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연중인 오성균 교수.                                                   사진 박민지 기자
제170회 중앙게르마니아 열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 다뤄

지난 14일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110호에서 제170회‘2014 중앙대학교 독일유럽연구센터 금요콜로키엄 중앙게르마니가 열렸다. 올해 중앙게르마니아는 세계를 뒤흔든 10개의 책을 선정해 진행된다. 제170회에선 오성균 교수(독일어문학전공)가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관해 강연했다.

  강연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얼마나 어려운 책인지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니체 사상의 결정판이자 대중들에겐 ‘신은 죽었다’라는 말로 널리 알려진 이 책은 니체의 저술 중 가장 어려운 책이기 때문이다. 오성균 교수는 “이 책만으로는 니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최후에 읽을 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이해하기 위해선 니체가 말한 인간의 3단계 변화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니체는 인간의 변화과정을 3단계로 나눠 동물에 비유했는데 그 첫 단계는 낙타이다. 주인에게 순종하며 인내하는 낙타의 모습은 고통을 받는 인간의 모습을 나타낸다. 니체는 당시 고통을 받는 인간이 근대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근대병은 근대주의의 산물로 폭력적으로 인간을 고통 속에 가둔다.

   하지만 니체가 이러한 고통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본 것은 아니다. 특히 니체는 개인의 문제로서의 질병과 고통에 대해선 ‘모든 지식은 고통으로부터 나왔다’고 말할 만큼 고통이 인간 삶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다. 위에서 말한 근대병 역시 개인의 질병과 완전히 등치될 순 없지만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극복 후엔 그 가치를 돋보이게 하며 그로 인해 성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니체의 3단계 변화과정에서 두 번째 단계는 사자이다. 주인을 섬기지 않는 사자의 모습은 고통과 직면한 후 고통을 치유해 가려는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 인간은 고통스러운 운명을 넘기 위해 고통을 포월하는 주체적인 치유를 해야 한다. 주체적인 치유란 외부에 의한 치유가 아닌 자기 스스로의 치유를 의미한다. 이 과정에선 근대주의를 부정하고 그것과 싸우게 된다.

  니체는 여기서 근대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근대주의의 대표적인 사상인 민족주의를 버리고 유럽인으로 나아갈 것을 제시했다. 이러한 배경엔 스위스에서 독일인 교수로 활동했으며 은퇴 후엔 유럽 전역을 돌며 요양을 했던 니체의 삶이 반영된 것이다. 니체는 민족주의뿐만 아니라 목적론, 평균적 민주주의, 위계적 이분법을 극복해야 할 근대주의라 생각했고 영원회귀, 귀족적 급진주의, 상생적 이원론을 주장했다.

  니체는 이러한 근대주의를 있게 한 요인을 기독교적 사상이라 생각하고 그것 역시 부정했다. 이것이 흔히 대중들이 알고 있는 ‘신은 죽었다’의 내용이다. 니체는 영생을 추구하려는 종교가 현실을 왜곡한다며 비판했다. 니체는 생성과 소멸은 생명의 본질이며 죽음은 태어나는 순간 결정된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두 단계를 거치게 되면 최종적으로 어린아이의 단계에 다다른다. 어린아이는 니체가 말하는 ‘초인’의 모습이다. 니체는 인간이 초인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고 또한 근대병을 극복해 초인이 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초인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절대자와는 다르다. 기독교적인 절대자는 인간과의 상하관계 안에서 베풂을 통해 가르침을 준다. 하지만 초인은 현세적 존재로서 인간의 한계를 함께 극복하려는 동지적 존재이다.

  강연이 끝난 후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니체의 초인과 기독교적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를 질문한 장수민 학생(프랑스어문학전공 4)은 “니체의 말이 추상적이라 더 명확히 알고 싶었다”며 “읽기 힘들었던 책을 강연으로 접해 이해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중앙게르마니아 강연은 독일 카셀대 김덕영 교수가 막스 베버의 좬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좭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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