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20~30대 청년들에게도 이제 낯설지 않은 그 이름 ‘탈모’. 현대인들의 스트레스가 급증하면서 젊은 나이에도 탈모에 걸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탈모인구는 천만 명을 넘어섰고,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인원이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중년의 질환으로 치부하기 어려워진 탈모는 취업준비와 연애, 결혼의 적령기인 20대와 30대에게는 피하고 싶은 일이자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진료실을 내원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탈모에 대한 궁금증의 답을 알아보도록 하자.
 
  탈모로 진료실을 찾아오는 많은 환자들에게 항상 하는 질문이 “스트레스를 받는가?”이다. 질문에는 이유가 있듯 스트레스는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탈모증이 젊은 나이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실제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모발 성장을 지연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면 혈액순환이 저하되어 두피의 혈액순환도 저하되어 모발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당장 취업, 경제적 불안정성 등의 이유로 조급함을 느끼더라도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스트레스 이외에도 육식 위주의 식습관, 무리한 다이어트, 끼니를 거르는 습관 등은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영양 불균형이 생기게 되어 자연스럽게 모발의 영양 공급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동물성 기름인 포화지방은 직접적으로 남성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킨다. 당분이 많은 음식 또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필수지방산인 아라키돈산이 생성되게 하고, 이는 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재료가 되어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동물성 지방과 당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식이요법을 지향하고 단백질, 비타민과 요오드 같은 미량 영양소 섭취에 신경을 쓰자. 
 
  그러나 탈모의 적이 스트레스와 식습관만은 아니다. 요즘과 같이 일교차가 큰 가을철이 시작되면 탈모는 더욱 심해진다. 가을철에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탈모를 유발하는 단백질이 활발하게 생성된다. 또한 여름 동안 자외선과 땀, 먼지로 인해 손상된 받았던 두피와 모공은 모발이 자라지 않는 휴지기를 지속시킨다. 차갑고 건조한 가을 날씨가 모발을 건조하게 하고 두피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탈모를 진행시키는 것이다.
 
 탈모는 주로 남성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남성탈모는 이마의 양쪽 끝부분이 올라가면서 M자 형태를 보이고 정수리의 머리도 같이 빠지는 양상을 보인다. 탈모는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도 잘 나타날 수 있다. 이마 선은 유지된 채 정수리의 머리숱이 전반적으로 적어지는 형태를 보이는 게 여성탈모의 특징이다. 여성탈모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성이 보유하고 있는 남성호르몬의 증가나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제의 민감도가 커져 탈모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글을 읽고 나도 탈모가 아닐까 걱정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루 동안 머리가 100개 이상 빠지거나 머리가 가늘어졌다고 느낀다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모발은 정상적으로 하루에 50~60개 정도 빠질 수 있으나 100개 이상의 경우는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또한 머리가 가늘어질 경우 남자의 경우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두피가 비치게 되고 여자의 경우 머리를 묶었을 때 묶은 크기가 감소하게 된다. 또한 머리를 감은 후 빠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쥐어봤을 때 한 움큼 정도가 잡힐 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베게에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에는 탈모가 시작되고 있는지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을철 알게 모르게 다가오고 있는 탈모란 적을 만반의 준비로 무찌르자.
 
김범준 교수
중앙대병원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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