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6. 화가 난다!!
  • 박준이 기자
  • 승인 2015.04.05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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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나 잡지, 또는 휴대폰 어플로 운세를 본 적 있나요?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생년월일, 별자리, 띠를 가진 사람이 수없이 많은데도 운세를 볼 때면 항상 누구나 ‘다 내 이야기 같다’고 하면서 지난 하루를 돌이켜 보곤 하죠. 이번주 기자는 학생들에게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역시나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자신의 이야기라며 공감하더군요.
 
 

선배, 저 마음에 안 들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말’입니다. 말을 주고받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언어뿐만 아니라 화자의 말투나 표정, 맥락까지 의미 전달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같은 말이라도 어떤 표정을 지으며 어떤 말투를 가지고 말하느냐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가끔씩 다른 사람이 툭 하고 내뱉은 그 한마디가 유난히 거슬릴 때가 있습니다. 미묘하게 기분이 나쁘지만 딱히 잘못한 건 없는 것 같아 화를 내기도, 뭐라 대꾸하기도 이상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죠. 은근슬쩍 반말을 섞어 쓰는 후배에게 무시당하는 기분을 느꼈다는 A양과 ‘여우’ 과인 친구 때문에 화가 난 적이 있다는 K양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번 운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K양 공감되죠. 다들 한 번씩 겪는 일 일 거예요.


-혹시 최근에 이런 기분 느껴본 적 있나요?
A양 엊그제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저희 학과에 눈빛 자체부터 버릇없는 애가 있거든요?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반말을 섞어 쓰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 났어요.

-아, 그런 거 진짜 기분 나쁘죠.
A양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말에도 기본적으로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가 담겨 있잖아요.

-소위 말투가 ‘띠껍다’고 말하곤 하죠.
A양
네, 맞아요. 딱 그거에요. 그 친구도 제게 말을 할 때면 반말로 시작해서 존댓말로 끝내더라고요.

-그 친구는 A양에게 왜 그러는 걸까요?
A양
제가 사실 ‘빠른년생’이라 동기들보다 한 살이 어려요. 근데 그 후배가 저를 선배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나 봐요. 처음부터 ‘빠른년생인데 말 놓으면 안 되냐’고 물어보길래 제가 무조건 안 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걔가 그 이후에도 계속 ‘야! 야!’ 거리더라고요. 단체 카톡방에서도 저한테만 반말로 대답을 하는데 정말 거슬렸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A양
저도 그냥 참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왜 자꾸 반말해?’라고 하면서 계속 받아쳤어요. 물론 화를 내긴 좀 그래서 장난 식으로 말했죠.

-그 친구가 뭐라고 하던가요?
A양
“아, 죄송해요.”라고 하긴 했는데 뭔가 계속 찝찝했어요. 저만 괜히 ‘꼰대짓’ 하는 선배가 된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화를 내면 화낸 사람만 바보가 되죠.
A양
실제로 주변에서 ‘편하게 지낼 수도 있지, 왜 그러냐’며 오히려 제게 핀잔을 주는 거 있죠? 휴, 제가 지나치게 예민한 건가요?

-아니요, 당연히 기분 나쁠 수 있어요.
A양
저를 만만하게 보는 게 분명해요. 다른 사람들한텐 안 그러면서 유난히 저한테만 그러는 것 같더라고요.
K양 저도 그런 묘한 감정 느껴본 적 있어요. 이 친구랑은 경우가 좀 다르긴 한데, 제 주변에 여우같은 친구가 있거든요.

-어떤 일이 있었나요?
K양
얼마 전에 남자인 친구들과 섞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근데 그 친구가 갑자기 옆에 있던 다른 여자애를 보고 걔 다리를 가리키면서 “와, 너 다리 진짜 얇다!” 이러더라고요. 문제는 실제로 다리가 얇지 않은 친구였다는 거예요. 일부러 남자들 앞에서 민망하게 만들려고 그런 말을 한 거죠. 그 말을 듣고 그 친구 얼굴이 새빨개졌었어요. 제가 옆에서 대신 뭐라 하려다가 참았다니까요.
A양 그런 애들은 기본적으로 ‘나빼썅’이에요.

-그게 무슨 뜻인가요?
A양
‘나빼고 다 썅X’이란 말이 있어요. 은근히 심기를 건드리길래 화를 냈는데 오히려 저만 이상한 애로 만들어버리는 친구들을 말하죠.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K양
그냥 내버려두는 게 상책이에요. 괜히 말 꺼냈다가 나만 이상한 사람 되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그걸 모르나요?
K양
모르죠. 보통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기 애매한 정도라 그냥 넘겨버리곤 하거든요.
A양 그런 애들은 뭐라고 할 수 없도록 교묘히 피해 가는 게 있어요. 그런데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다들 알게 되더라고요. 피해자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쟤 좀 이상하지 않아?’, ‘아, 너도 느꼈어? 나도, 나도.’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퍼져나가게 되죠. 결국엔 모두 실체를 알게 되고 그런 친구들은 혼자 남게 되더라고요.

