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학사구조 개편, 그 실체를 파헤치다
  • 박성근 안지연 조정호 기자
  • 승인 2015.03.2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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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의 '전공선택제', 학부제와 무엇이 다른가
계획안, 그 실체를 파헤치다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계획안)’에 대해 대학본부가 줄기차게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학부제와 다를 것 없는 제도라는 지적이 그것인데요. 대학본부는 이 질문에 한결같이 ‘근본적으로 다른 제도’라고 설명하지만 궁금증이 시원히 해결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타대 학부제와 지금까지 마련된 계획안을 실제로 비교해봤습니다. 이어 계획안을 둘러싼 핵심쟁점들에 대한 학내외 교수들의 의견도 들어봤습니다.
 
 
  중앙대의 ‘전공선택제’, 학부제와 무엇이 다른가
  현재 서울 시내 주요 대학 중 학부제 시스템으로 학사를 운영하는 학교는 서강대, 성균관대 등이 있다. 대학본부의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계획안)’에 대해 타대의 학부제와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만큼 실제로 얼마나 비슷하고 다른지 알아봤다.
 
  광역화된 모집단위
  중앙대 계획안에 따르면 중앙대는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단위가 단대로 변경된다. 기존의 학과 모집단위에서 단대로 광역화해 입학정원을 모집하게 되는 것이다. 학부제로 운영되는 타대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성균관대의 경우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등 대계열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고 서강대는 인문계, 자연과학부 등 계(열) 및 학부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광역화의 정도에는 차이가 다소 있었으나 세 학교 모두 광역화된 모집단위를 갖고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공진입 전 커리큘럼
  내년부터 중앙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저학년 때는 공통 및 핵심교양과목 위주로 수업을 듣다가 전공을 선택하고 나면 본격적인 전공교육을 받게 된다. 일찍부터 전공과목을 수강하지 못해 전공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통전공’ 과목도 신설한다. 공통전공은 1학년 1학기에 3학점, 1학년 2학기에 6학점을 듣는 등의 방식으로 의무이수를 시킬 계획이다. 중앙대는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창의와 소통’, ‘ACT(Action, Communication, Teamwork)’ 과목을 신설해 공통교양과목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타대에도 이와 유사한 학점 이수체계가 이미 존재한다. 성균관대의 경우 학과진입지침이 존재해 인문·사회과학계열의 학생은 전공선택 전까지 중점교양을 10학점 이수해야 하고 기초교육과정에 속하는 기초인문사회과학을 9학점 이수해야 한다(자연과학·공학·전자전기컴퓨터공학계열의 경우 기초자연과학 15학점 이수). 중점교양의 영역 이름 또한 공교롭게도 의사소통, 창의와 사유 등 중앙대의 신설 주요 교과목 및 배양하고자 하는 능력과 비슷했다.
 
  서강대는 따로 전공진입요건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다만 졸업 전까지 중핵필수과목 5학점 이상, 중핵필수선택과목은 모집단위에 따라 12~21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서강대 학사지원팀 조규순 팀장은 “전공진입을 위해 1학년 때 특정과목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는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대의 공통전공, 성균관대의 기초교육과정처럼 서강대는 전공예비과목이 있다. 조규순 팀장은 “예를 들어 경영학을 전공하려면 경제학원론을 들어야 하는 식으로 전공예비과목이 존재한다”며 “이 또한 무조건 1학년 때 들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1학년 때 듣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공진입 전에 공통 및 핵심적인 교양과목들을 이수하고 전공교육의 기초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예비적으로 전공탐색교육을 한다는 점도 세 학교가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전공진입은 어떻게 진행되나
  중앙대의 계획안에 따라 단대별로 전공진입시기가 다가오게 되면 학생은 단대 내의 모든 전공에 대한 자신의 지망순위를 지정해 제출하게 된다. 그 후 학생의 경력을 통합기록·관리하는 Rainbow System에 저장된 교과·비교과 활동 등의 요소와 대학성적 등을 고려해 전공 배정이 이뤄진다. 이때 각 전공별로 배분된 기준정원의 120%까지 학생의 수용이 가능하다. 기준정원은 3년 단위로 재조정되므로 특정 전공의 규모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지속적으로 확대되거나 축소될 우려가 있다. 
 
