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문제 꼬리표를 떼어 주길

축제는 집단과 일탈의 경험
소음에 대처방안 마련돼 있어

  지난주 한 번쯤 찡그린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본 분들 계신가요. ‘왜 이렇게 시끄러워’라고 생각하며 축제에 핀잔을 준 분들도 있을 텐데요. 축제에 항상 따라붙는 꼬리표가 있으니 바로 ‘소음 문제’입니다. 소음은 사람들마다 기준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정도도 달라 뭐라 말하기 참 힘든 부분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소음은 그 기준을 조금 낮춰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축제엔 집단적인 놀이와 일탈의 경험이 동시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현 대학생들이 겪어보기 힘든 것들이죠. 가족의 가치가 약화되고 개인주의가 강화되면서 집단의 개념은 사라졌고 뛰어난 스펙을 바라는 사회 때문에 일탈도 먼 이야기가 됐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일 년에 단 한 번, 함께 일탈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축제입니다. 소음을 운운하며 축제를 비난하기에는 대학생들에게 축제가 주는 영향력은 꽤 큰 것이죠.

  더군다나 소음을 방치해두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주 서울캠 축제를 이끈 문화위원회는 미리 경찰서에 소음과 관련해 협조 요청을 했고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자 직접 전단지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무대 주변의 건물에는 소음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글이 써 붙여져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이 면죄부는 될 수 없지만 그 나름대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예부터 대학 축제는 ‘크게 하나되다’라는 의미로 ‘대동제’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다시금 축제가 학생들을 하나로 만들어 줄 놀이의 장이 될 수는 없을까요. 여러분들이 축제에 붙은 ‘소음 문제’ 꼬리표를 떼어 준다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음에는 양해가 없다
 
  듣지 않을 권리도 있어
  양해는 스스로에게 준 면죄부

  중앙인 여러분 축제는 즐거우셨나요? 지난주 서울캠은 축제로 아주 떠들썩했습니다. 이번주는 안성캠 축제가 예정돼 있기도 하죠.

  이처럼 대학 생활에서 축제는 빼먹을 수 없는 행사인데요. 일부 학생들은 축제를 즐기는 것을 대학생이 누릴 수 있는 하나의 권리라고까지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축제를 즐길 권리가 있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듣고 싶지 않은 것을 듣지 않을 권리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서울캠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서울캠 주변에는 흑석동과 상도동이 캠퍼스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중앙대 학생뿐만 아니라 그 외의 수많은 주민들이 함께하고 있는데요. 축제를 신나게 즐기고 있는 중앙인과는 달리 주민들은 듣고 싶지 않은 소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현재 정부에서 설정한 생활환경 소음 최대 기준치는 75dB(데시벨)인데요. 이해가 잘 안가신다면 지하철 소리를 떠올려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지하철 소리는 80dB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적어도 지난 26일 들렸던 폭죽 소리는 이 기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주위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물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서울캠 안팎에서는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게시글이 부착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양해를 구하는 글 몇 개만 붙여놓으면 주민들이 알아서 양해를 해줄까요? 이 게시글은 왠지 축제를 즐기려는 학생들이 스스로에게 준 면죄부가 아닌가 싶네요. 축제 즐기는 것은 좋지만 주위를 한 번만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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