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 오후, 본관에서 캠퍼스를 내려다 보면 사람 한명을 찾기도 쉽지 않다. 사진 양동혁 기자
 “학교가 텅 비었어.”
“여기 장사 하죠?”
 
  개강을 했지만 가을볕의 따스함은 없고 소슬바람만이 안성캠 교정을 채우고 있다. 학문단위 구조조정과 본·분교 통합이후 안성캠 재적생은 매년 줄고 있다. 그에 따라 약 22만 평(735,498㎡)의 넓은 캠퍼스는 점점 한산해져만 간다. 
 
  캠퍼스 안 공동화= 810관(원형관)은 경영경제대의 전공 수업이 이뤄지는 장소다. 2011년도의 원형관은 활기가 넘쳤었다. 수업을 듣기 위해 모여 있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동아리 방에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신입생을 받지 않는 지금의 경영경제대 모습은 그때와 사뭇 다르다. 수업을 기다리던 긴 줄과 동아리 활동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학교가 텅 비었어.” 교수님들은 가끔 생기를 잃은 원형관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2012년도부터 신입생이 없었던 경영학부와 경제학부의 복학생들은 2년이 지난 지금도 막내다. 복학한 남학생들에겐 “오빠 밥 사주세요”라는 소리를 듣는 건 먼 나라 이야기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학생들도 줄고 있다. 실기 위주의 예체능계열 학생들의 비중이 커지고, 서울과 안성을 오가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늘면서 서울캠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이 원인이다. 그나마 시험 기간엔 열람실이 붐비지만 자리를 경쟁적으로 앉아야 할 만큼 많은 사람이 찾진 않는다. 안성캠 학술정보팀 임동규 팀장은 “대출량이 매년 15% 정도씩 줄어들고 있다”며 “내년에 경영경제대가 이전되면 도서관을 찾는 학생이 더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성캠엔 학생식당이 하나 있다. 점심때면 이곳은 음식 만드는 소리와 학생들의 소리로 꽤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식사를 받기 위해 오래 기다릴 정도는 아니며 빈자리도 많다. 저녁이 되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몇몇 학생들만 학생식당을 찾는다. 안 쓰는 공간은 불을 꺼놔 더 쓸쓸하게 느껴진다. 안성캠 학생식당과 교직원식당을 관리하는 윤희숙 점장은 “작년과 비교해도 월 매출이 약 1,000만 원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611관(학생회관)은 ‘동아리가 모인 데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다. ‘미사용 공간’이라고 종이가 붙은 동아리 방들은 주인을 기다린다. 주인이 있는 방들조차 사람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다수의 동아리들은 신입생이 줄어들면서 신입회원을 모집하기 어려워졌다. 재학생이 일부 단대에 치우치면서 구성원의 다양성도 잃게 됐다.
 
  캠퍼스 밖 공동화= 저녁이 된 후 내리는 대학가의 밤이라 말하기 민망할 정도다. “여기 장사 하죠?” 술집을 찾는 학생들이 먼저 꺼내는 말이다. 괜한 말이 아니다. 큰 술집에 한두 팀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겉으로 장사가 잘돼 보이는 술집들도 적자라 한다. 떠나가는 학생들을 붙잡기 위해 안주 가격을 인하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생들은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 한 가게의 주인은 “6년 전부터 줄기 시작하더니 작년부터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내리에서 자취하는 학생들도 자취를 감췄다. 학생들이 사는 빌라가 모여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면 인기척이 없다. 여학생뿐만 아니라 남학생들도 무서움을 느낄 정도로 골목은 서늘하다. 학생들의 자취방을 보면 불이 꺼져있는 데가 많다. 일찍 잠이 들었거나 아직 방으로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도 있겠지만 빈방인 경우도 많다. 내리의 한 원룸 관리자는 “예전 같으면 개강하기 한 달 전부터 방이 찼는데 요새는 학생들이 없어서 아직 빈방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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