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협, "1위 득표자가 총장지명 될 것"
방효원 선관부위원장 밝혀…총장후보선거 토론회서 후보들 열띤 공방(2004. 11. 29. 1568호)

 
 지난달 13일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교협)’가 총장 불신임 투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교협이 총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2007년 박범훈 전 총장이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을 맡아 논란이 되자 교협은 박 전 총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했죠. 그러나 투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 박 전 총장이 정책위원장직에서 사퇴했고 투표 결과도 박 전 총장에 대한 신임이 우세해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위와 같은 맥락을 보고 교협이 총장 불신임 투표만을 진행하는 단체라고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사실 교협은 과거 총장 선출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단체입니다. 중앙대도 총장직선제를 시행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죠. 교협은 당시 총장후보자를 뽑는 선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13대 교수협의회장을 지낸 김누리 교수(독일어문학전공)는 “교협은 1989년부터 총장직선제가 폐지된 2008년까지 총장후보자 선거를 담당했다”고 말했죠.
 
 이들은 총장후보자 간의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투표 과정도 관리했습니다. 중대신문 1568호를 통해 2004년 교협이 진행했던 ‘12대 총장후보자 선거 공개토론회’의 장면도 살펴볼 수 있는데요. 당시 교협은 학내 주요 이슈였던 안성캠의 균형발전 방안, 교수업적평가제 등에 대해 질의하며 치열한 토론을 이끌었습니다.
 
 물론 그때 교협의 역할은 총장후보자 투표를 통해 1위부터 3위까지의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이렇게 선출된 총장후보자 중 한 명을 총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이사회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학칙에 명시된 학내 공식기구가 아님에도 총장후보자 선거를 담당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교협이 그만큼 학내 구성원에게 신뢰받던 기구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거기엔 교협이 중앙대의 모든 전임교원을 회원으로 하며 중앙대 교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구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고요.
 
 총장임명제가 실시되는 지금, 교협은 더 이상 총장 선출에 관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때 총장후보자 선거를 관리했을 만큼 이들은 여전히 영향력 있는 기구죠. 이는 앞으로 교협의 행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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