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맛있게 바라보다
  • 신예솔 기자
  • 승인 2015.09.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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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은 중앙대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담는 코너입니다.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도 나누면서 유학생들끼리의 친목도 도모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주 주제는 ‘한국의 요리’인데요. 요리, 쿡방, 요섹남 등의 신조어가 범람하고 있는 요즘, 외국인 학생들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한국음식과 식문화에 대한 그들의 솔직한 생각도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한국 음식에서 느낀 낯설지 않은 고향의 정겨움

식후엔 커피 늦은 밤엔 술자리 지칠 줄 모르는 먹거리 천국

주식은 달라도 밥은 누구에게나 따뜻한 존재

신예솔 : 안녕하세요, 다들 개강 첫 수업은 잘 마치셨나요? 저는 진행을 맡은 중대신문 여론부 차장 신예솔입니다. 정치국제학과 2학년이에요.
니자트 : 안녕하세요, 다들 반가워요. 저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온 정부 초청 장학생 니자트라고 합니다. 정치국제학과 석사 2차에요. 
응우엔 투이 : 저는 올해 베트남 교환학생으로 온 응우엔 투이입니다. 국어국문학과 1학년이에요.
방금효 : 저는 중국에서 온 방금효라고 합니다. 국어국문학과 석사 2차에요.
왕홍신 : 안녕하세요, 저도 중국에서 왔고요. 금효랑 같이 국어국문학과 석사 2차 과정을 밟고 있어요.

나 요리하는 남자야
신 : 요즘은 ‘쿡방’, ‘요섹남’ 등 음식이 하나의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오늘의 주제는 ‘한국의 요리와 음식문화’입니다. 한국의 식문화, 식사예절 등 포괄적인 내용을 다뤄보려고 해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다들 요리 실력은 어느 정도이신지 궁금해요.
왕 : 저 요리하는 거 좋아해요. 중국 음식 중에서는 만두 요리를 할 줄 알아요. 어릴 때부터 한국의 오이소박이나 배추김치를 즐겨 먹어서 담그는 법도 알고요.
니 : 한국에 온 후로 자취를 시작했는데 집에서 혼자 있을 때 감자튀김이나 간단한 아제르바이잔 음식을 해먹는 정도예요.
투 : 저는 지금 기숙사에 살고 있어서 요리할 기회가 없지만 베트남 월남쌈이나 계란찜 정도는 만들 줄 알아요.
신 : 가장 인상적인 한국 음식이 있다면요?
니 : 삼계탕이요. 아제르바이잔 음식 중에서도 비슷한 음식이 있어서 먹을 때마다 고향 생각이 나거든요.
투 : 한국에 오자마자 먹었던 물냉면이요. 베트남에서 따뜻한 국수만 먹다가 처음 접한 음식이었는데 추운 겨울에 먹어서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에요.
왕 : 저는 한국 음식 중에 된장찌개가 가장 맛있더라고요. 왠지 멀리 떨어져 계시는 어머니가 생각나는 맛이랄까.
방 : 순대를 가장 좋아해요. 할머니께서 해주신 음식처럼 정겨운 느낌이 들어요.

