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타임라인을 더럽히지 마!
  • 안지연 기자
  • 승인 2015.09.20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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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2(裏)면

여러분의 일상은 어떠신가요? 수업을 듣고 동기들과 어울리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지나가지는 않으신지요. 하지만 그 하루를 돌아보면 미처 보지 못 했던 수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이번학기 중대신문 심층기획부는 바쁜 일상에 치여 마주치지 못 했던 모습을 조명하려 합니다. 두 면의 지면으로 ‘일상의 이면’을 보는 것이죠.
다들 한 번쯤 카카오톡, 페이스북과 같은 SNS 활동을 해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딜 가나 튀는 사람은 있나 봅니다. SNS에서도 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죠.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넘기다 허세가 담긴 글이라도 발견하면 당신의 입에서는 분명히 이 말이 튀어나올 것입니다. ‘관종이네.’ 관심이 뭐기에 ‘종자’라는 단어까지 붙이면서 혐오하는 것일까요? 그 해답을 일상의 이면을 통해 만나보시죠.
 
 
 
   

 

 ‘쟤 또 질문해? 아…. 작작 좀 하지.’ 강의실에서 한 번쯤 들어볼 만한 탄성이다. 교수님께 관심받기 위해 불필요한 질문을 계속하는 학생은 어디를 가나 한 명쯤 있다. 이제는 강의실을 넘어 SNS에서도 여기저기 탄성이 들린다. 소위 ‘관종(관심을 끄는 종자의 줄임말)’이라는 단어로 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말하는 관종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관종, 넌 누구냐?
최근 생긴 신조어인 관종은 이제 대학생들 사이에서 명사처럼 쓰인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1명 중 100%(101명) 모두 관종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관종이라는 동일한 단어에 대해 정의하는 내용은 저마다 달랐다. 이나영 학생(인문대·가명)은 SNS에서 자신의 외모나 돈을 자랑하는 사람을 관종으로 봤다. “여자들은 셀카를 올리면서 외모를 자랑하고, 남자들은 차 사진을 올리면서 돈이 많다고 과시하죠. 둘 다 허세를 부리면서 관심을 갈구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관종이라 생각되는 행위는 무엇인가(중복응답)’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66%)가 ‘자랑을 하는 행위’라 답했으며 ‘셀카를 주기적으로 올리는 행위’가 40%(40명)로 2순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주장이 담긴 글을 올리는 행위’와 ‘일상생활을 찍어 올리는 행위’가 각각 37%(37명), 29%(29명)로 뒤를 이었다. 김민정 학생(경영경제대·가명)은 SNS와 일기장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SNS에 여과 없이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죠.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 지나치게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것은 보기 싫어요.”
불특정 다수를 향해 저격하는 글 또한 몇몇 사람들을 피곤하게 했다. “누군지 밝히지도 않고 비방이 담긴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모르는 사람이 훈계하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나죠.” 최이나 학생(인문대·가명)은 SNS에서 ‘저격글’을 보면 일방적으로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나는 네가 싫다!
명확한 실체 없이 캠퍼스를 떠도는 관종. 하지만 관종이 캠퍼스의 반갑지 않은 손님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101명 중 70.3%(71명)나 되는 응답자가 그들이 생각하는 관종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고 밝혔다. 김민정 학생도 SNS에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오는 친구의 게시글이 보기 싫어 결국 ‘친구 끊기’ 버튼을 누른 적이 있다. “마치 자기 좀 제발 봐달라는 듯이 게시글을 자주 올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보고 싶지도 않고 별로 친하지도 않아서 친구를 끊었죠.”

김민정 학생처럼 SNS 상에서만 관종을 피하는 것은 그나마 편하다. 관종이라 찍힌 학생이 일일이 친구 목록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현실에서도 관종을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이나 학생은 SNS에서 관종으로 보이는 친구를 보면 수업이나 조별 과제에서도 저절로 꺼리게 된다고 말한다. “관종의 전형적인 특징은 남들이 자신에게 관심 없는 것을 참을 수 없어하는 거예요. 성격 자체가 피곤하죠.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저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뒷얘기를 하면서 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네가 싫은 이유
최민주 학생(인문대·가명)은 관심을 끄는 데에도 적정선이 있다고 주장한다. “관종의 목적은 최대한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이죠. 게시글 하나를 올려도 주목받을 만한 것을 일부러 찾아서 올려요. 특히 친구 공개가 아니라 전체 공개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과하다고 봐요.” 관종에 거부감을 가진 응답자 중 82.9%(63명)가 ‘관종을 싫어하는 압도적인 이유(중복응답)’로 ‘과도한 관심을 바라서’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보고 싶지 않은 내용이라서’가 31.6%(24명)로 집계됐다. 학과나 친구들의 소식을 알기 위해 SNS를 이용하는 이나정 학생(사회대·가명)도 게시글을 넘기다 보면 알고 싶지 않은 내용까지 보게 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문자나 카카오톡을 놔두고 굳이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대화하는 사람이 있어요. 필요 없는 내용까지 보게 되니까 피로감이 쌓이죠.”
한편 권연주 학생(명지전문대 경영과)은 비교로 인한 상실감 때문에 관종이 싫다고 말한다. “몸매도 좋으면서 딱 달라붙는 옷 입고 살 빼야 된다며 게시글을 올리거나, BB크림에 틴트까지 발라놓고 쌩얼이라며 셀카 찍어서 올리는 애들 있잖아요. 솔직히 질투가 나서 싫죠.” 권연주 학생처럼 적지 않은 응답자(10.5%)가 관종이 싫은 이유에 대해 ‘상대적인 박탈감이 들어서’라고 답했다.
 
 
결국 고쳐야 하는 것은 너
하지만 역설적으로 응답자의 67.3%(68명)가 관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개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개선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SNS 상에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어서’로 36.6%(26명)의 응답자가 선택했다. 한 응답자는 “요즘은 게시글에 자신의 생각만 적어도 관종이라는 낙인이 찍힌다”며 “SNS도 눈칫밥 먹어가며 해야 하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최민주 학생도 친구와 휴가를 갔던 일상의 내용을 SNS에 올리려 할 때 주변의 시선에 망설인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요즘 관종에 대한 낙인이 심하잖아요. 장난이라도 누군가가 저한테 관종이라고 하면 당황스럽죠. 그런 이미지로 보이기 싫어서 SNS에 게시글을 올릴 때 눈치가 보여요.” 실제로 70.3%(71명)의 응답자가 관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SNS에 게시글을 올릴 때 눈치 보였던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자신들이 욕하던 ‘혐오스러운 관종’ 낙인은 곧 부메랑이 돼 그들에게 날아왔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그 화살을 관종에게 돌렸다. 이나정 학생은 SNS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관종들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적인 감정을 거침없이 올리는 관종 때문에 SNS와 일기의 경계가 모호해졌죠. 그들이 자각하고 감정이 담긴 글은 비밀글로 썼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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