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기자에게 나름의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저만의 ‘색’을 찾는 것에 대한 고민이죠. 색(色). 단순히 사물의 빛깔을 말하는 단어로 쓰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개성이나 특징을 나타내는 말로도 자주 쓰입니다. 나만의 색을 가진다는 것. 나만의 특별함이 과연 무엇일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요즘입니다.

 
  사진전공에 입학한 후 과제를 할 때마다 고민했지만 답을 찾기는 매번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들을 촬영하기도 했죠. 그렇게 촬영한 사진들은 따로 놓고 보기엔 그냥 괜찮아 보였지만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통일된 색 없이 각각의 색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하루 이틀이면 잊어버렸던 그 고민이 이번에는 유난히 오래 머릿속에 맴돕니다.
 
  이번학기에 유독 색이 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방학 때부터 사진기획 ‘메이킹 필름’을 준비하며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진 예술대 졸업준비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매력이 담긴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는 인디음악가들도 ‘노래가 좋네요’라는 지면을 취채하며 만날 수 있었죠.
 
  제가 현재 하는 고민을 먼저 고민해봤을 선험자를 만난 반가움 때문이었는지 처음에는 취재를 하던 하루하루가 참 재미있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만의 색을 찾아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취재가 계속될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져만 갔습니다. 매번 새로운 자극을 받았기 때문일까요.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예술 분야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다양한 색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색을 갖추게 된 원동력은 뭔가 비슷해 보였죠. 인디밴드 ‘프렌치 노트’는 연애의 기억을 곡에 담았고 ‘그때걔네’는 영화 속 이야기를 곡에 녹여냈습니다. 조소전공 최선애 학생은 자신의 결핍에 대한 기억을, 서승현 학생은 어릴 적 추억들을 작품에 담아내기도 했죠. 그들이 모두 처음부터 하나의 색을 띤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며 색을 통일시키는 과정도 있었던 것입니다.
 
  매번 새로운 자극을 받은 결과 지금도 고민의 연속입니다. 예술을 하겠다고 들어온 사진전공에서 저만의 색을 잘 찾아가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런데 많은 취재를 거친 지금은 마음의 짐이 조금 덜어진 듯합니다. 그들의 색이 많은 경험을 통해 다듬어졌음을 깨달은 후부터였습니다. 그런 그들의 노고를 알기 전까진 저만의 색을 찾는 머나먼 여정의 시작조차도 찾기 힘들었는데 말이죠. 지금 당장의 고민이 이 질문을 해결해주지 않으리라는 것도 분명해졌기에 고민을 조금 덜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질문은 아마 앞으로도 계속 저를 따라다닐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만히 앉아서 고민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고민할 시간에 새로운 경험을 할 것이고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던 일도 실천으로 옮겨보려 합니다. 그러면 어느새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이 눈에 보이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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