24시간 풀가동, 먹방의 나라 한국
신 : 한국의 음식문화 중에 특이하다고 느낀 것이 있으셨나요?
왕 : 한국 사람들은 먹는 데 밤낮이 없는 것 같아요.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24시간 식당 등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죠. 저는 주로 ‘배달의 ○○’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치킨, 피자 등 야식을 시켜먹어요. 정말 신기한 건 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던 보쌈도 야식 대표메뉴로 배달된다는 거였어요.
니 : 아제르바이잔에도 음식 배달 시스템이 있어요. 전화나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 주문을 할 수 있죠. 비록 한국보다 배달되는 음식 종류는 적은 것 같지만.
투 : 베트남에도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이 있어요. 쌀국수가 먹고 싶으면 새벽에도 먹을 수 있죠.
왕 : 중국은 보통 11시가 넘으면 대부분 가게 문을 닫아요. 한국은 밤늦게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니 : 한국 사람들은 바쁘게 생활하기 때문인지 집보다 밖에서 밥을 더 자주 먹는 것 같아요.
신 : 맞아요. 편의점에서 한 끼를 때우기도 하죠.
니 : 저도 참치마요 맛 삼각김밥을 자주 먹는데 한국의 편의점 시설은 참 좋다고 느껴요. 아제르바이잔은 편의점이 많지 않죠.
투 : 베트남도 편의점이 거의 없어요. 있더라도 주로 과자, 사탕 같은 간단한 음식만 팔죠.
방 : 중국의 경우 큰 도시에서는 편의점을 찾아볼 수 있지만 음식을 조리해서 먹을 만큼의 시설을 갖추고 있진 않아요.
왕 : 저는 학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있는데요. 사람들이 삼각김밥을 정말 많이 사더라고요. 저는 편의점 음식을 계속 먹다 보니 결국 질렸어요.
신 : 그 밖에도 한국에서 경험한 특이한 음식문화가 있으신가요?
니 :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밥 사주는 문화’가 특이한 것 같아요. 아제르바이잔은 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각자 돈을 내거든요. 한국에서는 나이 차이가 크지 않아도 연장자나 선배라는 이유로 밥을 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왕 : 반찬이나 밥을 공짜로 더 먹을 수 있는 문화가 마음에 들어요. 중국에서 추가로 음식을 시킨다는 것은 돈을 더 내야만 가능한 일이라.
방 : 덕분에 한국에서는 항상 반찬을 많이 먹게 되는 것 같아요.
니 : 맞아요.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물을 더 마시려고 해도 돈을 따로 내야 해요.
투 : 베트남도 식당에서 기본적으로 나온 반찬만 먹을 수 있어요. 서비스로 더 주는 개념이 없죠.
신 : 식사 후 풍경은 어떤가요? 한국 사람들은 밥을 먹고 나서 주로 카페에 가잖아요.
왕 : 맞아요. 한국 사람들은 진짜 커피를 좋아하나 봐요. 물론 카페 자체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개인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실용적인 공간 같고요. 여름에는 시원하고 와이파이도 잘 터져서 좋아요.
투 : 베트남도 한국과 비슷하게 커피를 즐겨 마셔요. 길거리에도 다양한 카페들이 있죠.
왕 : 중국은 차(茶) 문화가 발달해서 어르신들은 주로 차를 드시고 젊은 층이 커피를 즐겨 마셔요.
니 : 아제르바이잔도 밥을 먹고 나서 꼭 차를 마시는 문화가 있어요. 카페보다 찻집이 많죠. 한국 사람들이 카페에 가는 것처럼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친구들끼리 모이면 찻집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요. 
신 : 카페문화 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친구들끼리 SNS를 통해 맛집을 공유하고 직접 탐방하는 것도 인기 있는 활동이에요.
왕 : 저도 시간이 나면 친구들끼리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는 걸 즐겨요.
신 :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경우도 많죠.
니 : 아,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행동을 싫어해요. 자신이 먹은 음식을 SNS에 공개적으로 올리는 건 좀 과한 행동 같아요.
왕 : 음식의 맛을 즐긴 것보다도 다른 사람들에게 ‘나 이거 먹었다’라고 자랑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 같아요. 일종의 만족감을 얻기 위한 행동이죠.
방 : 저는 음식이 나왔을 때 사진을 찍는 편은 아니에요. 사진을 찍다가 정작 맛있는 음식이 식어버리면 사진이 다 무슨 소용이에요.

