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는 지금…
 
몇 발짝 떼기가 어렵습니다. 몇 걸음 갔다가도 멈추게 됩니다. 가만히 서서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죠. 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주위에도 길을 가다 멈춰 서서 대자보를 유심히 보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요. 캠퍼스 곳곳에 오가는 이의 시선을 잡아끄는 대자보가 가득합니다.
 
  조사해보니 203관(서라벌홀), 301관(중앙문화예술관), 303관(법학관)만 해도 70개가 넘는 성명서가 부착돼 있었습니다. 기존에 활발히 성명서를 발표하던 교수공동비상대책위원회, 단대별 교수들은 물론 많은 학생 단위의 성명서 발표가 인상적이었죠. 큰 단위로는 서울캠 총학생회(총학),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및 인문대·사과대 등 단대 학생회부터 작은 단위로는 각 학과·전공 학생회장과 일반학생의 성명서까지. 점점 의견을 표명하는 주체들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주체가 다양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논의의 결도 계획안 자체에 대한 논의에서 여러 갈래로 나뉘고 있는데요.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됐던 것은 단연 총학이었습니다. 지난 11일 총학 측이 학생 총투표(총투표)를 공지하고 나서 다음날(12일) 바로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와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에 대한 총학의 단독 입장을 발표하면서 논란은 시작됐죠. 많은 학생들이 중운위 등 학생대표기구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총학의 명의를 함부로 사용한 점과 총투표를 앞둔 시점에 성명서를 발표해 총투표의 중립성을 훼손시킨 점을 지적하며 총학을 규탄했습니다. 논란이 갈수록 확대되자 총학은 결국 지적받은 부분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총투표는 잠정적으로 연기됐습니다.
 
  또한 지난 16일에는 사과대 학생회가 주최한 ‘사과대 학교·학생·교수 구조조정 공청회’가 진행되기도 했는데요. 애초에 교수와 학생 간의 공청회로 기획됐던 행사에 갑작스럽게 대학본부가 참여했다는 절차적 문제가 제기되며 대학본부의 인사들이 공청회 자리에서 퇴장당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단대별 설명회,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협의회’ 등을 통해 대학본부, 교수들 간 논의도 계속되고 있죠.
 
  학생, 교수, 대학본부 각 주체 간의 상호작용이 너무 역동적이라 일반학생들 입장에서는 당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 이에 격동하는 오늘의 중앙대를 알기 쉽게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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