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환자
  • 중대신문
  • 승인 2015.09.0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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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 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는 인구론 등 언론에서 나오는 말들은 우리 청년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지옥으로 표현한다.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우리는 낭만과 패기가 사라진 절망적인 세대로 비춰지는 것만 같다. “힘들 땐 그 순간만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올거야”, “그래도 젊을 때가 가장 좋을 때야”식의 위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작가 유병재는 말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아프면 환자지!” 그래, 우리는 아프다. 아프면 환자인걸 알면서 기성세대는 자꾸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등록금을 빚으로 안은 절박함 속에서 서로를 밟고 일어서는 스펙경쟁을 한다. 학교도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학생들이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강하게 키워야 하기에 경쟁연습을 시킨다. 경쟁 속에서 사랑을 배우고, 꿈을 키우며, 도전까지 한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가장 능력 있는 인재로 손꼽히는 초인이지 않을까?

이번 방학에도 우리 중앙의 학우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자기계발을 위해 열심히 뛰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학교에서 원하는 졸업요건을 맞추기 위해 한자 공부를 시작했다. 또 놀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유람하는 해양대장정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참가했다. 모두 좋은 경험이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다른 학교 사람들과 어울려서 일주일 동안 빡빡한 유람일정을 소화하는 해양대장정은 정말 재미있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비칠 내 모습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학교의 이름이 나보다 먼저 기억되는 것도 경험할 수 있었다.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바다를 활동 기간 내내 경험했던 것도 좋았다. 프로그램은 조별로 진행되었고 일주일간 조원들과 친해져야 하는 구조였다. 내가 느낀 조원들은 순수했다. 각자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찾아 이런저런 것들을 경험해보는 사람이었다. 활동기간 중 주최 측에서 원하는 조별경쟁도 있었지만 조원들은 경쟁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다. 요즘엔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패배자라고 부르곤 한다. 내가 순수한 의도로 그들을 바라봐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보여준 모습은 그랬다.

일주일 동안 지겹게(?) 바다를 봤던 경험도 좋았다. 해양대장정 프로그램을 주최한 측에서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청년들에게 바다에 있는 비전을 보여주고자 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지난 수 세기 동안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는 패권국이었고, 우리나라의 급속한 성장의 배경도 해양기반의 성장이었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우리가 직면한 ‘청춘=환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를 바다가 쥐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였다. 현재의 세계는 각각의 국가들이 자신의 영토를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다 보니 기회가 남은 지구의 부분은 대양과 우주뿐이다. 자원이라고는 인적자원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청년들을 기회의 땅으로 진출시키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의 일환이지만 아주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우리의 문제(청년=환자)는 대한민국이 포화상태라는 전제를 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통일되어 우리나라의 영토가 넓어지거나,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하면 금세 해결될 문제라 생각한다.

환자도 자신이 반드시 낫는다는 믿음과 의지가 없으면 치료되기 힘들다. 우리가 비록 환자일지라도 스스로의 의지를 발휘하지 않으면 이 신세를 벗어나기 힘들다. 나는 이번에 해양대장정 프로그램을 통해 즐거움도 얻었고 여러 가지를 생각할 기회도 얻었다. 중앙대 학우들도 자신만의 방법을 통해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우리의 길을 개척하리라 믿는다.
 
이강윤 학생
정치국제학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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