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으로 교정이 떠들썩하다. 4년만이라는 황사경보도 신입생들과 신입생들을 맞이하는 선배들의 설렘을 가리지 못했다. 시야가 트인 정문, 광장 넘어 보이는 영신관. 학교는 “그대의 선택, 더할 나위 없었다!”라는 글귀로 신입생을 환영하고 있다. 중대신문 역시 2월 9일자 제1837호에 졸업과 관련된 기사를 다루며 “중앙대와의 4년! 더할 나위 없었다!”라는 제목을 1면에 실었다. 드라마 속 한 장면이 떠오르는 사진과 함께.

 드라마 ‘미생’에서 오 과장이 장그래에게 준 연하장에 쓰인 글귀 ‘더할 나위 없었다, Yes’가 나에게만 큰 울림을 준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 메시지가 깊은 감동을 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외형과 맥락. 우선 메시지의 외형이 아름다웠다. ‘더할 나위 없었다’는 극찬과 함께 주인공 그래의 이름에서 차용한 긍정의 ‘Yes’. 긍정의 표현으로 가득 찬 메시지는 그 자체만으로 감동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감동이 극대화 된 이유는 메시지 발화의 맥락에 있었다. 계약직 사원으로 내적 고민을 하고 있던 장그래에게 모범 상사인 오 과장이 첫 연하장으로 메시지를 전했다는 맥락에서 감동은 극대화 됐다. 이처럼 텍스트(메시지) 자체도 중요하지만 콘텍스트(맥락) 역시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중대신문 제1837호 1면 기사 “중앙대와의 4년! 더할 나위 없었다!” 기사는 메시지 자체는 아름다웠지만 사회적 맥락과 맞지 않는 기사 방향이어서 감동이 극대화되진 않았다. 기성 언론들조차 졸업시즌을 맞아 “취업준비생 51% ‘대학 졸업식에 별로 가고 싶지 않다’”(노컷뉴스 2월 12일) “대학졸업반 53% ‘취업 못했는데 졸업식 가면 뭘해’”(뉴시스 2월 12일) 등 청년실업 증가로 인한 졸업 풍경 변화를 짚고 있다. 내 주변 졸업생들 역시 ‘더할 나위 없었’던 대학시절이었다며 기뻐하는 친구들보단 사회로 온전히 나가지 못해 걱정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2014년 대학정보공시에도 중앙대학교 졸업생 취업률이 55.5%로 나온다). 하지만 중대신문은 해당 호 어디에서도 이러한 시각은 전혀 전하지 않았다. 정말 중대신문이 바라본 것처럼 졸업생들이 긍정적인 메시지만 가진 채 졸업을 했을지는 의문이 든다.

 중앙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에도 중대신문은 학내 언론으로 소개된다. 학우들을 위해 긍정적인 희망을 전하는 것도 좋지만 텍스트와 콘텍스트에서 균형 잡히고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하려는 노력은 언론 최소한의 책무다. 그것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을 한 15학번 신입생들도, 나처럼 졸업 후에도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미생들도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울 수 있는 중대신문만의 길일 터다. 얼마 전 발표된 구조조정 안 등 앞으로 중대신문이 보도해야할 현안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진심으로 응원한다.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었다, 중대신문”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언론이 되길.
 
 
유인선 동문
사회학과 07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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