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제가 성립하기 위한 기본 전제가 있다. 집단 구성원의 선택을 받은 대표자가 책임감을 갖고 구성원들의 의사를 잘 반영해 집단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굳은 신뢰가 그것이다. 하지만 최근 그 신뢰가 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초 대학본부와 서울캠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동연)는 205관(학생회관) 내 시설들을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이 아닌 107관(교양학관)으로 이전할지를 논의했다. 이후 결론적으로 ‘310관 완공 후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진다는 전제하에 학생회관 내 모든 시설을 교양학관으로 이전’하기로 협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동연이 동아리 구성원들과 가졌던 의견수렴 절차는 ‘동아리운영위원회’에서 분과장들과 논의했던 것이 전부였다. 대학본부 측에서 급하게 의사결정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약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교양학관으로의 이전이 결정됐다는 사실을 전혀 전달받지 못한 동아리원들이 발생했고 이들은 동연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학생회관에는 학생자치활동을 위한 공간이 밀집해있다. 이러한 학생회관의 공간 이전은 해당 공간을 사용하는 구성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중대한 사안이다. 급하다고 함부로 결정할 계제가 아닌 것이다.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전동대회)’처럼 전체 동아리 구성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공식적인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뒤늦게나마 동연 측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임시 전동대회를 개최했다. 앞으로는 학생 대표자들이 대의제의 기본 전제를 명심하고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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