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에 제한은 필요 없다
 
통섭형 인재를 원하는 사회
기본 소양 닦는 데 필요해
 
 2009년, 중앙대에 교양 혁신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공통교양으로 <논리와사고>, <회계와사회>가 지정된 것인데요. 도입 당시부터 지금까지 ‘예대 학생에게 왜 회계가 필요하냐’, ‘공대 학생이 왜 글쓰기를 배우냐’ 등 반발의 목소리가 참 많습니다. 대학생들의 기본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 개설되는 공통교양. 그 자리에 위와 같은 과목이 자리 잡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통섭형 인재’라는 말 많이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인문학과 공학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 지식을 두루 갖춘 이들을 통섭형 인재라고 부르는데요. 교육 분야에서도, 기업에서도 통섭형 인재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원점으로 돌아가 봅시다. 대학생이 갖춰야 하는 기본 소양은 무엇일까요. 대학생다운 ‘교양 수준’이면서 동시에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로서의 기본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생에게 여러 분야에 대한 일정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는 현 사회에서 자신의 전공이 아니라며 타 학문에 대해 배우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사회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현재 중앙대에 개설돼 있는 공통교양들은 살아가는 데 꽤 유용한 과목들입니다. <글쓰기>, <English>, <한국사>, <독서와토론> 등은 대학생이라면 어느 정도 필요한 능력들의 기반을 닦아주는 것들입니다. 생각을 표현하는 데 글이라는 수단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하고 국제화 시대에 외국어 능력도 필요합니다. 역사와 책 속에서 지혜를 얻는 것도 마찬가지죠. 이들에 대한 수학마저 게을리하려 한다면 이는 학생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닦지 않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학생을 위한 공통교양이 되길
 
의견을 피력할 기회는 없어
진정 ‘공통’인지는 의견 엇갈려
 
 중앙대 학생들이라면 공통교양이라는 이름 아래에 시행되고 있는 <회계와사회>나 <글쓰기>와 같은 과목들을 들어봤을 것입니다. 공통교양은 졸업을 위해선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데요. 그런데 이 공통교양 과목들에 대해서 학생들의 불만이 많은 실정입니다.
 
 대학 입학 전 수험생들이 갖는 기대 중 하나는 자신의 마음대로 시간표도 짜고 듣고 싶은 수업을 마음대로 정해서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기도 전에 그런 기대는 무너지게 되는데요. 이미 시간표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다 짜여서 나오기 때문이죠. 따라서 자신들이 듣고 싶은 과목은 미뤄두고 들을 생각도 없었던 과목을 들으려다 보니 학생들이 흥미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또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학교와 학생들이 공통교양에 대해 그리고 있는 상이 다르고 학생들마다도 그리는 상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학에 갓 들어온 학생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공통교양에 대해 의견을 표하기도 전에 들어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의견의 피력할 기회 자체가 없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회계와사회>처럼 일부 학생들이 불만을 가지는 과목도 있는데요. <회계와 사회>는 당연히 알아두면 좋은 교양이죠. 그런데 과연 이 과목을 듣고 일상생활에 적용할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요?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그리고 살면서 쓸 일도 없을 과목을 들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입니다. ‘共통’교양이 ‘空통’교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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