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에 1학년이 지나 2학년이 됐고 이제는 3차 학기마저 끝나간다. 중앙대학교에서 보낸 3학기 동안 내게 가장 뜻깊었던 일을 묻는다면 당연히 과 생활을 열심히 한 것이다.

  나는 아시아문화학부 중국어문학전공 소속이다. 학부로 입학한 나는 1학년 때 전공이 정해지지 않아 2학년이 돼서야 학과 집행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대신 1학년 때는 중국어문학전공 원어연극 소모임인 ‘혈연’에 참여했다. 중국어 실력이 좋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고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동기들과 더 친해질 수 있었고, 이 소모임에 참여하지 않은 동기들 보다 많은 선배와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내 입으로 말하긴 조금 쑥스럽지만 과 생활을 열심히 한다는 이유만으로 선배들로부터 귀염도 받았다.

  본격적인 과 생활은 겨울방학 이후 학과 집행부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시작했다. 집행부에선 방학동안 새내기 배움터(새터)를 준비했다. 물론 나는 새터의 주체도 아니고 전공학생회장도 아닌지라 모든 일을 총괄하지 않았다. 하지만 맡은 바 최선을 다했다. 작년에는 선배들이 만들어준 판에서 노느라 몰랐지만 올해 직접 새터를 열어보니 신경 쓸 것들이 참 많았다. 전체적인 계획에서부터 사소한 준비물까지 모두 세세하게 신경을 써야 했다. 힘들긴 힘들었지만 1학년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얻었다. 새터에서는 다른 과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새터준비위원회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은 다들 정말 ‘진국’이다. 모두 과에 뼈를 묻을 정도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로 나에게는 자극제가 됐다.
 
  집행부의 일은 새터로 끝나진 않았다. 중국어문학전공 개강총회, 선·후배 대면식, 중국어문학전공 총엠티, 전학대회, 인학대회, 주점, 부스사업 등 지금까지도 엄청난 양의 일을 하고 있다. 집행부 회의도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주말까지 반납하면서 열심히 일했다. 물론 내가 일쟁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2학년 과대표(과대)라는 책임감도 있었다. 
 
  앞서 말했듯 나는 2학년 1학기 과대이기도 하다. 과대 일 역시 만만치 않았다. 과잠바를 새로 만들었으며 한 달에 한 번씩은 운영위원회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동기 엠티를 못 간 것이 한이 되긴 하지만 과대로서 역할을 다하려 노력했다. 집행부 활동이 과대 일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나 학과가 운영되는 방식이나 학생회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내가 직접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즐거웠다. 하지만 주체적일 수 있었던 만큼 질책도 많이 받아야 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부족한 것이 있었고, 그 부분에서 많은 질책을 받았다. 
 
  한마디로 줄이자면 ‘과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은 정말 힘들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우선, 사람을 얻을 수 있다. 넓은 인맥을 통해 이익을 챙긴다는 뜻이 아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었고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주체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든 일에서 주체적인 태도를 가지게 됐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런저런 뒤로 도는 이야기 말고도 이후 살면서 쓸 법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집행부는 학생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단체이다.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실수가 있고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집행부가 열심히 노력했다는 사실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비난이 아닌 비판은 다들 달게 받을 각오는 되어있는 사람들이니 부족한 부분은 따끔하게 지적해 줬으면 좋겠다. 집행부도 같은 학생인지라 부족하고 배워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정준 학생
중국어문학전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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