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2. 유난히 정신없는 하루
  • 박준이 기자
  • 승인 2015.03.08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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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새 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썰렁했던 캠퍼스도 어느새 발 디딜 틈 없이 학생들로 가득 찼죠.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는 개강 첫 주.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보통날과 별다를 바 없는 한 주였을지도 모릅니다. ‘개강’이라는 단어가 익숙하다 못해 지겨운 우리에겐 그저 ‘수업이 빨리 끝나는 한 주’에 불과하니까요. 이러한 헌내기들의 아우성에도 기자는 오늘, 개강이 반가운 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새 학기 준비로 신이 난 신입생들과 후배를 맞이할 준비에 한창인 2학년 학생들. 그들의 오늘 하루는 과연 어땠을까요?

 

뭘해도 어설픈 ‘헌’새내기들의 이야기
 
 

 개강을 맞은 기자는 동료 기자들과 가벼운 티타임을 나누기 위해 학교 앞 T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문득 건너편 테이블에서 어색한 기운을 감지했죠. 딱 보기에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세 명의 학생들은 마치 로봇과 같은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N군과 K군에게는 모두 심상치 않은 운세가 나왔죠.


-다들 어색해 보이는데. 새내기인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아요.
N군 저희 모두 새내기에요. 말 안 하려고 했는데(웃음) 사실은 95년생이죠. 전 반수, 이 친구들은 재수를 했거든요. 오늘 저녁에 개강총회가 있어서 기다리고 있어요.

-반수를 해서 그런지 다른 새내기들보다 여유로워 보이네요.
N군 제가 장난기가 많고 낯을 안 가리는 편이거든요. 엊그제 반실에서 동기인 줄 알고 신나게 말을 걸었는데 알고 보니 12학번 선배였어요. 정말 당황스러웠죠.

-N군과 K군 모두 좋지 않은 운세가 나왔어요. 한 번 보실래요?
 
{부지런히 움직여도 성과가 적은 날이니 기운만 빠지게 됩니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얻을 수 있으나 기대에 미치지 않아 속이 상할 수 있습니다.}
 
N군 오늘 학생증을 못 만들었어요. 오늘 만들려고 했는데 전산 처리가 잘 안 됐는지 신청이 안 되더라고요.
K군 전 아침부터 차가 안 와서 지각할 뻔 했어요. 학교까지 오는데 1시간 40분이나 걸리거든요. 오늘 제시간에 와야 할 차가 안와서 죽어라 뛰었어요.

-시작부터 역경과 고난을 겪었네요.
N군 그러니까요. 일단은 당장 출결도 학생증으로 하거든요. 이번 주는 OT라서 상관이 없지만 다음 주부터 바로 수업을 들어가야 하니 걱정이네요. 아, 그리고 영어강의도 너무 답답했어요. 영어 토론 수업을 했는데요. 영어로 말하고 싶은데 말이 안 나오는 거예요.
K군 어휴. 사람은 또 어찌나 많은지 아침에는 우왕좌왕했죠. 500명 강의실인데 자리도 없어서 서서 들었어요.

-입학이 처음은 아닐 텐데. 어떻게 여길 오게 된 거에요?
N군 저는 교대를 다니다가 왔는데 한 학기 다니다보니 너무 안 맞아서 반수를 하게 됐어요.
K군 전 작년에 정시도 지원 안 했어요. 수능 망치고 바로 재수를 시작했죠.

-N군, 교대도 들어가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어쩌다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건가요?
N군 부모님이 가라고 하셔서 가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다녀보니 저랑 너무 안 맞더라고요. 되게 뜬금없는 걸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등학교를 다시 다니는 것처럼 음악도 배우고 춤도 추고 운동장에 나가서 체조하고……. 순간 회의감이 들었죠. 동기들이랑은 재밌게 지내긴 했는데 마음 한 편에는 계속 경영학과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어요. 교대에서의 공부가 재밌긴 했지만 저에겐 그저 재미로만 끝날 것 같더라고요.

-합격하셨을 때 어땠어요?
N군 4차 추가합격으로 문 닫고 들어왔어요. 그게 홈페이지로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추가합격이었거든요. 친구들과 해외에 가서 합격 소식을 들었는데 같이 갔던 삼수하는 친구에게 엄청 욕을 먹었죠. 그래도 정말 기분 좋았어요.
K군 전 고3 여름방학 때부터 공부를 하기 시작했거든요. 1년 반 동안 공부해서 여기 온 게 신기하기까지 했어요.

-오늘 하루는 많이 바쁘고 정신없었지만 이제 개강총회가 남아 있잖아요. 남은 하루는 어떨 것 같아요?
K군 1차만 가고 빠질까 생각 중이에요. 전 사실 친한 친구들끼리 소소하게 노는 게 좋거든요.
N군 저는 굉장히 설레네요.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아요.

