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그 이름, 만성피로증후군
  • 박민지 기자
  • 승인 2014.09.28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자친구보다 말라보일까 늘 걱정돼요”라며 쓴웃음을 짓는 이가 있다. 가녀린 각선미를 자랑하는 그는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심각한 영양실조를 앓고 있었다. 밀려오는 노곤함에 눈을 붙여 보자니 잠조차 오지 않는 기막힌 상황. 야심한 밤, 잠에 들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그의 슬픈 사연을 들어봤다.
 
다부진 체격,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팔. 언뜻 보면 무척 건강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그의 몸무게는 51kg에 불과하다. 175cm라는 그의 신장에 어울리지 않는 턱없이 가벼운 몸무게다. 권순철 학생(광고홍보학과 2)은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그지만 밀려오는 무기력함에는 어쩔 수 없었다. 그 피로함의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 김정하 교수(가정의학과)를 찾았다.
 
 

  -잠을 많이 자는데도 피곤해요.

  “순철 학생은 저체중에 영양결핍이에요. 175cm의 키에 51kg라는 몸무게는 성인 남성의 표준 몸무게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죠. 몸무게가 적어도 70kg은 나가야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순철 학생은 성인 남성의 하위 10%에 해당되는 몸무게입니다. 끼니를 잘 챙겨 먹지 않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지 않으니 체중과 근육량이 적은 거죠. 힘을 낼 수 있는 근육의 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몸이 무거울 수밖에 없고요. 충분한 숙면을 취하더라도 일상의 피로감을 쉽게 덜어낼 수 없었을 겁니다.”    

-영양결핍이 심각한가요.

  “순철 학생은 극저체중 상태에요.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섭취량이 약 2,400kcal입니다. 권장 섭취량을 고려할 때 그 절반밖에 섭취를 하지 않고 있어서 영양결핍이 심각해요. 검사결과 당뇨, 황달, 빈혈, 염증, 신장 기능, 간 기능, 갑상선, 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이었지만 단백질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였어요. 뿐만 아니라 65세 이상의 노인보다도 근육량이 부족한 상태에요. 웬만한 걸그룹 멤버보다 마른 셈이죠. 보통 20대 남성은 골다공증의 위험이 없는데 순철 학생은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여집니다. 정상인의 뼈 무게가 3kg라면 순철학생은 2.5kg밖에 되지 않거든요.”  

▲  권순철 학생이 체혈 검사를 위해 피를 뽑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이 무엇인가요.  

“만성피로증후군은 원인 없는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해요. 당장의 힘든 일 때문에 갑작스레 생긴 피로가 아니어야 하죠. 휴식을 취하더라도 대개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든요. 피로감으로 인해 사회적, 개인적 활동이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보아야 해요.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으로는 기억 장애, 집중력 장애, 인후통, 다발성 관절통, 두통, 근육통 등이 있어요.”  

 -저는 만성피로증후군에 해당되나요.  

“순철 학생은 영양결핍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경우라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만성피로증후군은 우울한 감정을 동반할 수 있는데 다행히 스트레스 반응 검사에서 별 문제가 없었네요. 만성피로증후군의 주요 증상인 탈진이나 갑자기 기운이 빠져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활력이 없고 쉽게 지쳐서 일상적인 활동을 어려워해요. 삶의 질을 악화시키죠.”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이 궁금합니다.  

“피로를 유발하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양합니다. 정신 질환, 약물 부작용, 내분비 질환 및 대사 질환, 악성종양, 혈액 질환 등 경우의 수가 많아요.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아도 피로감을 느끼게 될 수 있죠. 특별한 원인 없이 만성피로증후군을 앓기도 해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습관이 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나요.   “불규칙한 생활습관은 피로함을 극대화하는 지름길이에요. 생활의 리듬을 바꿀 필요가 있어요. 늦게 자

고 늦게 일어나니까 잠을 많이 자도 개운하지 않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예요.”    

-술과 담배를 즐겨 하는 편인데 피로에 영향이 있을까요.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피로감을 일시적으로 완화시켜요. 담배를 피면 쾌감을 담당하는 중추신경이 자극되기 때문이죠. 술 또한 적당한 양이라면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지만 술과 담배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 오히려 중독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끊는 것이 좋겠네요. 일시적으로 피로감이 가시는 것 같겠지만 영구적인 효과는 얻을 수 없을 거에요.”    

-만성피로증후군의 치료법을 알려주세요.  

“원인질환에 대한 치료가 우선이에요. 특별한 질환에 의한 증상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는 명상이나 바이오피드백 등의 정신 수양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명확한 원인이 없다면 식습관, 수면, 신체 활동 등의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개선하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정신과 치료도 반드시 필요하겠죠.”    

  ▲ 환자복을 입고 골밀도를 측정하고 있는 권순철 학생.

-만성피로증후군에 좋은 음식이 있나요.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고 주로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순철 학생은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해요. 초콜릿과 같은 당도 높은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흔히들 알고 있는데 열량이 높아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대신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섭취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에요. 단백질이 다량 함유된 고기를 먹는 것도 좋겠네요. 채소류나 육류 이외에 곤약, 김, 미역과 같은 해조류를 섭취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평소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운동을 하고 자요.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만 무리한 운동은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어요. 그러므로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는 격렬한 운동을 자제해주세요.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고 싶다면 밤보다는 낮에 운동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부모님과 떨어져 살기 때문에 식사를 거르는 일이 많아요.

  “요즘 대학생들은 건강을 챙기는 습관이 유별나다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고 식단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몸을 망치기 십상이에요. 친구들과 함께 질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건강에 대해 잔소리하는 조력자를 찾는 것을 권해요.”    

-피로감을 덜 수 있는 생활습관이 있나요.

  “학교식당과 운동시설을 자주 이용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학교식당의 메뉴는 영양을 고려한 식단이기 때문에 끼니를 때우는 식의 식사보다 몸에 훨씬 유익해요. 식단 조절과 더불어 운동을 병행한다면 금상첨화일 거예요.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젊은 나이에 올바른 운동습관과 식습관을 형성하지 않으면 피로감으로부터 평생 자유롭지 못해요. 순철 학생의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