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주’가 되는 환경운동
대학을 변화시키다

 
 
작은 관심으로 에너지를 세이브!
김태용씨(건국대 부동산학과)는 빈 강의실에 불이 켜져 있는데 아무도 끄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그는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바탕으로 건국대 환경동아리 ‘캠퍼스 에너지 세이버(Campus Energy Saver)’를 만들었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활동은 곧 뚜렷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들은 2013년 ‘강의실 냉난방기 적정량 사용 캠페인’을 실시했고 교내 행정실의 전기가 무분별하게 낭비되는 것을 막고자 교내 전 단대 직원들에게 절전 멀티탭을 보급했다. 이 같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들을 통해 연간 행정실 전기료가 전년대비 약 10% 절감됐다.

성과를 내자 그동안 환경 의제에 무관심했던 대학본부가 캠퍼스 에너지 세이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대학본부는 캠퍼스 에너지 세이버의 권고대로 도서관 형광등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기능형 반사판을 설치했고 강의실 내 단열을 위한 단열필름도 부착했다. 학생들과 대학본부가 협력을 시작하자 정책 시행 후 1년간 142만 9599kWh의 전력 절감 효과를 얻었다. 지난 2년간의 활동실적을 바탕으로 캠퍼스 에너지 세이버는 서울특별시로부터 비영리 단체로 지정됐다. 이후 그들은 에너지 사각지대인 대학 내 연구실을 방문해 에너지 절약 컨설팅을 실시하고 절약제품의 보급과 설치를 지원하는 ‘에너지 사칙연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캠퍼스 에너지 세이버의 팀장을 맞고 있는 장동익 학생(건국대 보건환경과학과)은 “학생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에코노트로 ‘그린캠퍼스 전파’
고려대 환경동아리 ‘KUSEP(Korea University Saving Environment Project)’의 시작은 환경센터공학부의 소모임이었다. 입소문을 타며 회원이 점점 늘어나 중앙동아리로 활동을 확대하며 다양한 캠퍼스 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KUSEP은 현재 ‘3紙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3紙프로젝트는 ‘아끼紙, 다시쓰紙, 재활용하紙’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수업 시 유인물 등으로 낭비되는 종이를 아끼기 위해 계획됐다. 이들은 학내 곳곳에 이면지수거함을 놓고 이면지를 수거한 뒤 활용해 에코노트를 제작했다. 에코노트는 시험기간에 학생들에게 200부씩 배포하며 이 사업을 통해 학생들 사이 KUSEP의 인지도는 상승했다.

KUSEP의 주목할 점은 동아리원들의 학년 비율이 고르게 유지돼 동아리 활동이 원활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동아리원들이 그린캠퍼스와 관련된 소모임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KUSEP은 환경기술 연구와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환경봉사 기획 등 여러 환경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KUSEP의 단장을 맡고 있는 이정태 학생(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은 “서울그린캠퍼스협의회에 선정된 다른 대학에 비해 고려대는 에너지 사용량을 많이 절감했다”며 “열정 있는 대학생들이 그린캠퍼스 운동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