마무리는 언제나 술,술,술
신 : 한국을 비롯한 베트남, 중국 등의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식생활 예절이 존재하는데요. 아제르바이잔은 어떤지 궁금해요.
니 : 아제르바이잔도 비슷한 분위기에요. 대가족 사회를 거치며 예의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발달했거든요. 아제르바이잔에서도 제일 윗사람이 먼저 음식을 드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예의에요.
신 : 배달문화부터 식사예절까지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네요.
니 : 식습관도 비슷한 점이 있어요. 아제르바이잔에서도 가운데에 음식을 놓고 다 같이 먹거든요. 그만큼 친밀한 사이라는 의미가 담긴 행동 같아요.
투 : 반면 저는 국물을 하나만 두고 같이 먹는 것이 비위생적이라고 느꼈어요.
신 : 그밖에 비위생적이라고 느낀 한국인의 식습관이 있으셨나요?
왕 : ‘잔 돌리기’ 문화요. 술자리에서 같은 잔으로 다 같이 술을 마셔야 할 때 찝찝했어요. 별로 친하지 않은 사이인데도 같은 잔으로 마셔야 하니까 마치 간접 키스하는 기분이었죠. 어쩔 수 없이 참고 마셨어요.
신 : 한국의 음식문화에서 술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요. 술자리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방 : 한국 사람들은 술자리 모임을 자주 가지는 것 같아요. 어떤 자리든지 마지막은 ‘술’로 끝나더라고요. 친목 도모의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정도가 과한 것 같아요.
니 :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도 있는 듯해요. 종교적 이유로 술과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저는 외국인이라 이해해주었지만 한국인이었다면 어려웠을 거예요.  
신 : 술자리에서 다소 권위적인 분위기도 느꼈을 것 같아요.
왕 : 맞아요, 특히 교수님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 ‘이거 꼭 다 마셔’라고 하시면 안 마실 수가 없는 분위기죠.
니 : 술자리에서 지켜야하는 예의가 많아서 한국 사람들도 불편할 것 같아요. 술잔을 한 손으로 가리면서 마신다든가, 술잔을 부딪힐 때 아랫사람은 밑에서 부딪혀야 하는 등 신경 쓸 것이 많더라고요.
 
식사를 합시다
신 : 한국에서는 ‘밥 먹었어?’라는 말이 안부를 묻는 인사말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단순한 음식 이상으로서 ‘밥’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니 : 만약 아제르바이잔에서 친구한테 ‘밥 먹었니?’라고 물어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에요. 우리는 잘 지냈느냐고 인사를 하거든요. 아제르바이잔에서 밥 먹었느냐는 말은 진짜 밥을 먹었는지 묻는 말일 뿐 다른 의미는 없어요.
왕 : 한국 사람들의 ‘다음에 밥 먹자’라는 말은 예의상 하는 빈말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조만간 밥을 먹자는 말에 연락을 기다렸던 적이 있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서 상처받았었어요.
투 : 맞아요. 저도 베트남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한국에 오게 되면 밥 먹자고 해서 연락을 했는데, 결국 약속을 잡지 못했어요.
니 : 저는 누군가가 ‘밥 먹자’라고 하면 ‘언제 먹을까?’라고 물어보는데 ‘나중에 연락할게’라고 대답만 하고 정작 연락은 없더라고요. 
신 : 마지막으로 각자 나름대로 ‘밥의 의미’를 정의한다면?
왕 : 제 생각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밥’인 것 같아요. 드라마 ‘대장금’에서도 ‘요리를 할 때는 상대방을 생각하며 사랑을 담아야 한다’고 나오잖아요.
니 : 밥은 곧 ‘고향’ 같기도 해요. 저는 아제르바이잔 음식이랑 비슷한 삼계탕을 먹을 때마다 고향 음식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방 : 밥은 ‘또 하나의 행복’ 같아요.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행복한 일이 있을까요.

 살람!    신짜오!     니하오!!

니자트(정치국제학과 석사 2차)
캐비어가 유명한 나라 아제르바이잔에서 온 유학생. 학부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덕분에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한국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슬람 교인으로서 술과 돼지고기를 먹지 않지만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걸치는 한국 특유의 분위기에는 많이 익숙해졌다고. 특히 매운 음식을 잘 먹어서 한국 음식이 입에 잘 맞는다고 한다.

응우엔 투이(국어국문학과 1)
가수 허각을 좋아하는 앳된 22살 베트남 소녀. 갓 입학한 3월, 학교 정문에서 처음으로 맛본 떡볶이가 그렇게 매웠다고 한다. 어느덧 교환학생 기간이 끝나가고 있지만 아직 학교 앞 쌀국수 식당은 가보지 못했다.

방금효(국어국문학과 석사 2차)
왕홍신(국어국문학과 석사 2차)
중국에서 온 두 명의 국어국문학도. 동향 사람이라 더욱 친해진 그들은 맛집을 찾아다닌다는데.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국밥집이나 재래시장에 있는 구수한 분위기의 식당을 좋아한다고. 학교 근처 식당 중에서는 특히 정문 골목에 있는 ‘단○’를 추천했다. 그곳의 물냉면이 고향의 맛을 닮았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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