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하고 뽑으셨나요?

올해부터 신설된 e스포츠 전형으로 들어오게 되는 신입생들은 외부 언론과 중대신문을 통해서 보도된 것처럼 체육대의 스포츠과학부로 입학하게 됩니다. 즉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프로게이머가 갑작스레 체육대에 진학하게 돼 전공수업을 듣게 된다는 말인데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려되는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e스포츠 전형 즉 프로게이머를 뽑는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체육대의 스포츠과학부 스포츠산업전공으로 입학하게 되는데요. 이 전형으로 뽑힌 학생들이 체육대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최근 e스포츠는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추세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하고 체육대에 입학을 시켰다면 이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무엇을 앞으로 배우게 될까요?

  2014년 2학기 기준으로 스포츠과학부 내의 스포츠산업전공 전공필수 과목을 보면 <스노우보드(1)>, <탁구(2)>가 있는데요. e스포츠 전형으로 입학하게 될 학생들이 이러한 과목을 기존의 다른 학생들과 동등하게 배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렇다면 e스포츠에 대한 커리큘럼은 없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스포츠산업전공 전공과목 중 <e-스포츠의이해>라는 과목이 있긴 합니다만 이 과목 외에는 e스포츠에 대한 과목은 없습니다.

  이 학생들에 대한 성적은 어떻게 산출되는 걸까요. 수업을 듣지 않고 대회 출전만 해도 성적이 나가는 것은 아닐 텐데요. 만일 수업을 듣지 않고도 성적이 주어지게 된다면 e스포츠 전형을 신설한 이유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유망 학문분야에 대한 도전이다

마인드 스포츠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스포츠의 개념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신체적 능력을 겨루는데 국한되었던 스포츠라는 개념이 이젠 두뇌의 능력을 겨루는 데까지 확장된 것이죠. 이때 사고력이나 창의력을 요하는 두뇌 싸움 경기를 일컬어 마인드 스포츠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바둑, 체스 그리고 e스포츠가 있습니다.

  올해부터 체육대는 e스포츠 특기자 전형으로 2명의 입학생을 선발합니다. e스포츠 특기자 학생들은 스포츠산업전공에 들어가 스포츠 전반에 대해 두루두루 배우게 되죠. 이에 대해 ‘왜 e스포츠 특기자가 스포츠과학부에 들어가야 하느냐’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e스포츠는 스포츠의 영역 안에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게임의 영역만이 아닌 스포츠 과학 및 산업과 연계 되어도 개연성이 충분히 높은 것이죠.

  ‘그렇다면 왜 탁구, 배드민턴과 관련된 과목을 수강해야 하는가’하는 질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스포츠과학부는 스포츠 선수를 키운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봅시다. 스포츠 산업 관리자, 스포츠 전문 인재를 육성한다는 개념에서 보죠. 그러면 답은 쉽습니다. 스포츠에 대해 두루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종목을 익히는 것이 아닌 다양한 종목을 골고루 배우는 것은 스포츠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관련됩니다.

  가상세계에서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 및 테크놀로지에 대한 수요는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공급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대는 놀라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옳지 못한 것일까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의미 있는 도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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