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의 꿈,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니다
  • 안지연 기자
  • 승인 2015.05.2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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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된 욕망과 소망을
‘꿈 속’에서 푼다
 
한 여자가 자신의 조카가 죽어서 장례식을 가는 흉흉한 꿈을 꿨다. 너무나 사랑하는 조카가 죽는 꿈을 꾸다니, 그녀는 너무나 무섭고 불길한 나머지 당시 정신과 의사였던 프로이트를 찾아갔다. 프로이트는 상담과 최면을 통해 그녀의 무의식을 알아낸 후 첫 운을 뗐다. “꿈은 소망의 충족입니다.”
 
 순간 여자는 당황했을 것이다. 자신이 조카가 죽길 바란다는 것인지, 잠시 죄책감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완전한 대답을 듣고 그녀는 안심했다. 알고 보니 그녀는 몇해전 다른 장례식에서 봤던 남성에게 반했지만 그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어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자 포기했던 것이다. 잠깐 반했던 남자를 보고 싶은 그녀의 욕구가 ‘조카의 장례식’이라는 꿈으로 표출됐다.
 
 ‘조카의 장례식’과 같은 황당한 꿈을 누구나 한 번쯤 꿔봤을 것이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꿈은 무의식적인 생각이나 소망에 의한 것이며 이를 ‘잠재몽’이라 설명했다. 꿈은 의식하지 못한 본능과 무의식을 분출하고자 꾸는 것이기 때문에 잠재몽은 꿈을 꾸게 하는 실제 원인이다.
 
 꿈에서 깬 우리들은 도대체 왜 이런 꿈을 꾸는지 의아하다. 어이없는 꿈들을 회상하기도 하는데 이 회상하는 내용을 프로이트는 ‘발현몽’이라 말한다. 꿈은 잠재몽을 근거로 하지만 실제 회상되는 내용은 발현몽이다. 잠재몽은 억압된 무의식과 본능으로 의식이 받아들이기엔 적나라하거나 용납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꿈을 꿔도 의식은 조금 깨어있으므로 의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잠재몽을 왜곡시킨다.
 
 프로이트는 잠재몽이 발현몽으로 변형되는 과정을 ‘꿈작업’이라 했다. 꿈작업은 농축(Condensation), 전치(Displacement), 상징표상(Symbol representation), 이차각색(Secondary revision)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농축은 하나 이상의 충동과 소망 및 욕구들이 이미지로 나타나는 과정이다. 욕망은 다양하므로 여러 욕구들이 하나의 꿈을 통해 분출될 수 있다. 전치는 프로이트를 찾아간 여환자처럼 어떤 대상과 연관된 충동이나 소망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고 다른 대상으로 전환되는 것을 뜻한다.
 
 상징표상은 추상적이고 복잡한 감정들이 단순하고 집약된 이미지로 상징되는 것이다. 태몽에서 흔히 나오는 뱀은 남자의 성기를 뜻하는데, 이러한 태몽은 남자아이를 낳고 싶은 욕망이 뱀이라는 이미지로 표상됐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이차각색은 꿈을 보다 논리적으로 보이게끔 만드는 과정이다. 다 큰 여성이 어렸을 적 아빠와 같이 목욕했던 추억을 그리워하는데 이 장면을 그대로 꿈꾼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의식이 허용하는 수준에서 단순히 아빠와 나란히 걷는 꿈으로 바뀌는 것이 이차각색이다.
 
 그래서 꿈은 비논리적인 동시에 논리적이다. 무의식과 의식의 혼재 속, 알 수 없는 소망이다. 알 수 없기 때문에 깨어나면 오히려 깊은 잠을 방해했다고 괜히 짜증이 난다. 하지만 프로이트에 따르면 짜증 낼 필요가 없다. 현실에서 억압된 분노와 욕구를 꿈속에서 푸는 것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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