렵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총학이 학생들을 대표해 벌이는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고스란히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이 점을 명심하고 더욱 꼼꼼해질 필요가 있다. 남은 임기동안 학우를 실망시키지 않는 총학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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