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축제를 꿈꾸며
  • 조정호 기자
  • 승인 2014.10.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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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취재는 축제를 즐기는 겁니다.” 축제 기획에 투입된 기자에게 취재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떠들썩한 가을 축제의 풍경은 기자에게 그리 큰 감동으로 다가오지도, 깊은 감명을 주지도 못했습니다. 캠퍼스 내를 기웃거리던 중 기자의 머릿속에 캠퍼스 밖 이야기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안성캠 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1일, 무분별한 통신 단말기 보조금 경쟁을 막기 위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됐습니다. 갑자기 어려운 단통법 이야기를 꺼내 당혹스러울지 모르겠지만 사실 단말기 보조금의 과열된 경쟁과 축제의 한 부분은 묘하게 닮았습니다. 
 
  축제가 시작되기도 전, 학교 곳곳에 주점 포스터가 즐비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포스터 안에는 복학생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만한 선정적인 여성들의 모습도 있었죠. 그 때문에 등굣길엔 차마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축제 당일,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주점의 여학생들은 자극적인 옷차림을 하고 호객행위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 캠퍼스 밖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선정적인 복장으로 고객 사냥에 나선 여학생들처럼 통신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한 전쟁을 펼치고 있었죠. 통신사들은 더 많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을 미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과도한 보조금 경쟁은 서비스 개선을 제한시키며 소비자들에겐 부담스러운 이용요금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차별화가 없는 경쟁은 부작용만 낳을 뿐입니다. 이 원리는 축제의 주점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축제기간 여학생들의 선정적인 옷차림은 매해 논란의 화두에 오르곤 했습니다. 무분별한 경쟁의 결과로 여학생들의 옷차림은 해를 거듭할수록 짧아져만 갔죠.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기업과 학생 모두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모습’을 갖춰야 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명품 시장에서는 각 브랜드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는 전략으로 그들의 위치를 확고히 합니다. 명품 브랜드의 디자이너였던 코코 샤넬은 그 당시 유행했던 귀족적 취향을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보육원의 수녀, 어부에게서 감명을 받아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 자신들만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이것은 현시점의 통신사뿐만이 아니라 축제시즌의 주점이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자신만의 색이 없는 경쟁은 기업의 발전을 저해시키며 대학교 축제는 선정적인 모습만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아닌 자신만의 빛을 내는 진검승부의 경쟁 속에서만이 각자의 경쟁력은 강화되고 자신들의 위치를 더 확고히 할 수 있습니다. 내년 축제엔 짧은 치마가 아닌 다양한 모습을 갖춘 주점의 모습으로 고지식한 기자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축제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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