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OECD 국가 중 문서 이해 능력 최하위(한국일보, 2005/04/07)였던 우리나라가 10여년이 흐른 지난해에도 문서 이해 능력은 여전히 최하위(KBS, 2014/11/24)로 ‘실질문맹률’은 나아진 것이 없다. 그 이유는 ‘독서 부재’와 여타 문제에 있지만 그중 문장 표현보다 직관적으로 문서를 이해하는 시각적 자극에 집중하는 시대적 흐름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문서 이해 능력은 대학 졸업 후 취업과 맞물려 기업이 요구하는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이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양 강의는 교수자와 학습자가 강의를 어떻게 교수하고 학습하느냐에 따라 그 질감이나 부피가 천양지차이다. 예전의 국어 교양 강의라면 주어진 교재의 내용을 낭독하고 몇줄의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근래의 국어 교양 강의는 많이 달라졌다. 중앙대의 경우는 『현대인의 언어와 표현』, 『현대인을 위한 글쓰기 기술』, 『생각과 글쓰기』, 『다빈치 글쓰기』 등 2005년부터 현재까지 교재명만 달라졌을 뿐 수업 내용의 변화는 없었다. 이러한 교재를 사용하는 교과목들의 개설 목적은 언어 이해와 글쓰기 능력 향상이다. 그러나 독서 부재는 대학에서 해결할 수 없으며 그것의 필수적인 결과물인 언어 이해 또한 타고난 경우 아니면 요원한 일이다. 독서와 글쓰기를 교양 수업 2시간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1·2학년에 이수해야 하는 교양 수업과 3·4학년에 이수해야 하는 교양 수업을 구분하여, 1·2학년에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을 이수하고, 3·4학년에는 <인문·사회 논문 쓰기> 혹은 <인문·사회 논문 세미나>등의 교과목을 필수도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민주사회의 꽃이 투표라면 대학의 꽃은 논문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은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기술·소양을 산업 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으로 정부가 산업 현장의 직무 수요를 분석해 제시한 것이다. 이것은 교육과 자질이 현장에 맞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지속적으로 학문 연구를 이어갈 인재를 키워내는 것도 중요한 목표이자 사명이다. 사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논문에 있다. 
 
  1·2학년에 이수 가능한 <국가직무능력표준>은 직업기초능력인 <문서이해능력>과 <문서작성능력>이다. 취업률이 대학의 평가를 좌지우지하는 현실에서 문서 이해 능력은 중요하다. 문서가 무엇인지 굳이 밝히자면, ‘글이나 기호 등으로 일정한 의사나 관념 또는 사상’을 나타낸 것이며 소유권이나 권리를 표시한 증서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빅데이터 분석표·월급명세서·원천징수 영수증 등 수다한 문서들이 존재하지만 실질문맹률 하위인 우리에게 이 모든 문서들은 때로 암호와도 같이 다가온다. <문서이해능력>과 <문서작성능력>에 <경청능력>과 <의사표현능력>을 갖춘다면 이 사회에 나설 기본적인 준비는 끝난 것이다.
 
 
이연숙 강사
교양학부대학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