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단어를 사전에 찾아보면 세 가지 뜻이 나온다. 첫째는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이다. 둘째는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셋째는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이다. 꿈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일 수도 있고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은 헛된 기대일 수도 있다는 점이 매우 모순적이다. 아마도 꿈을 이루지 못하고 헛된 기대가 돼버린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 단어가 상반되는 두 뜻을 함께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꿈일텐데 다들 왜 이루지 못하고 헛된 기대에 그치게 되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온전한 자신의 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온전히 내가 욕망하는 꿈이 아니라 내 가족이 바라고 이 사회가 권장하는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권하는 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작은 장애물도 큰 고통이 된다. 남이 원하는 것을 위해 내 즐거움을 포기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전한 내 꿈을 찾으면 객관적인 상황이 아무리 열악해도 이겨낼 힘이 생긴다.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애초에 꿈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남들 보기에 그럴듯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많은 경험을 해보고 오랜 시간 고민하면서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알아가야만 한다. 문제점은 우리 사회의 제도권 교육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하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대학에서 공부를 하기위해 국어, 수학, 영어 등 이른바 중요 과목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위 과목들 때문에 다른 과목이 정해진 수업 횟수를 채우지 못하는 파행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라도 온전한 자신의 꿈을 찾을 여유를 가져야한다. 여기저기서 술 마시고 다음 날 정오에 일어나는 그런 20살 신입생의 여유가 아니다. 사회가 권하는 대기업, 공무원으로 자신의 꿈을 섣불리 정하지 말고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라는 뜻이다. 대기업, 공무원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좋아하지 말고 해당 업종과 직무가 나에게 맞는지 알아봐야 한다.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중국어도 배워보고, 다른 학과 전공 수업도 들어봐야 한다. 남들이 기피하는 서비스업이나, 주전공이 아닌 다른 전공이 오히려 나에게 잘 맞을 수도 있다.
 
  사실 나도 아직 꿈을 찾지 못했다. 주위에선 차분하고 정직한 성격이 공무원과 잘 맞을 것이라며 추천하고, 나도 이에 동의한다. 하지만 한창 꿈을 찾아야할 대학 1, 2학년 때 술 마시고 늦잠 자는 여유를 즐긴 탓에 나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서 제대 후에 치열하게 꿈을 찾고 있다.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전단지 나눠주는 아르바이트였다. 최근 이슈가 되는 ‘을’의 입장을 경험해보고 싶었고, 앞에 나서지 못하는 소극적인 성격을 탈피하고 싶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하며 전단지 나눠주는 것이나, 냉랭한 거절을 받아들이는 것 모두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이 경험도 꿈을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라는 확신이 있었다. 아르바이트 다음엔 진짜로 말이 통하는 영어가 하고 싶어 문법이나 독해 없는 순수 말하기 위주의 영어 강의를 듣고 있다. 또 수학이 싫어 멀리했던 경제를 이젠 알아야 겠다는 다짐으로 경제 강연 프로젝트를 수강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벌여놓은 수많은 일들 중 내 길이 하나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어딘가 있을 길을 찾기 위한 이정표는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치열한 여유를 마음껏 즐긴 후엔 온전한 내 꿈을 가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정명균 학생
역사학과 3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