-작정하신 것 같은데.(웃음) 내일 하루는 어떨 것 같나요?
K군 내일은 팀플 조 팀원들을 만나기로 했어요. 친구를 사귀게 되겠죠?
N군 내일 하루는 온종일 숙취에 시달릴 것 같아요. 오늘 엄청 달릴 거거든요.
 
 
Busy한 그녀가 청춘을 빚어내는 법
 
 

 수업을 마친 오후, 해방광장에서는 여러 학생들이 동아리 홍보에 한창이었습니다. 기자는 순간 새내기에 빙의 되어 그곳을 기웃거렸죠. 춤, 봉사, 음악 등등 여러 동아리 학생들이 후배들을 모으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는데요. 기자는 그곳에서 댄스동아리 집행부를 담당하고 있는 14학번 J양을 만났습니다. J양은 누구보다도 쾌활하고 밝은 학생이었죠. 기자가 묻기도 전에 재잘재잘 지난 하루의 일과를 늘어놓았거든요.

 
J양 오세요, 기자님. 이리 와서 같이 얘기해요. 그냥 이야기 나누면 되는 거죠?
-네, 맞아요. 저도 같이 여기 앉아서 홍보 도울게요.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
 
{오늘은 운이 좋은 날입니다. 별다른 일 없어도 괜히 웃음이 나오고 타인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날이지요.}
 
J양 아, 오늘 사람들한테 호감 좀 줬나?(웃음)

-동아리 등록 많이 했어요?
J양 이틀 동안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온 것 같아요.

-보아하니 오늘 호감 꽤 얻었을 것 같은데요?
J양 저 진짜 많이 불러 모았어요. 지나가는 사람한테 “동아리 관심 없어요?” 하면서 쫓아가면 사람들 몇 명이 관심 있다고, ‘춤동아리’냐고 하면서 물어봐요. 저희 공연 보러오겠다고 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네요.
J양 네,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애들이랑 춤추면서 놀았거든요. 중학교 땐 무대에 오르기도 했고요.

-동아리 홍보도 할 만한 것 같네요. 재밌어 보여요.
J양 뭐 나름 할 만해요. 그런데 여기 너무 추워요.
 
{원하는 사람을 우연하게 만나는 계기도 생길 수 있답니다.}
 
J양 우와! 원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동아리 홍보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 멀리서 군복 입은 사람이 걸어 내려오는 거예요. 알고 보니 군대 간 선배였어요. 반가워서 “선배~ 동아리 들어오세요!”라고 했죠. 하하하.

-원래 친했던 선배였어요?
J양 새내기 때 친한 무리에 오빠들 4명이 있었거든요. 그 오빠들이랑 놀이공원도 가고 맛집 찾아다니고 그랬어요.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기대했던 만큼 성과가 나온다거나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하여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사람들 간의 관계도 호전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운세가 좋네요.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J양 오늘 1교시였어요. 아침에 일찍 나와서 수업도 듣고 동아리 홍보도 하고 바쁘긴 정말 바쁜 날이었네요. 수업 세 개 끝나고 새로 생긴 학교 식당에 가서 밥도 먹었죠. 그리고 또 바로 수업 듣고 나서 여기 홍보하러 오는 거였단 말이에요. 끝나고 기획부 회의에 가서 한 학기 동안 어떻게 동아리 생활할 것인지에 대해 세세하게 얘기도 해야 해요.
아, 오늘 수강신청도 있어요. 저희 학과사무실이 원래 수강신청인원을 제한해야 하는데 문제가 발생해서 제한을 안 한 거예요. 아이고! 또 그래서 오늘 일곱 시에 그것만 따로 수강신청을 한다고 하네요? 오늘 저녁에는 지금까지 전화번호 받은 사람들한테 연락해서 저희가 춤도 보여줘야 해요.

-정말 바쁜 하루였네요. 동아리 하면서 앞으로도 많이 바쁠 것 같나요?
J양 으앙, 많이 바쁠 거예요. 확실히 작년 신입생일 때와는 다른 느낌이에요.

-중대신문사 옆에 연습실 있죠? 새벽 마감 때 우르르 내려가는 거 많이 봤어요.
J양 저희가 이제 집행부인 만큼 실력도 더 늘려야 하니까 댄스 스쿨을 다니거든요. 그리고 애들 들어오면 춤도 가르쳐줘야 하고 외부 동아리와 연합하고 정기공연도 있고……. 이것저것 행사가 많아요. 오죽하면 친구들한테 ‘댄스과’냐는 소리도 들어요.

-전 중대신문학과에요.(웃음) 후회는 없어요?
J양 사실 진짜 힘들 때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인터넷에 올라온 저희 영상들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동기들과의 좋은 추억들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내가 대학생이 돼서 큰 거 하나는 건졌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어떤 후배들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J양 동아리에 오래 남을 친구들. 친구들이 들어왔다가 슬며시 사라지면 정말 슬프거든요. 오늘 6시 반 동아리 방에서 공연해요. 꼭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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