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부터 싸늘해지는 학생들 … 소년은 포교가 두렵다
  • 정석호 기자
  • 승인 2014.09.2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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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종교 동아리의 선교에
나머지 종교 동아리는 운다

 종교와 관련된 논쟁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한 번쯤 종교를 권유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의 선교 활동에 대해서도 학생들끼리 이야기가 많다. 기독교 선교 동아리에서 임원을 맡고 있는 한 남학생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세상 모든 걱정을 떠안고 있는 듯한 그를 중앙마루에서 만났다.


-표정이 어두운데 무엇을 하고 있나.
“집에 가는 길에 잠시 쉬고 있었다.”
-피곤한 일이 있었던 건가.
“그냥 오늘따라 길이 긴 것처럼 느껴진다. 마침 날씨도 좋아서 그냥 자리에 앉아버렸다.”
-밤의 낭만을 즐기는 것 같다.
“글쎄(웃음). 밤공기를 마실 때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좋다.”
-머릿속 생각이 복잡한지.
“지금 하고 있는 동아리와 관련된 생각 거리가 많다.”
-어떤 고민인지 궁금하다.
“현재 기독교 선교 동아리의 임원직을 맡고 있다 보니 앞으로 동아리 운영에 대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기독교 동아리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대학 교회에서 부원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하거나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활동을 주로 한다. 원래는 선교 활동도 했었는데 요새는 잘 안 한다.”
-선교를 주저하게 된 배경은.
“최근 기독교 동아리에 대한 학생들의 시선이 좋지 않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다. 일부 기독교 동아리가 지나가는 학생을 붙잡거나 쫓아다니는 등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선교 활동을 한다. 덕분에 그렇지 않은 기독교 동아리들도 쌍으로 욕을 먹고 있다.”
-보통 기독교 동아리는 어떻게 선교를 하나.
“교내에는 총 15개 정도의 기독교 동아리가 있다. 이 중 대부분의 기독교 동아리는 앞서 말한 극성맞은 선교 활동이 아니라 홍보물을 나눠주거나 주변 지인에게 소개하는 정도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오해가 있었나 보다.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게 된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우리로서는 안타까울 뿐이다.”
-선교 활동에 어려움이 많겠다.
“거의 활동을 하지 않게 됐다. 예전에는 교내에 탁자를 설치해서 홍보물도 나눠주고 했었는데 요새는 학생들 반응이 냉담하다. 심지어 다가가기만 멀리 도망가버리니까 단념할 수밖에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홍보물을 잘 받지 않던가.
“표정부터 싸늘해진다. 선교 활동에 반응을 하면 귀찮아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앞으로 선교 활동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아직 모르겠다. 요새는 학교 측에서도 선교 활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 얼마 전에 교무처 쪽에서 교내 선교 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공지를 전달한 적이 있었다. 학교 직원들도 모든 기독교 동아리가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
-과거에는 선교 활동에 대한 반응이 어땠나.
“한 3년 전쯤에는 교내에서 찬송을 부르는 공연을 하면 지나가던 사람들도 많이 호응해주고 같이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었다. 그때는 신앙을 떠나서 다 같이 따뜻함을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행복했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가입하는 학생들은 많은 편인가.
“학번마다 들쭉날쭉하다. 회원이 많을 때도 있지만 매우 적을 때도 있다. 현재는 선배들이 별로 없는 상태여서 후배들에게 많은 관심을 못 주고 있다. 서로 화합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동아리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 같다.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동아리 활동을 해왔다. 햇수로는 삼 년쯤 되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동아리 사람들이 정말 좋더라.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같이 고민을 나누고 서로 도우면서 정이 많이 들어버렸다.”
-학교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동아리 활동을 너무 많이 한 나머지 취업을 위한 스펙 관리를 미처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는다. 대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내 인생에 더 값진 선물을 얻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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