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혈지킴이로 인해 학내가 시끄러워졌다. 어쩌면 오랫동안 쌓여왔던 것이 올해 들어 터져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문제의 핵심은 의혈지킴이의 근무태만이었다. ‘중앙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글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부 학생은 의혈지킴이의 필요성 자체에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하지만 의혈지킴이는 꼭 필요하다. 의혈지킴이가 다른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일하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학 중 의혈지킴이가 303관(법학관) 사고 현장을 지켰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의혈지킴이의 대처가 없었다면 2차 석재 탈락으로 인한 추가사고가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기자도 지난학기 의혈지킴이가 밤늦게까지 순찰을 하는 모습을 보고 절로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취재를 진행하며 일반학생들에게 의혈지킴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을 때, 대부분의 대답은 ‘돈을 많이 주는 아르바이트’였다. 아무도 ‘우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지킴이’라고 대답하지 않았다. 근무태만을 직접 목격한 학생들은 ‘존재의 필요성이 의문스러운 활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학생들이 보는 의혈지킴이는 더는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는 지킴이’가 아닌 듯했다.

의혈지킴이를 했던 학생에게 의혈지킴이의 문제가 뭔지 물어봤다. 그 학생은 의혈지킴이를 제약할 수단이 미약하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의혈지킴이가 본인의 활동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의혈지킴이를 감시하는 제도가 철저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의혈지킴이의 부족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더 큰 문제라고 본 것이다.

의혈지킴이에 대해 취재하던 도중 과거에 졸업했던 한 선배도 만났다. 선배에게 의혈지킴이에 관해서 물어보니 과거에도 논란이 있었지만 올해 유난히 심한 것 같다고 했다. 무엇이 그렇게 심각하게 만든 걸까. 과거 기사 중 의혈지킴이를 밀착 취재한 2009년 기사를 찾아봤다. 당시 의혈지킴이 활동을 했던 학생은 “단순히 기계적인 순찰이 아니라 학교에 대한 애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의혈지킴이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물론 의혈지킴이 전체가 근무를 게으르게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지킴이의 문제 때문에 논란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교비가 집행되고 학생의 안전에 직결되는 예민한 사안인 만큼 작은 논란이라도 묵과해서는 안 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캠 인권복지위원회에서는 의혈지킴이 감시 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라도 지킴이가 지녀야 할 자긍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 완전한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의혈지킴이들의 책임감과 자부심을 높이는 것이 근무태만과 그로 인한 논란을 없애는 길이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헌신하는 의혈지킴이에 대한 논란이 이른 시일 내에 종식됐으면 한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