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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심, 군대가 문제다군부심 진단하기
노채은 기자  |  esther@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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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5  22: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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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받지 못한 분노
군·사회 공동개선 필요해

 

   
▲ 문형철 기자가 '군부심'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성우 기자

‘통증’은 중요한 감각이다. 내 몸 어디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알려주는 유일한 경고이기 때문이다. 현역 복무자에게도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지금의 군체제는 이곳저곳, 참 많은 아픔을 준다. 현역 복무자는 자꾸만 화가 나고 이 화는 고스란히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쏟아진다. 연결된 두 가지 통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치료법을 강구해야 할까. 반군사주의 네트워크 ‘전쟁없는세상’의 이용석 운영위원과 외교·안보전문지 ‘디펜스21+’의 문형철 기자에게 들어봤다.

  ‘군부심’은 말 그대로 군대에 다녀왔다는 자부심이다. 그렇다면 왜 현역 복무자들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다녀오는 군대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일까. 또 왜 군대에 가지 않은 이들에 대해서는 무시와 차별을 감행하는 것일까. 자기가 속한 집단에 자부심을 품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속성이다. ‘군부심’도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이용석 운영위원은 군부심의 또 다른 원인으로 ‘보상심리’를 꼽는다. 군에서 장기간 복무했던 것에 대해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을 심리적으로 보상받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문형철 기자는 군부심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뽑았다. 첫 번째는 과열되는 경쟁 위주의 사회 분위기이고 두 번째는 군 복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 없이 애국심만을 강요하는 ‘애국페이’다. 군은 상당히 경쟁적이고 배타적인 조직이다. 상관의 주관적 판단이 진급 여부에 깊게 개입되기 때문에 우리 부대와 내가 얼마나 주목받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부대의 결속력을 다지던 것이 기존의 ‘애대심’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회 또한 경쟁적이고 배타적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누군가를 이기는 방법만을 배운 아이들이 군이라는 집단을 거치면 차별의식은 더욱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군 복무에 대한 실제적인 보상 혜택이 없다는 점이다. 나라를 위해 20대 때 2년 가까운 시간을 군에서 보냈다. 하지만 나와 보니 남는 게 없다. 제대로 된 급료도 받지 못했고 대우도 엉망이었으며 인권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문형철 기자는 “이 억눌린 분노는 자연스레 아래를 향한다”며 “군에 못 간 약자들을 짓밟는 형태로 분노가 나타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무시와 모멸은 문화적, 제도적, 사회적 차별로 이어진다. ‘군대 다녀와야 사람 된다’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어지는 현실이 그러하다.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은 사람들’이 겪는 다양한 차별의 원인은 사회에 만연한 군사주의 때문이다. 군은 조직의 특성상 ‘상명하복’이라는 절대적인 규율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군대 안에서 청년들은 부당한 행위에 저항하지 않은 채 견디고 참는 법만 배울 뿐이다. 군 밖의 우리 사회는 이러한 과정을 ‘사람 된다’고 표현한다. 조직에 순응하고 토 달지 않는 노동력, 군대의 ‘나쁜 사회화’를 통해 청년들은 사회가 원하는 착한 노동력으로 재탄생한다. 당연히 군대를 경험하지 않은 자들은 다듬어지지 않아 노동력으로 쓰기 힘들다는 편견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러한 인식이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은 자들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는 것이다.

  ‘군대 다녀와야 사람 된다’는 말을 문형철 기자는 다르게 해석했다. 기성세대가 분단국가라는 특성을 토대로 만든 ‘안보 프레임’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그때 그 시절 안보를 지키기 위해선 청년들이 군을 기피해선 안 됐다. 그래서 기성세대는 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실제로 6, 70년대만 해도 군인들의 학력은 낮았고 군대는 이런 이들에게 새로운 문화나 기술을 가르치는 국민 재교육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장병들의 학력은 높아졌고 군의 재교육 능력은 저하됐다. 더 이상 군대 다녀와야 사람이 된다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데도 기성세대의 프레임은 여전히 남아버렸다. 그리고 이것이 ‘군대 안 다녀온 사람들은 미성숙하다’는 편견으로 발전해 사회·문화적 차별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왜 아픈지 알았으면 원인과 증상에 맞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용석 운영위원과 문형철 기자 모두 이 문제의 해결법으로 사회와 군에 대한 공동연구를 뽑았다. 이용석 운영위원은 먼저, 군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2000년대 이전의 군은 비판할 수 없는 성역이었다. 현재 유지되는 군의 운영체제와 규모가 적절한가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판단이 필요한 이유다. 더불어 ‘가고 싶지 않은 곳’을 최대한 그렇지 않은 곳으로 만드는 노력도 중요하다. 따라서 문형철 기자는 병력구조 및 인사복지체제의 개선이라는 장기적인 군 개혁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군 문제로 인한 사회·문화적 차별은 결국 군체제 보완을 통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형철 기자는 “군대에 가면 바보, 멍청이가 아니라 뛰어난 사람이라는 인식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군에 대한 사회의 의식구조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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