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과 함께 개강의 슬픔을 나누기 위해 찾아온 홍주환 기자입니다. 혹시 ‘학사구조개편 대표자 회의(대표자 회의)’를 기억하시나요? 이미 대표자 회의를 기억 저편으로 보내버린 독자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희미해져 가는 그 이름을 끄집어 올려 대표자 회의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대표자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 같으니까요.
 
 대표자 회의는 학부학사구조개편 발표 이후 본부·학생·교수·직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하기 위해 지난 4월 9일 처음 열렸습니다. 대학본부가 처음으로 ‘학부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을 발표한 시기가 지난 2월 26일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표자 회의를 결성한 시기는 늦은 감이 없지 않죠.
 
 늦은 만큼 대표자 회의에 거는 기대도 컸습니다. 하지만 초기부터 대표자 회의는 난항을 겪어야 했는데요. 대표자 회의 참석자들의 동의 없이 의제와 운영방식을 대학본부가 미리 결정했기 때문이죠. 이에 반발하며 이강석 교수협의회장(생명과학과 교수)이 항의 방문했고 교수 대표위원 1명이 중도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2차 회의에서 신광영 교수(사회학과)를 단독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대표자 회의의 주요 의제를 결정하면서 갈등 양상은 해소됐습니다. 1·2차 회의에서 대표자 회의의 기틀을 마련한 셈이죠.
 
 기틀을 잡고 나서야 학사구조개편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3차 회의는 정시에서만 전공선택제의 모집 인원을 뽑기로 결정했는데요. 4차 회의에선 전공선택제로 선발된 학생들의 전공선택 시기가 1학년 2학기로 정해졌죠. 5차 회의에선 내년부터 전공선택제로 뽑힐 학생에 대한 학과별 진입 상한 비율을 정했는데요. 2015년 입학 정원을 기준으로 100명 이상인 학과의 진입 가능 인원은 105%, 100명 미만의 학과는 110%로 한 것입니다. 6·7·8차 회의는 전공선택제로 입학할 학생들에 대한 교육 방안을 의논하는 자리였습니다. 참석자들은 전공선택제로 입학할 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제도로 단대별 ‘지도교수제’를 내놓았고 그 기간을 1년으로 제한했습니다.
 
 이후 달려왔던 대표자 회의는 숨을 고르듯 약 한달간의 휴식기를 가졌습니다. 이미 2016년 입학생부터 적용될 학사구조 개편안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 마무리됐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지난 7월 1일 모인 9차 회의에선 대표자 회의의 존속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당시 안성캠 강전호 총학생회장(연희예술전공 4)이 대표자 회의의 존속에 반대했습니다. 강전호 총학생회장은 “대표자 회의의 의제가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모이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회의 존속에 반대한 이유를 밝혔죠. 하지만 강전호 총학생회장을 제외한 전 참석자가 대표자 회의의 존속에 동의해 회의 존속이 결정됐습니다. 대표자 회의가 학내의 갈등적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형성된 조직인 만큼 각 주체의 의견을 교환할 소통 창구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죠. 하지만 학사구조개편에 대한 논의가 끝맺음된 시점에서 대표자 회의의 추후 방향에 대한 고민은 필요했습니다.
 
 그 고민에 대한 논의는 지난달 27일 열린 10차 회의에서 이뤄졌습니다. 신광영 전 위원장(사회학과 교수)이 개인 사정으로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 강태중 교수(교육학과)가 새로운 위원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위원장 변경과 더불어 앞으로의 회의 운영방식도 변경됐는데요. 대표자 회의를 비정기 회의로 만들고 소수의 대표자로만 소위원회를 구성해 정기 회의를 갖기로 했습니다. 대표자 전체가 모두 모이기도 힘들뿐더러 의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에는 소수의 대표자가 모이는 것이 낫다는 견해가 우세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직 소위원회의 인원 구성, 의제 등 새로운 대표자 회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 대표자 회의는 업데이트를 막 시작했습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대표자 회의가 앞으로 나아갈지 뒷걸음질 칠지는 아직 미지수죠. 소위원회의 구성에서 주체별로 뽑힌 대표의 균형이 적절할지, 대표자 회의가 중앙대가 맞닥뜨릴 사안을 잘 처리해갈지 등 앞으로 대표자 회의의 행보에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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