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전체 재학생 의견 수렴할 총투표 실시예정
총학생회 입장에 학생 사회 반발 “공정성 결여”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계획안)’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서울캠 총학생회가 드디어 나섰다. 계획안이 외부에 공개된 지난달 26일 이후 근 2주 만이다. 지난 11일에는 계획안에 대한 전체 학생 찬반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고문을, 지난 12일에는 계획안 및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성명서에 대한 입장 전문을 발표했다.
 
 중앙대 전체 학생 의견 묻겠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캠 총투표가 실시된다. 학생회칙 제18장에 따라 투표권은 서울캠의 모든 ‘재학생’에 있으며 20일까지 투표율이 과반을 넘지 못할 경우 투표관리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투표를 24일까지로 연장할 수 있다. 투표 안건은 오는 17일 자정까지 대학본부에서 발표한 계획안이며 현재까지는 지난 11일 자정까지 발표된 계획안이 공고돼 있다.
 
 총투표 실시 여부는 지난 11일에 열린 11차 임시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서울캠 한웅규 총학생회장(아동복지학과 4)은 “기존에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려 논의를 계속했으나 결국 ‘학생들의 의견을 받기에는 설문조사보다 총투표가 확실하다’고 의견이 모아져 총투표로 방향을 틀었다”며 “투표의 문항이 너무 많으면 신뢰성이 떨어질까 봐 찬성과 반대의 기준을 정해 간단히 문항을 구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단대 학생회장들은 총투표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전체 학생의 의견인 만큼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총투표에 대한 대학본부의 반응이 미온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인문대 정세현 학생회장(민속학과 4)은 “2010년과 2013년, 그동안 학생들이 개진한 의견에 대해 대학본부가 계속 답변을 미뤄온 것을 보았다”며 “신뢰관계가 깨져있기 때문에 총투표의 영향력에 대해 말하기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총투표에 대해 절차상의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자연대 김민준 학생회장(수학과 4)은 “투표 전날 자정까지 확정된 계획안에 대해 총투표를 실시하는 것이므로 학우들은 수정된 사항을 모르는 채로 또는 수정된 지 모르는 채로 투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캠 총학생회 입장은 무엇인가= 지난 12일 서울캠 총학생회가 계획안 및 비대위 성명서에 대한 입장 전문을 발표하자 학생 사회는 크게 요동쳤다.
 
 계획안에 대한 총학생회 입장 전문의 주요 내용은 ▲변화와 혁신에 공감 ▲네 가지 사안에 대한 수정 및 보완 요청 ▲요청에 대한 긍정적 대학본부의 대답 교환 ▲대학본부와의 소통을 통한 개선안 마련 약속 등이다. 총학생회는 전문에서 ‘변화와 혁신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에 학생 중심적 사고를 통해 네 가지 사안에 대해 수정 및 보완을 요청한다’고 밝히며 ▲전공선택시기를 3차학기에서 2차학기로 조정할 것 ▲향후 전임교원 충원 계획을 공개할 것 ▲교양 세부 시행 계획을 공개할 것 ▲기초학문 및 순수학문 존속을 보장할 것을 대학본부에 제안했다. 한웅규 총학생회장은 “네 가지 개선안은 중운위 논의 결과 다수의 대표자가 지적했던 부분을 모은 것이다”며 “대학본부의 답변은 전문에 나온 것처럼 ‘각각에 대해 긍정적 검토’였다”고 말했다.
 
 같은 날 공개된 비대위 성명서에 대한 총학생회 입장 전문의 주요 내용은 ▲‘반교육적인 계획안’이라는 비대위 주장에 대한 비판 ▲총학생회와 소통 요구 ▲비대위에 네 가지 사항 요구 등이다. 한웅규 총학생회장은 “비대위의 주장 중 학생들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한 부분을 비판한 것이다”며 “비대위가 학생들을 배제한 채 계획안에 대해 접근한다고 판단해 충격을 주고자 입장을 밝힌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전문은 공개된 후 현재까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러시아문학전공, 일본어문학전공, 철학과 학생회를 포함한 여러 학생 단위가 총학생회장 및 부총학생회장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연이어 발표하는 등 총학생회의 입장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이 반발하는 주요 부분으로는 중운위의 의견 수렴도 없이 ‘총학생회’ 이름을 걸고 의견을 개진한 점과 중립성이 결여됐다는 점 등이다.
 
 지난 13일 규탄서를 발표한 일본어문학전공 이유나 학생회장(3학년)은 “일부 구성원의 입장을 모든 구성원의 입장인 것처럼 표명한 점과 학생회의 주체적 의견보다 대학본부와 맥을 같이하는 입장을 밝힌 점에 대해 규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규탄서를 발표한 또 다른 단위인 러시아문학전공의 이윤주 학생회장(3학년)은 “학칙에 따르면 총학생회는 7개 단위로 구성돼 있는데 발표된 입장 전문은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몇몇의 의견이기 때문에 규탄서를 작성했다”며 “총학생회 이름으로 사과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학생 사회의 반발에 대해 총학생회 측은 총학생회를 비판할 자격이 충분히 있음을 인정하고 의사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한웅규 총학생회장은 “중운위 내부적으로도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어 단대별로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총학생회는 학교가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을 뿐 계획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제시한 네 가지 안을 대학본부가 모두 수용하지 않을 시 계획안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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