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학교는 축제의 열기로 뜨거웠습니다. 낮에는 형형색색의 부스와 다채로운 볼거리, 밤에는 화려한 공연들로 쉴 새 없이 ‘CAUlorful’한 3일이었죠.
신나는 축제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꿈꿔왔던 새내기의 낭만 중 하나였습니다. 유명한 가수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푸른 잔디밭을 뛰놀며 펑펑 터지는 불꽃들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청춘들의 축제’말이죠.


그러나 새내기 정기자는 첫 번째 축제를 즐길 수 없었습니다. 다이나믹 듀오가 무대 위에서 ‘출첵’을 부를 때 기자는 신문사 컴퓨터 앞에 ‘출첵’해야 했습니다. 교수자정보부터 강의일정까지 여백의 미를 자랑하는 강의계획서들을 골라내야 했고 연락이 되지 않는 ‘BAAAM’ 같은 취재원들로 인해 발을 동동 굴리며 핸드폰만 붙잡고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새내기의 낭만을 뒤로 한 채 축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축제가 끝난 새벽,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교육환경개선운동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문예창작전공의 전임교원은 확보가 되는지, 구조조정 계획은 언제 나오는지.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명절에도 축제에도 학교는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기자는 이를 취재해야 하며 어김없이 월요일에는 신문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죠.


처음 취재처를 맡아 돌던 날, 무언가 쑥스럽고 혹시 무슨 실수를 하진 않을까 두려워 취재처 문 앞을 오랜 시간 서성이곤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처음 나온 빳빳한 새 명함을 방패삼아 들고 있었지만 그 방패 역시 어쩐지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인터뷰이에게 거는 전화는 왜 그렇게 통화음이 짧은 건지, 인터뷰이의 말은 왜 그렇게 또 빠른 건지. 새내기 수습기자에게 취재는 늘 어렵고 버겁기만 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망설이던 기자를 문 안으로 밀어 넣고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게 한 것 역시 ‘신문은 월요일에 나와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여전히 취재는 어렵지만 이제는 망설이지 않습니다. 제게 주어진 일이고 제가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또 지체했다가는 오히려 발걸음이 더 무거워질지도 모른다는 진리도 이제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기자가 된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축제도 끝이 났고 곧 낙엽이 떨어지겠죠. 기자의 친구들은 여전히 새내기의 낭만을 즐기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에도 기자는 신문사에서 기사와 씨름하며 또 다른 의미의 축제를 경험하고 있을 것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그가 들려주는 새로운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 똬리를 튼 진실을 찾아내는 일. 진실의 불꽃을 펑펑 터트리며 신문의 한 구석을 채워가는 일에 익숙해지는 데는 아주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번 ‘취재後’에는 조금 더 성숙해진 소회를 담아낼 수 있도록, 새내기 기자의 신나는 축제는 또 다음해로 미뤄두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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