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을 하나 연 것 같은 느낌이더라구. 성공은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닐까.” 드라마 ‘미생’에서 김 대리가 사회초년생인 장그래에게 하는 말이다. 중앙대에도 올해 졸업·정년퇴직으로 많은 교내 구성원들이 학교를 나서는 문고리를 잡았다. 극중 장그래처럼 앞으로의 성공과 실패를 저울질 하는 사람도 있었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에 부푼 사람도 있었다. 학생들을 비롯해 교직원들까지, 다시 문을 열고 나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의 성공을 기원하는 박수를 보낸다.

  31살. 졸업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지는 숫자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강동한씨(물리학과 08학번)는 그 시간만큼 대학생활을 꽉꽉 채워 보냈다. 그는 2010년에 중앙대에 편입해 물리학과 학생회장, 축제기획단, 문화위원장, 부총학생회장 그리고 지난해 총학생회장을 역임하면서 누구보다 바쁜 대학생활을 보냈다.

  강동한씨가 학생회 활동에 누구보다 열심이었던 이유는 학생회를 통한 ‘변화’의 매력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불편한 상황들을 학생회 활동을 통해 실제로 바꾸는 데서 보람을 느낀 것이다. “힘들 때도 많았죠. 하지만 학우분들의 ‘고맙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저를 학생회로 이끌었어요.”

  총학생회장 시절에는 한 학생으로부터 큰 감동을 받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파업하던 당시 도서관이 지저분해 총학생회가 도서관 청소를 맡은 적이 있었다. “청소를 하고 있는데 어떤 학생이 와서 ‘저도 같이할게요’라며 손을 거들었어요. 그때가 제가 총학생회에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습니다. 정말 고마웠어요.”

  그러나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개인적으로 힘든 적도 있었다. 학생회 활동에 집중한 나머지 학업에 상대적으로 집중하지 못한 것이다. “개인의 노력에 따른 문제지만 아무래도 시간상으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성적에 대한 고민은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총학생회장이라는 직위에 대한 편견이 웃지 못할 고민을 낳기도 했다. “흔히 총학생회장 하면 돈이 많을 거로 생각하지만 사실 꼭 그렇진 않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후배들에게 밥을 얻어먹을 순 없었죠.(웃음)”
그는 졸업을 앞두고 뒤돌아보면 아쉬운 것들 투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은은한 행복감이 배어있다. “못한 것들도 많고 아쉽기도 하지만 대학생활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던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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