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미덕은 물론 교육과 연구다. 그래서 오늘도 중앙대는 분주하다. 안으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육성해야 하고 연구역량을 키워야 한다. 밖으로는 각종 평가지표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학이 사회에 기여해온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 있다면 이는 대학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왔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 에너지 비용 상승 등 에너지 절감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중앙대는 과연 어떤 준비를 하고 있고 중앙인은 어떤 환경 의식을 갖고 있을까? 또 다른 대학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중앙대 캠퍼스 자원의 사용현황과 중앙인의 환경 의식, 그린캠퍼스를 위한 타 대학의 노력을 들어보자.
 
▲ 중앙대 5년간 환경 비용 추이
 
‘서울그린캠퍼스협의회’ 부회장교로 출발한지 2년
노력은 있었지만 선결과제 여전히 많아
 
2013년 중앙대는 서울특별시 및 서울지역 34개 대학과 함께 ‘서울그린캠퍼스협의회’를 창립했다. 당시 중앙대는 고려대, 한양대와 함께 부회장교로 선출돼 2017년까지 연간 에너지 소비량의 10%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서울그린캠퍼스 공동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친환경 중앙대를 향해 달린지 약 2년. 중앙대는 그린캠퍼스 열풍을 타고 순항하고 있는지 중앙대의 각종 에너지 및 캠퍼스 자원 사용과 그린캠퍼스 사업 실태를 점검해봤다.

  서울캠, 방중 전력 사용량 더 높아

  양캠을 통틀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에너지는 단연 전력이었다. 2012년 서울캠의 전력 사용량은 3062만 5560kW, 안성캠의 전력 사용량은 1193만 4475kW로 양캠의 전력 사용량을 합산하면 4256만 35kW, 한해 전기세로 41억 7397만 770원을 사용했다.

  이후 전력 사용량은 감소 추세를 보여 지난해 서울캠은 2925만 2979kW를, 안성캠은 1247만 6371kW를 사용했다. 2012년에 비해 83만 685kW를 절약한 셈이지만 전기요금인상 등으로 인해 요금은 1억 4959만 8220원을 더 지출했다.

  특이한 것은 서울캠은 상주 학생 수가 적은 방학 중 전력 사용량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서울캠 시설팀 이병림 팀장은 “학교 전력의 대부분은 냉난방 시스템 가동에 사용된다”며 “특히 혹한기, 혹서기인 방학 중에는 전기 요금이 평소보다 높고 비효율적으로 강의실 냉난방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양캠은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서울캠의 경우 303관(법학관)과 305관(교수연구동 및 체육관) 지하주차장에 ‘스마트 전등 제어시스템’을 설치해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방지하고 있다. 이는 사람이나 자동차가 지나가지 않을 땐 전등을 자동소등하는 시스템으로 올해 겨울에는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주차장에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밖에 단열효과를 위해 지난학기 302관(대학원)의 창호를 교체했고 현재 105관(제1의학관)의 창호도 부분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하지만 연 8200만원의 비용 절감을 예상했던 LED 전등 교체사업은 아직 캠퍼스 내 전체 전등의 절반도 교체하지 못한 상황이며 교체 및 보수 사업 이외에 실질적인 절약 행동을 유도하는 캠페인도 존재하지 않았다.

  안성캠은 605관(제1음악관) 개별 실습실 내 심야전력 축열식 난방기를 설치하고 강의실 및 실습실에 LED 조명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성캠 시설관리팀 공용호 팀장은 “에너지 사용은 교육연구를 위해 지속될 수밖에 없고 교육연구 활동이 활성화될수록 그 사용량은 늘어나게 돼 있다”며 “에너지 사용을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수동적 방법 대신 기술적인 노력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적극적 방법으로 에너지 절약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수도 요금, 줄어들긴 했지만…

  서울캠은 상하수도 사용량 역시 증가 추이를 보였다. 이병림 팀장은 수도 사용량 증가 이유로 308관(블루미르홀)과 102관 등 건물 신축과 수도요금 상승, 서울캠 인원수 증가 등을 꼽았다. 서울캠은 상하수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학내 화장실 및 위생시설에 마련된 양변기와 세면대에 절수기를 부착했고 지난 2월 신축한 309관(2차 기숙사)에는 절수형 양변기 724개와 절수형 샤워헤드 730개를 설치했다.

  안성캠의 상하수도 사용량은 감소했는데, 안성캠은 전 건물에 수도꼭지형, 샤워헤드형 절수기를 2012년 1월부터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4년에는 2011년 수도 사용량 대비 15% 정도가 절감됐지만 지난해 1월 인문대 등의 학문단위가 서울캠으로 이전 통합되며 안성캠 학생 수가 감소했고 609관(구 생활과학관)을 폐쇄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어 온전히 절수기 설치로 인한 절감 효과라고 볼 수는 없다.

  잔반 줄이기의 딜레마

  양캠의 학내 식당 중 음식물 쓰레기를 중앙대에서 직접 집계 및 처리하고 있는 곳은 205관(학생회관) 뿐이다. 학생회관에는 참마루와 슬기마루, 카우버거가 자리하고 있으며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당시 5만 9865L였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지난해에는 8만 2080L로 5년간 2만 2215L 늘었다.

  이에 총무팀은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학기부터 ‘잔반 제로존’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회관에서 식사를 마친 후 잔반을 처리하기 위해 이용해야 하는 퇴식로에는 늘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잔반 제로존은 식사 후 잔반을 남기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퇴식로를 따로 만들어 기다림을 줄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서울캠 총무팀은 잔반 제로존을 설치하기 위해 식당 내 정수기 위치도 변경하고 배너를 통해 홍보도 하며 잔반 줄이기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배출량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듯 그 효과는 미비하다. 증가되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에 대해 총무팀 이경옥 과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배식 시 제공하는 식사량을 줄이고 추가 배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유지하려 했다”며 “하지만 학생들이 중앙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식사 제공량이 적다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토로해 점점 식사 제공량이 늘어나게 됐고 자연히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도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담부서의 부재부터 해결해야”

  중앙대에서 <기후변화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정인 교수(경제학부)는 “그린캠퍼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단일한 팀을 꾸려 관련 계획들을 심층적으로 발굴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중앙대가 서울그린캠퍼스협의회 창립 당시 채택했던 공동실천 선언문에서도 ‘대학은 그린캠퍼스 실천 기구를 설치·운영한다’는 실천사항을 게재해 단독적인 그린캠퍼스 전담부서 설치를 권고했다. 하지만 중앙대의 경우 아직까지 그린캠퍼스 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는 부재한 현실이다. 대신 건설 사업 및 각종 시설의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는 시설팀과 시설관리팀이 캠퍼스 내 시설 및 장비들을 친환경적 제품으로 교체하며 그린캠퍼스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김정인 교수는 “그린캠퍼스 전담팀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 내 최고 결정자들의 의사와 대학 구성원들의 환경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캠페인, 교육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이 대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제조기업 못지않게 에너지를 사용한다”며 “대학도 기업처럼 사회적 책임을 지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그린캠퍼스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