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대신문 사람 면에는 대학생들의 행복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행복, 그거 별거 아니지’라는 기사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실 대학생들에게 행복이란 거창한 무언가에서만 얻을 수 있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길을 지나다 마음에 드는 음악을 듣거나, 날씨 좋은 날 연인의 손을 잡고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쉽게 행복에 젖을 수 있다.
 
  때때로 행복은 그만큼 사소하고 여린 것이라 얻기 쉬운 만큼 잃기도 쉽다. 길을 걷다 입이 험한 사람을 보았을 때, 사람이 많아 원하는 메뉴를 먹지 못했을 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서서가야 하는 때와 같은 상황들은 우리의 행복을 너무 쉽게 앗아가고는 한다. 그리고 사실 그와 같은 사소한 행복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얻는 일보다 잃는 일이 더욱 많은 편이다. 그것은 비단 필자 본인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3,406,000원. 인문대를 기준으로 우리가 이번 학기 지불한 등록금의 액수이다. 중앙대에 적을 두고 있는 모든 이들은 ‘최소한’ 340만원을 내고 이 곳에 다니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가 행복의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사회라면 대학생들은 적어도 대학 내에서 행복을 잃는 일보다 얻는 일을 늘리고자 충분하고도 넘치는 돈을 지불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렇다.
 
  매 공강 점심시간마다 정문과 후문을 오가는 사람들은 원하는 메뉴를 어렵게 정하고 식당으로 향한다. 하지만 붐비다 못해 넘치는 사람들을 보고는 실망하며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수강신청 기간이면 자신이 바라는 강의를 듣기위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학기의 경쟁 속으로 일찌감치 들어선다. 계획했던 수업을 하나라도 놓치는 순간 16주가 단숨에 지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방학과 학기 중을 가릴 것 없이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위해 고군분투하느라 언제나 피곤과 스트레스에 절어있는 학생들은 이미 한 둘이 아니다. 그런 순간순간에 당연하게 느껴야할 행복들은 참으로 쉽게 상실된다.
 
  2008년에 입학했던 학교는 당시의 문제들이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 약속했다. 그때의 근거는 이미 무산되어 버린 하남캠퍼스의 건립이었다. 해를 거듭하며 그것이 인천캠퍼스로 변화했다가 이제는 310관 건축으로 축소되었다. 과연 만 오천여명이 오가는 현재 서울캠의 공간 문제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불편들이 거대한 건축물 하나로 말끔히 해소될까를 자문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고 싶다.
 
  도대체 나는 무엇 때문에 2008년 당시에 다니지도 않을 미래의 편의를 바라보며 불편을 감수했던 걸까. 그리고 앞으로 학교를 다닐 당신들은 얼마나 더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더불어 다가올 행복을 기대하며 지불했던 그 시간과 돈들이 ‘우리의 행복’이 아닌 다른 소수의 욕심을 위해 소비된 작금의 상황을 보며 우리는 어떠한 감정을 느껴야할까.
 
이상준 학생
역사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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