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의미는 존재한다


  질 높은 연구를 이끌어 내기도
  진학 결정에 도움 주기도 해

  언론사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이 무슨 의미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대학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현시대에서 과연 언론사들로부터 받는 대학평가들이 의미가 없고 비판만 받아야 할까요?
 
  대학평가를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대학평가가 질 높은 연구를 잃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질 높은 연구는 성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활용하는 지표 중에는 질 높은 연구에 대한 평가항목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계열평균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과 계열평균 교수당 국제논문 피인용 항목입니다. 기본적으로 국제학술지에 등재되거나 다른 연구자로부터 논문이 인용되기 위해선 연구를 바탕으로 결실을 맺은 좋은 논문이 선결 조건입니다. 각 대학은 이와 같은 지표를 향상하기 위해 교수들에게 여러 유인 동기를 만들어 주며 질 높은 연구를 이끌어 내는 것이죠.
 
  또한 언론사가 시행하는 대표적인 대학평가인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도입될 당시만 해도 대학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배치표 외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배치점수에 따라서 대학이 나뉜, 즉 평판도만을 가지고 진학을 결정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평가가 도입된 후 평판도뿐만 아니라 교육여건, 교수연구 실적 등 여러 가지 지표를 반영한 자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조금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언론사에서 제공한 대학평가 자료라고 해서 전혀 의미 없는 것이 아니죠.     
 
 
 
언론사가 건넨 왕관일 뿐이다
 
두 주체는 역할 자체가 달라
서로 돕는 시스템은 모순적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발표된 지난 6일, 서울권 8개 대학의 총학생회가 중앙일보사 건물 앞에서 줄 세우기식 대학평가를 거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단독 8위에 환호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짚어봅시다. 그들의 의견처럼 왜 대학이 언론사로부터 평가받아야 하는 건가요.

  평가의 사전적 정의는 ‘가치를 평하다’입니다. 교육과 연구의 산실인 대학이 1년간 일궈 온 가치를 정확하고 신속한 보도를 목표로 하는 언론사가 평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요. 또한 중앙일보 대학평가 기준 중엔 영어강좌 비율, 외국인 학생 비율,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은 대학 스스로 학문의 순수성과 질 높은 연구를 저버리게 하는 시도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광고가 생존과 직결돼 있는 언론사의 수익구조에서 대학평가의 모순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외부언론에 따르면 한 사립대 총장이 “광고 때문에 평가 점수가 높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눈치 보이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1년 시사IN이 1년간 중앙일보에 실린 대학 광고 횟수를 조사한 결과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 상위 10위 대학 가운데 절반이 광고 게재 횟수 상위 10위권에 들었습니다. 만약 광고와 대학평가 순위가 연관돼 있는 시스템이라면 그 아래선 대학도  언론사도 성장할 수 없을 것입니다.
 
  포털사이트 NATE가 지난 8일 ‘언론사의 대학평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79%가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가 준 8위라는 왕관, 넙죽 받을 만한 것일까요.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