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새벽, 코골이는 길고 밤은 짧다
  • 박민지 기자
  • 승인 2014.10.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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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지?’ 들려오는 소음의 근원지를 추적해 보니 도착한 곳은 두 개의 콧구멍.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저 작은 곳에서 이런 기이한 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 싶겠지만 매일 밤 콧구멍에서 생성된 엄청난 데시벨로 인해 주변인들은 무척이나 괴롭다. 깜깜한 새벽 만인의 원성을 이불삼아 잠에 들게 하는 코골이에 대해 알아봤다.
 
노곤했던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시간. 김성윤 학생(경제학부 3)은 본의 아니게 기숙사 민폐남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어폰을 끼고 자도 시끄러운 소음으로 밤잠을 설친 적이 많았다”며 그의 주변인들은 힘들었던 기숙사 생활을 떠올린다. 매일 밤 다른 이들의 괴로운 신음소리를 이불 삼아 잠에 든다는 그와 함께 김현직 교수(이비인후과)를 찾았다.
▲ 김성윤 학생이 코골이에 대해 궁금한 점을 김현직 교수에게 질문하고 있다.
 
 -왜 코를 고는 걸까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어떤 질병인가요.
  “코를 골며 자다가도 중간에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요. 전형적인 폐쇄성 수면 무호흡 환자죠. 무호흡 상태가 시간당 5회 이상, 7시간 동안 30회 이상이라면 수면 무호흡증이라고 진단을 내려요. 성윤 학생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건강에 치명적인가요.
  “심할 경우 호흡곤란까지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해요. 호흡곤란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환자의 신체 기능을 약화시켜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도 크죠. 수면 무호흡증은 뇌졸중이나 심장병의 원인이 되거든요. 약 50%의 수면무호흡 환자에게 고혈압이 발생하며 혈액 저산소증이 일어나 심부전, 심하면 급사의 위험에 처할 수 있어요.”
 
 -코골이의 진단 기준이 궁금해요.
  “코고는 소리를 측정해 90dB이상이라면 코골이라고 진단을 내려요. 90dB은 지하철역에서 전철이 다가올 때 나는 소리와 크기가 비슷하죠. 코골이 환자들은 6~7시간씩 큰 소리를 내며 잠을 자기도 해요.”
 
▲ 시계처럼 생긴 이동형 수면무호흡 검사기를 통해 집에서도 수면무호흡 정도를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다.
 -코골이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코골이가 심한 환자들은 주변 사람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환자 본인도 편히 자기 어려워요. 스스로 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환자의 뇌는 각성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쉬지 못해요. 그래서 수면을 취해도 개운하지 않고 피로감을 느끼는 거예요. 피로감이 누적될수록 일상생활은 점점 힘들어지고요.”
 
 -코골이는 유전인가요.
  “코골이 자체는 유전이 될 수 없어요. 하지만 코골이를 유발할 수 있는 신체적 인자들은 유전될 수 있어요. 만약 부모님이 코골이에 취약한 신체구조를 물려 주셨다면 코골이에 쉽게 걸릴 수 있죠. 대체적으로 편도선이 크거나 비염이 있는 사람이 코골이 증상을 동반해요.”
 
 -음주와 흡연이 코골이를 악화시킬 수 있나요.
  “상당 부분 맞는 소리에요.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게 되면 코의 점막이 팽창돼 숨쉬는 것이 불편해져요. 코골이 환자는 특히 음주 후 증상이 더 심해지죠. 코를 골지 않는 사람도 음주 후에는 코를 골게 될 수 있어요. 흡연은 기관지 근육들을 약화시키고 폐의 원활한 호흡기능을 방해합니다. 코골이가 심한 성윤 학생이 MT에서 술을 마시고 잠에 든다면 주위 친구들이 잠에 들 수 없을 것 같네요.(웃음)”
 
 -여성보다 남성 코골이 환자가 많다고 들었어요.
  “남성이 술과 담배를 더 많이 하기 때문에 코골이 환자가 더 많은 거예요.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도 코골이가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원인이에요. 피부밑 지방층이 두꺼우면 기도가 눌리기 때문에 코골이가 악화돼요.”
 
 -코골이는 나이와 연관이 있나요.
  “코골이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나타나는 증상이에요. 어린 아이들 또한 코골이로 병원을 찾죠. 어릴 때 입을 벌리고 다녔던 습관으로 아랫턱 발육이 안 된 코골이 환자에게는 기도 확보를 위해 양악 수술을 권하기도 해요. 치아 교정을 했던 학생은 오히려 아랫턱이 너무 들어가 코골이가 생긴 경우도 보았고요.”
 
 -수면 시 사용하는 베개가 코골이에 영향을 주나요.
  “베개의 높이는 코골이 증상의 정도를 좌우할 수 있어요. 베개 없이 자리에 눕게 되면 기도가 좁아지고 혀가 뒤로 밀려 숨을 쉬기 어려워져요. 코골이가 발생하는 거죠. 코골이를 피하기 위해선 고개를 들고 잘 수 있는 살짝 높은 베개를 사용해야 해요. 10~15cm 정도의 경사가 있는 베개를 추천합니다.”
 
 -코골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휜 코를 똑바로 펴는 비중격 교정술, 부어 있는 코벽을 레이저로 치료하는 레이저 수술, 내시경을 이용해 코의 뼛속 공간을 치료하는 내시경 수술 등이 있어요. 최근에는 양압기를 사용하여 코골이를 치료하는 추세에요. 수술은 성공률이 50~60%인 반면 양압기는 70~80%의 성공률을 보이기 때문이죠.”
 
 -양압기 치료는 처음 들어봐요.
  “잠을 자고 있는 환자에게 양압기라는 기구를 착용시켜 기도가 눌리지 않도록 압력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주는 방법이에요. 코골이를 쉽게 완화시키는 장점이 있지만 평생 착용해야 하는 단점도 있어서 나이가 어린 환자에게는 되도록 수술을 권하고 있어요.”
 
 -더 간편한 치료방법은 없나요.
  “치과 의사들이 개발한 마우스피스란 장치가 있어요. 잘 때만 마우스피스를 착용해 기도를 일시적으로 넓혀주는 방법이죠. 장치를 치아에 걸어 혀를 뒤로 당기는 거예요.”
 
 -약물 치료는 어떠한가요.
  “약물 치료를 통해 일시적으로 깊은 숙면을 취하게 할 수 있어요. 그러나 궁극적인 치료 방법은 될 수 없어요. 수면제는 근육을 이완시켜 근육을 더 좁아지게 하므로 절대 복용하면 안돼요.”
 
 -코골이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알려주세요.
  “코골이를 예방하려면 과체중에 주의해야 해요. 과체중은 코골이로 가는 지름길이니까요. 음식을 많이 섭취하더라도 적절한 운동을 통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노력이 필요해요. 수면 주기가 깨지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 준다면 코골이 를 완화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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