-여기 계신 네 분 중엔 그런 분은 없죠?
K양
그럼 저희가 같이 안 놀겠죠. 저희는 그런 짓 할 줄 몰라서 여우같은 사람들 진짜 싫어해요.
 
 
 

불현듯 짙어진 너의 농담
 
말이 짧은 후배, ‘여우’ 같은 친구가 아니더라도 나와 가까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은근히 상처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편한 사이일수록 말을 가리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특히나 친구들 사이에서 멍청하다, 착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친구는 늘 놀림의 대상이 되어 집중 공격을 받곤 합니다. 물론 친한 친구들과 친근함의 표시로 편하게 장난을 칠 수도 있지만 가끔은 이러한 말들이 가벼운 ‘농담’보다는 뼈아픈 ‘막말’로 받아들여질 때가 있습니다. 생김새부터 말투까지 ‘순둥이’ 같았던 J양. 최근 그녀는 동기들이 가볍게 던진 말에 상처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혹시 운세의 내용처럼, 일상에서 사소한 말들에 화가 난 적이 있었나요?
J양
네, 저 그런 경우 진짜 많았어요.
K양 내가 너한테 자주 하는 말 아냐? 나가 있을까?(웃음)

-어떤 말을 자주 하시는데요?
K양
친구가 착해서 제가 계속 놀리거든요. 저는 좀 툭툭 내뱉는 편이에요.
J양 아, 이 친구들은 그냥 무시하면 되서 익숙해요.

-혹시 최근에 이번 운세와 같은 경험이 있었나요?
J양
네, 제가 저희 학과 공식 ‘만만이’다 보니까 가끔씩 사람들이 진짜 만만하게 보는 경우가 있어요.

-왜 ‘만만이’라는 별명이 생기게 되었나요?
K양
얘가 진짜 착하고 순한 친구거든요. 화내는 걸 본 적이 없어요.
J양 그것도 있고 제가 조금 멍청한 이미지거든요. 덤벙대기도 하고 공부도 잘하는 편이 아니라….

-어떤 일이 있었나요?
J양
제가 작년 1학기 시험을 망치고 나서 2학기에는 꼭 성적을 만회해보겠다고 다짐할 때가 있었어요. 근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하나도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순간에 친구들이 저한테 ‘뭘 보고 있냐’, ‘지금 혹시 공부 하냐’고 말을 하더라고요.

-기분이 나빴나요?
J양
네, 제가 원래 공부를 안 하는 이미지여서 그런지 다들 한마디씩 하더라고요. 사실 걔네는 단순한 장난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왜 화가 났나요?
J양
다른 장난이었으면 그냥 웃으면서 넘겨 버렸을 텐데 그땐 그게 저한테 좀 민감한 부분이었거든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친구들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니까 좀 화가 났죠. 한두 번은 참을 수 있어도 여러 번 반복되면 화가 나잖아요.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말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반응했나요?
J양
하지만 전 화를 낼 순 없었죠. 혼자 삭히는 수밖에 없었어요.

-혹시 친구 분은 J양이 화가 났다는 걸 알고 있었나요?
K양
몰랐죠.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다들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었을 거예요. 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해는 되는데 항상 웃고 있으니까 기분 나쁜지 몰랐어요.

-그럼 ‘나 이런 점이 기분 나빠’ 정도는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J양
이게 미묘하게 기분 나쁜 경우라 말하기도 좀 그래요. 괜히 저만 예민하고 자격지심 있는 사람으로 보일까 봐 말하지 못했어요. 사실 말한 적도 있었는데 다들 대수롭지 않게 넘기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정말 화가 나서 진심으로 화를 내면 친구들이 ‘쟤는 왜 갑자기 저런 걸로 화를 내지?’라는 반응이더라고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정말 기분이 나빠요.

-장난인 걸 알면서도 왜 기분이 나빴나요?
J양
100% 장난이라고는 볼 수 없었어요. 평소에 저에 대해서 생각했던 게 나타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떤 점에서요?
J양
친구들이 평소에 나를 진짜 ‘멍청하다’고 생각해왔나 싶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무의식중에 저를 무시하고 있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에이, 그래도 그렇게까지 생각하진 않을 거예요.
J양
그래도 올해는 ‘본때를 보여줘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갑자기 학점을 확 올려버리면 친구들도 저를 만만하게 보지 못할 거예요.

-이번학기 성적은 어떨 것 같아요?
J양
사실 이번에도 망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웃음) 그래도 남은 학기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기필코 만회할 거예요.

-오늘은 공부 좀 했나요?
J양
아니요, 지금도 해방광장에서 이렇게 노닥거리고 있네요. 얼마전 MT를 갔다 온 이후로 요즘 새내기들 밥 사주느라 정신이 없어요. 슬슬 공부 시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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