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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사기획
"마, 그래도 남자는 군대 나와야 사람 되는 기다"
심우삼 기자  |  wu32@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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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6  14: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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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모자이크’는 하나의 시사 사안을 모자이크의 한 조각으로 보고 이 사안들의 함의를 모아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내 보는 기획입니다. 연관성 없어 보이는 작은 조각들이 전혀 다른 큰 그림을 만들어내는 모자이크와도 같은 셈이죠. 이번주 NEWS 모자이크는 인기리에 방영되는 ‘진짜사나이’를 한 조각으로 해서 ‘군대에 가지 않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요즘 여군 특집으로 더욱더 인기가 많은 진짜사나이. 하지만 최근 ‘일반 병사에 대한 가혹 행위와 부조리 등으로 비판받아야 할 국군이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미화되는 것은 문제다’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짜사나이가 방영되기 전부터 한국 사회 곳곳에는 군대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진짜사나이를 통해 군대 문화가 대중의 예능아이템으로 등장하면서 군대를 가지 않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소외 또한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주 시사기획은 군대 문화가 남자의 전유물에서 사회의 문화 아이템으로 등장한 현시점에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이들이 느낄 사회적 소외와 편견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고생 안 했다는 생각에 더 큰 반감
군대를 경험해야 사회생활도 더 잘한다는 생각

 
 
   
 
군필자들의 이유 있는 편견
눈을 지그시 감고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 누구에게나 하나는 있다. 대개 그런 기억들은 맹맹하고 싱겁기보다는 강렬하고 통렬해서 깊이 패인 상처에 덧댄 새살을 만질 때처럼 다행스럽기도 하고 뭔가 아찔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끝난 것이 다행인 일, 그런데 너무나 많은 것들을 쏟아낼 수 있는 기억.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군대는 그런 것이다.

‘군대의 기억’이라는 것이 그래서 무섭다. 2년간의 뇌리가 남성 문화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학연·지연·혈연에 이어 군연(軍緣)이라는 네 번째 질긴 연처럼, 군대는 남자의 일생 내내 그 특유의 매캐한 짚불을 피워낸다. 함께 쬐는 이들은 따뜻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무척이나 눈 따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식을 듯 식지 않는 장작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군필자들에게 모두가 가는 군대의 길을 걷지 못한 외로운 이들은 어떻게 비칠까.
 
일단 부정적인 생각부터 든다
정해진 군 복무 기간을 모두 마치고 병장 만기 전역을 한 군필자들은 군 면제자나 공익근무요원들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있었다. 2년간 어렵게 군 복무를 마친 사람들에 비해 덜 고생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유경수 학생(가명·사과대)은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친구들이 군대에 갔다 왔다고 할 때 ‘너 군대 안 갔잖아’라며 지적한다. 현역 복무를 한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유경수 학생은 “내가 영하 20도에서 숙영하며 훈련하는 동안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친구들은 따뜻한 방에서 잔다고 생각하니 못마땅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공익은 술자리에서 낄 데가 없다’는 말은 우스갯소리로 자주 사용된다.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학생들을 얕잡아 보는 말이다. 정태현 학생(경제학과 3)은 “현역으로 복무한 사람들이 서로 고생했다고 생각하니 공익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위에 그런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군대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김승준 학생(가명·해외 유학)은 “군필자의 경우 어쩔 수 없이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자들을 편파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군 복무라는 의무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역 복무를 하지 않고 쉽게 쉽게 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군대 가야 사람 된다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이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없다’고 말한 취재원들도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사회적인 편견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는 편이었다. 김동언 학생(제주대 컴퓨터공학과)은 “요즘은 왠만큼 몸이 좋지 않은 이상 다 현역으로 간다”며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이들에게 사회적으로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몸에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몸에 하자가 있을 것이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것이다.

보통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이 실수하면 ‘군대를 안 가서 빠릿빠릿 하지 않아’라고 말한다. 이는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이들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말이다. ‘군필자들이 사회생활을 더 잘한다’는 관점을 나타낸다. 사람들이 말하는 사회생활이란 ‘조직에 융화되는 것’, ‘상급자에게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 ‘업무를 신속하게 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군대도 사회생활과 비슷한 면이 많기 때문에 ‘현역 복무자들이 이를 더 잘할 것이다’는 논리다. 유경수 학생도 이에 동의한다. 유경수 학생은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이 단체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일 처리가 빠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윗사람에 대한 예의’가 부족한 것 같다는 인식도 있었다. 군대에서 배울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희범 학생(가톨릭대 국사학과)도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데 있어 훨씬 능숙하다”고 말한다. 평균적으로 볼 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데 익숙하지 않던 사람들도 군 전역 후 협동하며 일하는 것에 있어 훨씬 자연스러워진다는 것이다. 이인수 학생(경영학부 3)은 “현역 복무를 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기존 사회에 더 잘 녹아들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좋은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인수 학생은 “기존의 사회가 군대의 부정적인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며 “군대의 경직되고 수직적인 문화에 익숙해진 것이 긍정적인 능력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김승준 학생도 “사회와 군대는 다른 문화여야 하는데 군 문화가 사회에 깊숙이 틀어박혀 있어 고정관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정관념이 아니라 경험한 것이다
현역 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시선은 취업과 같은 사회적 영역에서도 은연중에 드러난다. 10대 그룹의 인사 임원으로 근무했던 김경성(가명)씨는 ‘군필과 미필에 대한 서류전형의 차별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일 경우 군필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이 ‘조직에 더 잘 적응할 것이다’는 이미지가 있다는 것이다.

김경성씨는 임원 면접 진행 시 군필자들에게 ‘군은 어디를 갔는지’, ‘병과는 무엇이었는지’ 항상 묻는다고 했다. 기업에서는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얼마나 조직에 잘 적응하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군에서 어떤 조직에 몸담고 어떤 일을 했는지 들어봄으로써 그 사람이 회사의 조직생활을 하는데 어떤 역량을 보일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현역 복무 여부는 인사담당자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는 ‘군대를 갔다 온 이들이 조직에 더 잘 적응할 것이다’는 이미지는 단순한 편견이 아닌 기업 내부에서 경험적으로 쌓여온 것이라고 말한다. 김경성씨는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이 조직에 잘 적응하고, 회사의 규율이나 상사의 지시에 잘 따른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단순히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직장인이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경험적으로 판단하고 이해한 것이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지성현(가명)씨도 같은 생각이다. 중소기업 또한 신입사원 채용 시 군필 여부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군 생활을 한 사람이 조직에 들어와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공문을 작성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지성현씨는 “하다못해 행정병으로 근무한 친구들은 따로 교육을 안 해도 공문 작성하고 전송하는 데 익숙하다”고 말한다. 상사를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장교와 선임 등과 군 생활을 한 군필자들이 상사를 대하는 데 더 능숙하다는 것이다. 지성현씨는 “사용자 입장에서 살펴보니 군대를 나온 친구들이 상사에게 더 잘하는 구석이 있다”며 “군대를 나오지 않은 친구들은 그런 부분에 있어 조금 미숙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조금 더 빠르냐 늦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인다. 소위 사회생활에 필요한 요소들과 같이 군필자들이 더 잘한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가르치면 된다는 것이다. 지성현씨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빠르게 조직에 융화되고 업무에 투입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군필자를 선호하는 것이다”며 “군대에서 배우는 것들은 시간을 들여 가르치면 될 문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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