  성균관대도 이와 비슷하게 1학년 2학기 말이 되면 학생이 계열 내의 모든 학과에 대해 지망순위를 지정해 제출하게 된다. 이후 학과진입지침에 따라 일반요건과 학과별 특별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 대학성적 등이 반영돼 각 전공에 인원이 배정된다. 모집 상한선은 사회과학계열과 공학계열은 기준인원의 110%, 기타 계열은 120%까지를 원칙으로 한다. 대학성적을 근거로 전공을 배정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원하는 전공 배정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속출하기도 한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김경훈 학생(가명·신문방송학과)은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당시 경제학과를 지망했지만 전공을 선택할 시점이 되니 커트라인이 높아 지원할 수 없었다”며 “막상 2학년이 되니 성적 때문에 지원할 수 있는 학과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서강대는 전공진입 시 대학성적과 같은 제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전공별 모집정원도 제한되지 않아 학생들이 자유롭게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조규순 팀장은 “모집단위 자체의 정원은 존재하지만 전공별 정원이 따로 제한되지는 않는다”며 “운영상의 어려움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학생이 원하는 전공을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전공제도는 차별화되는가
  이처럼 학부제와 비슷한 시스템에서는 학생의 전공 선택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중앙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2개의 졸업증명서를 발급해주는 이중학위제도 신설과 복수전공 확대를 제시했다. 이중학위제도란 2개 이상의 주전공에 대해 동일한 졸업학점을 부여해 이수하는 제도로 학점운영 상 9차학기 이상 등록이 요구된다. 또한 현재 중앙대의 복수전공제도에 따르면 주전공 외에 추가로 2개까지 복수전공을 신청할 수 있으며 선발기준은 기본적으로 대학성적이다. 학사팀 박민성 팀장은 “학과마다 면접을 보는 등의 특수성은 있을 수 있다”며 “복수전공 허용인원은 학과단위의 수업여건에 따라 결정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와 서강대도 중앙대와 마찬가지로 3개까지의 전공을 배울 수 있다. 성균관대는 중앙대와 마찬가지로 대학성적을 기준으로 복수전공을 배정하고 있으며 특정학과에 학생이 쏠릴 경우에 한해 허용인원이 제한된다. 강승호 학생(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2)은 “현실적으로 취직을 생각하다 보니 경영학과, 경제학과 등으로 복수전공 지망이 몰려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강대는 전공진입방식과 동일하게 다전공 제도에 있어서도 제한을 따로 두지 않는다. 
 
  학생상담제도
  이번 계획안을 통해 중앙대는 ‘Academic Advisory System’이라는 학생상담시스템을 마련했다. 시스템은 해당 신입생의 학업 및 취업 상담을 담당해주는 ‘Academic Advisor’, 학점 베이스로 운영되는 소규모 수업인 ‘CAU 세미나’, 3학년 선배인 ‘Peer Advisor’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성균관대에도 이미 이와 유사한 제도가 마련돼있다. 성균관대는 학생상담제도로 지도교수제·성균멘토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특히 신입생 20명으로 구성된 러닝 커뮤니티(LC) 제도가 있어 학생들간의 교류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성균관대 박은영 성균멘토는 “성균멘토는 전공진입 필수 교과목을 안내해주고 일반적인 학사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또한 CAU 세미나처럼 학점베이스로 운영되는 ‘성균프레시맨세미나’ 수업도 있다. 성균프레시맨세미나는 2013년에는 의무과목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다음해인 2014년에 다시 선택과목으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박은영 성균멘토는 “성균프레시맨세미나는 13년도에는 모든 신입생 의무이수 과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하지만 교수마다 수업내용이 너무 달라 운영이 어려워 다시 선택과목으로 변경됐다”고 말했다. 서강대의 경우 비슷한 취지의 제도로 평생지도교수제도가 있다. 
 
  비인기전공(학과)의 처리방식
  중앙대 대학본부는 장기간 학생수요가 적을 경우 해당 전공을 ‘융·복합기반전공’으로 지정해 다른 학문단위와의 융·복합을 유도하거나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비인기전공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쟁력 강화를 모색했지만 계속해서 학생수요가 없을 경우 전공이 폐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서강대도 전공의 통폐합은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서강대는 비인기전공에 대해 중앙대 계획안처럼 일정한 방침이나 원칙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았다. 조규순 팀장은 “서강대도 내년부터 일본문화전공이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연계전공으로 전환된다”며 “전공을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학생수요가 적다면 존폐에 대해 논의를 해야겠지만 명시된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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