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역사로 보는 스마트폰의 미래
  • 중대신문
  • 승인 2015.04.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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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40년 아편전쟁 당시 대청제국의 해군은 천비 해전에서 영국의 군함도 아닌 동인도회사의 상선 몇 척에 대패를 당한다. 이 전투를 놓고 역사가들이 기관총을 든 영국에 중국은 칼을 들고 맞섰다고 할 만큼 양쪽 기술력의 차이는 현격했다. 15세기경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조선술과 항해술을 자랑했던 중국 함대의 위용은 영국 상선의 포격에 바닷속으로 침몰했다. 이후 중국은 열강의 지배 아래 半식민지가 되어 허덕이게 된다. 알다시피 중국은 종이, 나침반, 화약을 개발했을 정도로 한 때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였다. 그러나 2차 아편전쟁을 치르면서 수도 베이징 코 앞인 톈진까지 영-프 연합군이 몰려오는 수모를 당한다. 스마트폰 이야기에 뜬금없이 아편전쟁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스마트폰 하면 애플, 구글, 삼성 등의 하이테크 기업과 각종 첨단기술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기술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세계역사를 통해 스마트폰의 미래를 예측한다? 관련이 없다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의 속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다. 그러한 인간의 속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역사를 익히는 일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일에도 도움을 준다. 기술의 발달에 인문학적 요소가 필요한 이유다.

iOS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운영체제에 따라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iOS를 사용하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그것이다. 블랙베리나 윈도폰도 있지만 비중이 너무 작기 때문에 제외하기로 한다.운영체제를 비교해보면 iOS는 애플에 의해 모든 것이 통제된다. 통일적 제품군만 출시되기 때문에 어플의 최적화도 쉽고 보안도 철저한 편이다. 반면 안드로이드는 구글에 의해 모든 것이 통제되지 못한다. 각 스마트폰 제조사에 많은 자율권을 준다. 따라서 구글 이외에도 다양한 회사에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된다. 워낙 많은 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플도 최적화가 어렵고 보안도 iOS에 비해 허술한 편이다. 이것만 보면 아이폰이 가장 뛰어나 보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통제와 자율성이다. 이것이 iOS와 안드로이드의 가장 큰 차이다. iOS는 통제를, 안드로이드는 자율성을 뜻한다. 이 맥락에서 iOS는 중국, 안드로이드는 유럽으로 비유가 가능하다.

 중국인들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일 국가 체제를 매우 중요시한다. ‘하나의 중국’은 지금도 그들의 슬로건이다. 과거 한나라에 의해 하나의 왕국이 설립된 이후 한무제는 오로지 유학만을 지배 이데올로기로 인정하는 독존유술(獨尊儒術)을 시행하였다. 중국을 통일하는 왕조는 늘 유학을 가치규범으로 내세웠으며 다른 사상은 통치규범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왕조가 바뀌는 일은 있을지언정 지배 이데올로기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따라서 중국이라는 단일 국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국가의 규범(유학)을 익혀야 했다. 그 규범은 오랜 시간 아주 잘 작동해왔다. 그 증거로는 왕조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들 수 있다. 한(漢)대의 적련(赤眉), 황건(黃巾), 오두미교(五斗米敎) 등은 물론 후대의 백련교(白蓮敎; 불교의 아미타 정토)나 태평천국(太平天國; 기독교 유래)등이 그것이다. 이들의 특징을 보면 모두 反유가나 非유가라는 점이다. 유학을 숭상하는 이들은 천하의 모든 곳이 다 왕토이며 모든 사람이 다 천자의 신민이라는 사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반란을 꿈꾸지 못했던 것이다. 위에서 보듯 독존유술은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이 상태에서 중국은 오랫동안 하나의 국가체제를 유지하며 황제의 명령이 온 국토에 모두 시행되는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이루게 된다.

 중국은 명나라 때 해금 정책을 내렸다. 해금령(海禁令)은 명 건국 당시인 1368년 처음 반포되어 1684년 폐지될 때까지 300년 넘게 이어졌다. 명 태조는 ‘한 조각의 널빤지도 바다에 띄우지 말라’고 명령하여, 개인이 선박을 만들어 무역에 종사하는 일도 금지시켰다. 만주족의 청나라도 북방민족인지라 바다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었고 대만을 근거지로 한 반청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해로를 계속 봉쇄했다. 자연히 조선술과 항해술은 퇴화되었고 그 대가는 아편전쟁 때 아주 비싸게 치르게 된다. 이렇듯 중국이 패배한 원인을 찾자면 ‘하나의 사상’의 고집과 ‘만성적 통일상태의 누적’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유럽은 만성 분열 상태로 오랜 시간을 경쟁하며 지내왔다. 종교도 다르며 종족도 달랐다. 자신의 조국과 맞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로 갈 자유 또한 있었다. 중국과는 달리 개인의 창의력과 역량을 발휘할 무대가 넓었던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콜럼버스다. 콜럼버스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포르투갈의 왕 주앙 2세에게 대서양 항해 탐험을 제안하지만 거절당한다. 이후 에스파냐의 여왕 이사벨의 후원으로 항해를 떠나 신대륙을 발견하고 막대한 부를 쌓는다.

 마젤란도 포르투갈의 하급귀족 출신으로 에스파냐로 건너와 국왕 카를로스 1세의 허락을 얻어 탐험을 떠난다. 이렇듯이 조국과 자신이 맞지 않으면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으며 경쟁에 도움이 된다면 다른 나라의 탐험가들을 받아들여 지원하였다. 이 과정에서 국적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렇듯 유럽은 국가 간 갈등과 반목, 분열을 반복하며 그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해외 식민지 개척에 열을 올린다. 만약 유럽에 해금령이 내려졌다면 지켜질 수 있었을까? 유럽의 국가 중 한 곳이 해금령을 내렸다면 경쟁에서 밀려 자연 도태되었을 것이고 그 나라의 백성들은 다른 나라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배를 타고 나갔을 것이다. 자율성과 분열에 근거한 유럽의 경쟁력은 어느새 기술력을 키워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게 된다. 만성적 분열상태가 기술 발달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 일러스트 전은빈씨

스마트폰의 미래
 앞서 중국이 아이폰, 안드로이드가 유럽을 닮아있다고 했다. 하나의 조직, 중앙의 명령이 모든 것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제왕권과 iOS는 닮았다. 반면 다수의 조직이 자율성을 가지고 경쟁을 벌인다는 점은 유럽과 안드로이드가 닮았다. 아이폰 유저들은 종교처럼 애플을 따르는 경향도 왕왕 보여준다. BBC 다큐멘터리에서 애플의 팬에게 애플사의 제품을 보여주고 뇌 속의 반응을 살폈더니 종교 신자가 신의 형상을 봤을 때와 같은 뇌의 반응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는 마치 유학에 경도되어 배신할 생각조자 못하는 과거 중국인의 모습과도 통한다. 반면 안드로이드는 중구난방이다. 제조사별로 자치권을 발휘하기가 쉽다. 또 안드로이드 사용 제조사끼리도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는 폰 제조사에 대해 충성심도 그다지 없다라는 점까지 유럽과 닮아있다.

 과거 중국은 유럽의 굴기 전까지 세계 최강국이었다. 그러다 유럽의 굴기 이후 급격히 쇠락하였다가 최근 다시 굴기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마저도 아이폰, 안드로이드의 그것과 흡사하다.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기는 건 중국(아이폰)일까? 유럽(안드로이드)일까? 독자들의 판단에 맡겨본다.
심호남 강사
교양학부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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